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일 “막대기만 꽂아도 민주당 찍도록 가스라이팅 당한 제주” 반민주당 결집?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국민의힘 부상일, 무소속 김우남 후보. ⓒ제주의소리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국민의힘 부상일, 무소속 김우남 후보. ⓒ제주의소리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인 5월18일에 진행된 국회의원 보궐선거(제주시을) 후보 TV 토론회에서 나온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의 ‘제주도가 전라도화 됐다’는 발언이 파장을 낳고 있다.

토론에 함께했던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후보와 무소속 김우남 후보가 “지역감정 조장”, “제주도민 무시”라며 협공을 취하면서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지원 사격까지 하며 부상일 후보를 궁지로 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19일 논평을 내고 “지역감정 조장·도민 무시 발언을 하고도 ‘문제가 없다’는 부상일 후보의 인식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문제가 된 부상일 후보는 18일 진행된 TV 토론회에서 나왔다. “육지사람들이 제주도가 전라남남도가 되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한 것. 이는 전날 부 후보가 언론과의 대담에서 한 ‘제주도가 전라도화 되었다’는 발언이 문제가 있다는 김한규 후보의 지적에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부 후보는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도민을 무시한 발언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하기는커녕 ‘문제가 없다’는 식의 태도로 일관했다. 지역주의 갈등 극복에 힘써야 할 정치인이 오히려 지역주의를 선동한 것으로 부 후보의 행태는 유감과 분노를 넘어 개탄스럽기까지 하다. 국회의원 후보가 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이날 토론회가 5·18 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일에 개최됐다는 점을 상기시킨 뒤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구태정치를 멈추고 제주 미래와 도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선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무소속 김우남 후보 캠프도 이날 논평을 내고 부상일 후보의 ‘제주 전라도화’ 발언에 심각한 우려를 전했다.

김 후보 캠프는 “제주시을에서 4번이나 떨어진 부상일 후보가 TV 토론회에서 보인 모습은 한마디로 '독기'가 뿜어져 나와 안쓰럽다. 한 맺힌 자가 다시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으로 도민통합에 나서야 할 집권여당의 가치를 잃고  다시 싸움판을 만들어가고 있는 모습에 초조함이 보인다”고 꼬집었다.

또 “지역감정을 부추겨 반민주당 결집을 노린 무리수를 두다 보니 발언 시간도 넘기고 제주시을 지역현안과 관계없는 청와대와 강원도 이야기로 초점도 못 맞추는 무능함을 노출시켰다”며 “민주당의 영입 제안으로 몸값이 올랐다는 잘못된 아집이 생긴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일갈했다.

다만, 제주도민을 무시했다는 점을 들면서는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전략공천을 한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김 후보 캠프는 “제주도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김한규 후보를 낙하산 공천한 민주당 중앙당이 제주인의 자존심에 상처를 내더니, 또다시 집권여당의 부상일 후보의 궤변으로 제주도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내고 있다”며 기득권 거대양당의 횡포로 규정한 뒤 “제2공항 문제로 갈등에 지친 도민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린다면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갈등을 조장하는 경쟁을 멈춰야 한다”고 직격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후보 캠프 오군성 대변인은 18일 논평을 내고 “제주도민은 물론 다른 지역까지 함께 비하하며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이자, 특유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가진 도민을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후보 측은 또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이유를 후보 자신이 아닌 도민들의 탓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며 “부 후보는 지역감정을 조장하거나 도민들을 탓할 것이 아니라, 본인이 과연 제주도를 위해서 무엇을 했는지, 도민들이 왜 본인을 외면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같은 공세에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는 19일 ‘누구도 말하지 못하는 제주의 불편한 진실’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지난 5월16일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후보가 1위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접했다. 부천에서 국회의원 출마 선언하고 강남에서 낙선한 인물이 제주에 온 지 며칠 만에 1위를 차지한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이런 결과는 ‘묻지마식 투표’ 말고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제주가 호남화 된 게 아니냐?’라는 이야기까지 들린다”고 방어했다.

성명서 속 5월16일 여론조사는 제주의소리, 제주MBC, 제주CBS, 제주일보, 제주의소리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14일부터 15일까지 진행한 여론조사를 의미한다.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부 후보는 “지난 20여년 민주당 후보들만 국회의원으로 뽑혔기 때문이 아닐까. 민주당이 아닌 후보에게 제주는 어떤 노력을 해도 외면당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일 뿐”이라며 “막대기만 꽂아도 민주당 찍도록 가스라이팅 당한 제주”라고 토로했다.

‘제주도가 전라도화 된 게 아닌가’라는 자신의 발언이 ‘지역감정을 부추긴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지역감정을 부추기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선을 그은 뒤 “부상일이 미흡하더라도 민주당에 회초리를 들어달라. 민심보다 호남에 기대어 편한 정치를 하는 제주의 민주당 정치인들을 꾸짖어 달라”고 역공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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