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4사 공동기획] 제주도교육감 후보 초청 토론회
IB교육-서부중 신설-공약이행률 등 주도권 주고받아

 

 

4년만에 리턴매치로 치러지는 6.1지방선거 제주도교육감 선거 이석문·김광수 후보가 IB학교 고교입시, 서부지역 중·고교 신설 등의 교육현안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석문 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해 '과거로의 회귀'라고 각을 세웠고, 김광수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8년간의 실정'이라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19일 제주의소리·제주일보·제주MBC·제주CBS 등 언론4사 공동주최 제주도교육감 선거 후보 TV토론회에 참석한 김광수, 이석문 후보. ⓒ제주의소리
19일 제주의소리·제주일보·제주MBC·제주CBS 등 언론4사 공동주최 제주도교육감 선거 후보 TV토론회에 참석한 김광수, 이석문 후보. ⓒ제주의소리

'선택 2022 한 표, 한 표가 미래다'라는 슬로건 아래 선거보도 공동 협약을 맺은 [제주의소리]와 제주일보, 제주MBC, 제주CBS 등 언론4사는 19일 제주MBC 공개스튜디오에서 제주도교육감 후보 초청 TV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1대1 맞대결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석문·김광수 후보를 초청한 가운데, 교육현안 주도권 토론, 자유주제 주도권 토론 등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석문 후보는 모두발언을 통해 "제주교육은 코로나19가 가져온 위기를 함께 넘어선 것처럼 미래를 향해 아이들과 손을 잡고 걸어갈 것이다. 우리 아이들 한명 한명이 존중받는 제주교육이, 단 한 명의 아이들도 포기하지 않는 제주교육이 될 것"이라며 3선 도전의 포부를 다졌다.

김광수 후보는 "이제 제주교육은 바뀌어야 한다. 지난 8년 우리 아이들은 얼마나 행복했겠나. 제주교육이 얼마나 미래로 나아갔겠나. 과연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았을까"라고 이석문 체제의 교육행정을 비판하며 "이제 더이상 기대할 정책이나 행정은 기대하지 못할 것 같다. 저 김광수는 그동안 준비한 교육에 대한 열정으로 제주교육을 새롭게 바꿔나가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19일 제주의소리·제주일보·제주MBC·제주CBS 등 언론4사 공동주최 제주도교육감 선거 후보 TV토론회. ⓒ제주의소리
19일 제주의소리·제주일보·제주MBC·제주CBS 등 언론4사 공동주최 제주도교육감 선거 후보 TV토론회. ⓒ제주의소리

◇ 김광수 "IB입시 문턱 등 속도 조절해야"...이석문 "입시체제 충분, 늦출 이유 없어"

교육현안을 주제로 첫 주도권을 쥔 김광수 후보는 이석문 체제의 핵심 성과로 꼽히는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교육에 뒤따르는 우려들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김  후보는 "IB교육의 초등학교 중학교 정도의 확장은 저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 대안이 제주도내에서 해결 가능하기 때문"이라면서도 "고등학교의 IB 확장은 이야기가 다르다. 대학 입시의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에 기회를 얻을 때까지 우리 노력에 의해 기다려야 한다는 제언에 동의하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는 즉각 "동의하지 않는다"며 "IB교육의 아이들은 학생부 종합전형 등 수능체제가 없는 전형으로 대학에 갈 수 있다. 실제 수능체제가 없는 학생부 종합전형이 수도권 1만1000명, 자역 거점대학 6000명의 입시가 이뤄졌다. 제주대에서도 400명이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입학했고, 논술 등 수능체제가 없이 약 800명이 들어갔다"고 김 후보의 주장을 부인했다.

이미 IB교육을 통한 입시체제가 갖춰져 있기에 IB교육도입을 늦출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김 후보는 "제주대학교의 한해 입학생이 2000명 정도라고 보면 약 400명이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들어가는데, 그렇다면 그 기회가 (IB인증학교)표선고 아이들에게만 있는 것이냐"라며 "정시를 제외하더라도 다른 일반고 학생들에 비해 훨씬 경쟁률이 높아진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두 후보는 자유주제 토론 과정에서도 IB학교를 두고 충돌했다. 김 후보는 "(IB교육이 실시중인)표선초, 표선중을 나와서 표선고로 진학하고 싶지 않은 학생에 대한 대안이 아무것도 없다. 제주시나 서귀포시 일반고로 가거나 하는 해결책이 나와야 하는데, 선거를 앞둔 시기에 갑작스럽게 도입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IB DP(고교과정) 교사를 양성하는데 3년의 시간이 걸렸다"며 갑작스런 도입이 아님을 역설했다. 또 "학생들의 선택의 기회는 주변 학교로도 얼마든지 있다"고 답했다.

