이중화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 섬의 최남단 도시 싼야시. 여기에 첨단 금융산업이 결합한 중국 최대 자유무역항이 개발되고 있다. / 하이난성 홈페이지 캡처 

최근 15개국으로 구성된 메가 FTA인 RCEP(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이 발효되었다. 중국의 하이난은 RCEP의 핵심 목적 중 하나로 ASEAN과 협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이난은 중국 남부에 위치한 성급 단위의 섬으로서 1995년 10월 6일, 제주도와 자매결연 관계를 체결하였고 두 지역은 약 27년의 긴 기간 동안 지역경제와 관광산업 등 정책적 노하우 등을 상호 공유 및 교류하며 발전해 나갔다. 

최근 하이난의 RCEP 기회 활용을 위한 시도 중 특히 시선을 끄는 것은 2020년 보아오포럼을 시작으로 다양한 포럼 및 세미나 등이 개최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의 위기 속에도 온라인을 통한 ASEAN 및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다양한 협력 기회를 모색하였으며, 주요하게 공동의 산업사슬과 공급사슬, 공동플랫폼 마켓, 하이난에 중국 내수시장 진출기지와 ASEAN시장 진출기지 등 양방향 지원 플랫폼을 조성하고, 블루카본의 협력과 디지털무역시험구 등이 이야기되고 있다. 

하이난은 자유무역항이 되면서 중국 중앙정부의 정책 방향에 입각하여 국가발전과 지역성장을 도모하고 있으며, 중국 중앙정부 역시 하이난에게 더욱 큰 정책적 권한과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어쩌면 중국 중앙정부는 2012년 11월, RCEP 협상 개시 선언 이전부터 하이난을 자유무역항으로 발전시키고자 했는지도 모른다. 하이난자유무역항의 개방수준이 RCEP보다 더욱 높아 하이난의 해외기업의 투자유치와 자국기업 해외투자 본부설립 등을 촉진하고 경제적 요충지로서 발전시키는 것이 중국 중앙정부에도 이로울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중국과 ASEAN의 관계가 전략적동반자관계에서 포괄적전략적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시점에서 하이난의 ASEAN에 대한 적극적인 행보는 중국과 ASEAN간 협력 수준 강화에 중심축이 될 것이다. 중국 중앙정부 정책 기조 속에 하이난이 이러한 노력과 성과를 구현할 수 있는 이유는 자유무역항이라는 중앙정부의 정책적 집중이라고 생각한다. 

중국 하이난은 1988년 경제특구, 2010년 국제관광섬 정책을 추진하였으며, 2018년에 들어 자유무역시험구 정책을 통해 2020년의 하이난자유무역항총체방안 정책의 안정성, 견고성 등을 더욱 높였다. 2021년 하이난자유무역항법이 제정되고, 2022년은 하이난자유무역항 비즈니스 환경 평가 지표를 발표하였다. 

필자는 여기서 제주와 하이난이 각각의 국가 정책적 측면에서 중요성에 차이가 있다고 판단한다. 제주국제자유도시는 근 10년 주기로 정책방향과 세부사업 등을 수립하여 현재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이 추진 중인 반면, 하이난은 2010년 국제관광섬에서 2020년 하이난자유무역항으로 정책적 위상이 변모한 것이다. 여기서 자유무역항이란 의미를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중국 남부에 위치하고 ASEAN과 인접한 하이난에 자유무역항으로 기능을 허가하고 정책적 지원 역량을 강화하면서, 하이난은 중국 남부지역에서 관문으로서 역할과 지위가 더욱 확대되었다. 여기서 관문이란 의미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필히 거쳐야 하는 지점으로 결제 활동의 중심지가 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한민국 중앙정부 역시 정부정책 추진에 기여할 수 있는 제주국제자유도시로써 기능과 권한을 지원 및 확대하고 제주 역시 국가 정책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세계 속에 더욱 큰 제주국제자유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더욱 높여야 할 것이다.

제주는 2022년 아세안센터를 설립한다고 한다. 센터 설립에 여러 목적을 고려할 수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대한민국과 ASEAN 간 협력 강화를 위한 신남방정책 기조에 기인한 것으로도 생각이 된다. 게다가 2022년 4월 8일, 구만섭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권한대행과 간디 술리스얀토(Gandi Sulistiyanto) 주한 인도네시아는 대사는 신재생에너지, 디지털경제 분야 등에 대한 교류 활성화를 위해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하였다고 한다. 참으로 기쁜 소식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대한민국을 위한 국제자유도시를 추구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성과가 중앙정부의 정책 성과와 연계되도록 체계적인 협력과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 이중화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