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기후위기행동, 도지사 선거 후보자 정책제안 답변 공개

더불어민주당 오영훈-국민의힘 허향진-녹색당 부순정-무소속 박찬식 제주도지사 후보.
더불어민주당 오영훈-국민의힘 허향진-녹색당 부순정-무소속 박찬식 제주도지사 후보.

제주지역 14개 시민사회단체 진보정당으로 구성된 탈핵·기후위기제주행동은 6.1지방선거에 출마한 제주도지사 선거 후보들에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책을 제안한 결과,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와 녹색당 부순정 후보, 무소속 박찬식 후보는 대체로 공감을 표한 반면, 국민의힘 허향진 후보는 무응답으로 일관했다고 밝혔다.

탈핵·기후위기제주행동은 19일 각 도지사 캠프로부터 회신받은 기후위기 정책제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제안은 제주지역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분야인 수송과 건물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제안된 정책은 크게 두 가지로 △에너지 다소비 건물의 감독과 규제강화 △걷기와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로의 전환이다. 

'에너지 다소비 건물의 감독과 규제강화'에 대한 세부 과제로는 △에너지 다소비 건물 업체명 공개 및 도청 홈페이지 게시 △에너지 다소비 건물 에너지 절약 의무 부여(조례 개정) △신규 개발사업 허가 시 탄소중립 달성의무 명시(조례 개정) △공공건물 총 연면적의 4%씩 매년 그린리모델링 시행 등이 제시됐다.

또 '걷기와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로의 전환'에 대한 세부 과제로는 △버스준공영제 폐지 및 완전공영제 시행 △무상버스 시범사업 도입 △도로다이어트를 통한 보행로 확충 및 가로숲·보행 쉼터 등 보행 편의 증진 △자전거 전용도로 도심 내 설치 △전기자전거 보조금 지급 △공공자전거 및 관리인력 확충 △자전거 및 보행 정책 전담부서 설치 운영 등 7가지다.

에너지 다소비 건물의 감독과 규제강화와 관련하여 오영훈, 부순정, 박찬식 후보는 에너지 다소비 건물 업체명 공개 및 도청 홈페이지 게시, 에너지 다소비 건물 에너지 절약 의무 부여, 신규 개발사업 허가 시 탄소중립 달성의무 명시에 대해서 동의한다고 답했다.

다만, 다만 공공건물 총 연면적의 4%씩 매년 그린리모델링 시행과 관련해서 부순정, 박찬식 후보는 동의 의견을 보냈고, 오영훈 후보는 동의를 표하면서도 그 규모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탰다.

걷기와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로의 전환 제안과 관련해서도 오영훈, 부순정, 박찬식 후보는 도로다이어트를 통한 보행로 확충 및 가로숲· 보행 쉼터 등 보행 편의 증진, 자전거 전용도로 도심 내 설치, 자전거 및 보행 정책 전담부서 설치 운영 등 3가지 사항에 대해서는 모두 동의했다.

7가지 제안에 모두 동의한 후보는 부순정 후보뿐이고, 박찬식 후보는 공공자전거 및 관리인력 확충에 대해서만 부동의 의견을 보냈다. 박 후보는 공공에서 운영하기보다 퍼스널 모빌리티 업체의 전기자전거 사업을 지원하는 것으로 대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오영훈 후보의 경우 버스준공영제 폐지 및 완전공영제 시행, 무상버스 시범사업 도입, 전기자전거 보조금 지급 등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가 전제돼야 한다며 유보 입장을 보냈다. 

이에 대해 기후위기제주행동은 "버스준공영제의 문제가 매해 반복되는 가운데, 수송분야 온실가스 감축과 도민의 이동권 보장 등을 위해 대중교통의 혁신이 시급하다는 여론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답변"이라고 평했다.

또 "전기자전거 보조금 지급은 이미 조례상에 명시돼 있음에도 시행이 안 되는 사항인데다, 자동차를 대체할 수단으로써 자전거의 역할과 제주의 지형조건을 고려하면 전기자전거를 구매해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기여하는 도민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정책"이라며 "오영훈 후보는 유보한 정책제안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한 검토를 통해 추진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반면, 국민의힘 허향진 후보 캠프는 기후위기제주행동의 정책제안에 응답하지 않았다.

기후위기제주행동은 "허향진 후보는 무응답으로 기후위기 해결에 안일한 모습을 보였다. 제주도가 매해 기후위기로 심각한 피해와 고통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것이 아닌지 우려가 크다"며 "도민의 생명과 재산, 안전이 더욱 위태로워지고 있음에도 이렇게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도지사로서 자질 부족을 고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허향진 후보가 정말 제주도지사가 되고자 한다면 기후위기로 극심한 피해에 시달리는 도민들의 목소리와 자연생태계의 비명에 귀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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