이에 김 후보는 "표선고 DP를 마쳤을 때 학생부 전형이라는 좁은문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교육청이 알고 있다면 최소한 제주지역에 있는 대학교와 협약을 맺거나, DP를 점수로 환산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19일 제주의소리·제주일보·제주MBC·제주CBS 등 언론4사 공동주최 제주도교육감 선거 후보 TV토론회에 참석한 이석문 후보. ⓒ제주의소리
19일 제주의소리·제주일보·제주MBC·제주CBS 등 언론4사 공동주최 제주도교육감 선거 후보 TV토론회에 참석한 이석문 후보. ⓒ제주의소리
19일 제주의소리·제주일보·제주MBC·제주CBS 등 언론4사 공동주최 제주도교육감 선거 후보 TV토론회에 참석한 김광수 후보. ⓒ제주의소리
19일 제주의소리·제주일보·제주MBC·제주CBS 등 언론4사 공동주최 제주도교육감 선거 후보 TV토론회에 참석한 김광수 후보. ⓒ제주의소리

◇ 이석문 "표선고 IB 읍면 균형발전 차원"...김광수 "성산고 해사고 무산은?"

이석문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을 통해 읍면지역의 균형 발전을 목표로 달려온 그간의 제주교육청의 방향성을 강조했다. IB교육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의 도입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교육감은 제주교육도 중요하지만 제주도 전체를 책임지는 자리로, 지역발전에도 기여해야 한다"며 "연합고사가 있었던 당시 제주시 동지역 고교입시 경쟁이 상당히 치열했는데, 이 흐름 속에서 동지역 경쟁률을 완화시키기 위해 각 지역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애월고 미술과, 함덕고 음악과, 표선고 IB"라고 소개했다.

이는 이 후보의 교육감 시절 역점적으로 시행했던 고교입시체제 개편의 성과로 분류된다. 김 후보 역시 "IB에 대한 반대 의사는 었었지만, 조심스럽고 심층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뿐"이라며 IB교육 자체를 부인하진 않았다. 또 김 후보는 애월고의 미술과와 함덕고의 음악과에 대해서도 "애월고와 함덕고는 학과 차원이 아닌 학교 차원으로 정리해야 한다. 2개 학교를 예술고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보다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해 읍면지역의 출생률이 어느정도 되는지를 물었다. 김 후보가 "헤아리지 못할 정도", "학교의 존폐에 문제가 생길 정도"라고 두루뭉술하게 답변하자 이 후보는 "교육감으로 4년간 많은 준비를 했다면, 적어도 제주지역 학생 수급 추이를 알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 지역에서 50명도 태어나지 않고 있다. 읍면지역에 대해 교육의 방향을 잡고, 젊은 부모세대가 각 지역에서 살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가장 먼 면지역에 불가능하다고 했던 IB학교를 만들자 표선초등학교의 학생수가 3분의 2가 늘어났다. 선흘분교의 경우 환경생태학교를 토대로 성장해 본교가 되고 있다. 교육감은 이렇게 정책을 펼치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김 후보는 IB인증을 유치한 표선고와는 달리 국립해사고 전환이 무산된 성산고등학교의 사례를 끄집어냈다. 그는 "표선고에 IB를 가져왔다고 자랑하면서 왜 성산고의 해사고 무산된 얘기는 한 말씀도 안하시나. 무산된 이유가 뭐냐"라고 추궁했다.

이 후보는 "지역주민과 함께 노력을 했고, 국가 100대 과제에도 올렸고 국회의장도 만나며 노력했다.  그 과정은 동문들과 함께 노력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있다"며 "성산고에도 IB학교 도입 가능성을 물었고, 동문 등 구성원들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답했다.

