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화학당 소유 사유지 2만5천㎡ 매입...시설 정비

40여년 세월동안 금기시됐던 제주4.3의 참극을 선명하게 드러냈던 다랑쉬굴 4.3유적지의 보존·정비 사업이 추진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특별교부세 7억원을 투입해 다랑쉬굴 4.3유적지를 정비한다고 17일 밝혔다.

제주도는 올해 다랑쉬굴 유해 발굴 30주년을 맞아 유해 발굴 현장의 보존·정비가 시급하다고 판단해 지난 3월 행정안전부에 특별교부세를 신청, 7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해당 유적지는 사유지로, 그동안 안내판 정도만 설치하고 보존과 정비가 어려운 상태였다.

제주도는 그동안 토지 소유자인 학교법인 이화학당과 매수 협의를 진행했고, 학교법인 관계자와 현지 조사를 거쳐 다랑쉬굴의 역사적 가치 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난 4월 공문으로 매수 협의를 진행한 결과 학교법인 측에서 '매각의사가 있다'는 의사를 전달함에 따라 사유지 2만5000여㎡ 매입을 진행하게 된다.

제주도는 교육부가 수익용 기본재산 처분 허가를 승인하면 감정평가 등을 통해 토지 매입 절차가 진행돼 연내 토지 매입이 가능하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토지 매입이 이뤄진 후에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진입로 정비 및 주차장 조성, 위령·추모 공간 등 도입시설에 대해 4.3유족회와 관련 기관․단체의 의견수렴 등 공론화 과정을 거친다.

한편, 다랑쉬굴 4.3유적지는 제주4.3의 비극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적지다.

1948년 12월 18일 구좌읍 하도리, 종달리 주민이 피신해 살다가 굴이 발각돼 13명이 집단 희생당한 곳으로, 지난 1992년 11구의 유해가 발견된 바 있다.

당시 다랑쉬굴 발굴은 곧 제주지역 4.3진상규명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그동안 증언으로만 알려졌던 집단학살이 구체적인 사례로 드러나자, 공안정국 속에서 수세적으로 다뤄지던 4.3운동은 공동체의 기억을 소환한 역사적 의의를 지닌 곳이다.

김승배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다랑쉬굴 유해 발굴 30주년을 맞아 예산 확보와 사유지 매입의 물꼬가 트여 유적지 보존·정비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면서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공감을 표하고 적극 협력해준 학교법인 이화학당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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