김 후보는 "학교 균형발전을 강조하면서 자랑만 할게 아니라, 제주도에 오랜 교육의 과제가 읍면에 있는 학교와 제주시 동지역에 있는 학교의 재정적 지원 차이, 학습여건의 차이, 인적 차이 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광수 서부중 신설 시기-공약이행률 등 추궁...이석문 "연장선 추진"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난 제주 서부지역의 중학교·고등학교 신설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김 후보는 "이 후보는 교육감 시절 2020년 가칭 서부중학교를 개교하겠다고 1차 목표를 제시했고, 이후 2024년 개교하겠다고 공약했지만 또 물 건너갔다. 이미 두번의 약속을 어긴 것"이라며 "제가 계산한 공정으로는 지금 시작을 해도 거의 4년이 필요하다. 아무리 빨라야 2026년 개교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이 후보는 "제주에서 학교 용지가 없는 곳을 주민들과 함께 부지를 마련한 첫 사례였다"며 "추진위원들이 함께 중앙투자심사 과정을 거치는 등의 절차가 있었지만, 좀 더 노력하지 못한 것과 시기를 지키지 못한 것은 부끄러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비판을 인정했다.

다만 이 후보는 "신제주권의 중학교 문제는 서부중이 설립되면 해결된다. 신제주권에 여고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일반계고가 신설되면 이 문제도 해결된다. 그것도 준비돼 있다"며 "지금부터 새롭게 시작한다면 또 4년후가 될 것"이라고 자신이 임기의 연장선상에서 관련 현안을 해결할 적임자임을 어필했다.

이 맥락에서 김 후보는 이석문 제주도교육청의 공약이행률이 99.4%라는 제16대 제주도교육감 공약실천위원회의 점검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미 성산고의 해사고 전환이 무산됐고, 서부중 개교 시기 약속도 지키지 못한만큼 공약이 이행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 후보는 "전국 기관·단체의 공약 이행률을 점검하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협의회에서 지난 4월 발표된 내용이 있는데, 각 시도교청의 공약이행 완료, 목표달성률, 주민소통 등을 조사한 내용이다. 5단계 평가를 했는데, 제주도교육청은 가장 높은 등급인 SA등급을 받은 분야가 하나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이 후보는 "해사고는 1기때 얘기돼 어려움을 겪었던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가 15대 교육감에 당선될 당시의 공약이다보니 16대에서는 평가항목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서부중 개교 시기의 경우 절차적으로 이미 추진중인 사안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19일 제주의소리·제주일보·제주MBC·제주CBS 등 언론4사 공동주최 제주도교육감 선거 후보 TV토론회에 참석한 김광수, 이석문 후보. ⓒ제주의소리
19일 제주의소리·제주일보·제주MBC·제주CBS 등 언론4사 공동주최 제주도교육감 선거 후보 TV토론회에 참석한 김광수, 이석문 후보. ⓒ제주의소리

◇ 보수후보 단일화 과정서 '거친표현'...김광수 "단일화 마음에 안드나보다" 응수

이 후보의 마지막 주도권 토론 과정에서는 매끄럽지 못했던 보수성향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김 후보의 과격한 표현·단어의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당시 김 후보는 보수성향의 교육감 후보로 분류된 고창근 전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과의 단일화가 무산된데 대해 "제주교육사에 있어 치욕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라는 다소 거친 표현을 꺼냈다. 이후 고창근 후보와의 단일화는 극적인 타결을 이룬 상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 후보는 "김 후보는 본인이 상황에 따라 다른 말을 하고 있는데, 교육감은 책임지는 자리다. 그렇게 표현을 막하지는 않는다. 교육감이라는 자리는 과정도 교육적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제가 쓴 용어가 마음에 안들었다면 제가 사과드리면 되는 것이냐. 그 용어가 잘못됐다면 얼마든지 사과할 용의가 있다"며 "아마 이 후보는 저와 고창근 후보와의 단일화가 마음에 안들었나보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고 응수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이 후보는 "올해 그리고 앞으로 4년은 대한민국 근대교육 100년사에 가장 큰 변화가 있는 해다. 앞으로 4년은 미래교육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며 "이 첫걸음은 과거와 과거가 만나 더 먼 과거로 가는 방향이 아니길 바란다. 저는 우리 아이들과 손잡고 미래로 걸어가겠다. 함께 웃는 제주교육을 만들어내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상대 후보는 저와 고창근 후보의 단일화가 마음에 안드는 것으로 본다. 과거와 과거가 자꾸 만났다고 하는데, 그러면 개혁과 미래를 말씀하시는 지난 8년의 제주교육이 마음에 드나. 과연 아이들 마지막 한 명까지 책임을 졌나. 한 아이도 버리지 않았는지 묻고싶다"며 "이제 더 기대할 수 없다. 바뀌어야 한다. 아름다운 말로, 예쁜말로만 교육을 포장하지 않고 열심히 구석구석 살피며 아이들의 미래를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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