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민주당 도당 선대위 한목소리 성토...이준석 대표에 “국힘 공식 입장이냐” 비난

“제주도가 전라도화 됐다는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 5월 17일 TV토론회 부상일 후보 발언

“막대기만 꽂아도 민주당 찍도록 가스라이팅 당한 제주”
- 5월 19일 부상일 후보 유튜브 영상

6.1지방선거가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타인의 발언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반호남과 반민주당,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제주도민의 자존을 폄훼하는 잇단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국회의원 제주시을 보궐선거)를 향한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의 공세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도당은 국민의힘 부상일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의 사퇴와 함께 국민의힘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22일 선거대책위원회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의 지역감정 조장 발언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 발언이 쏟아냈다.  

이날 전체회의는 송재호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오영훈 제주도지사 후보, 김한규 제주시을 보궐선거 후보와 위성곤·문대림 상임선대위원장, 좌남수 선대본부장 등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회의 모두 발언에서 주요 참석자들은 최근 부상일 후보의 문제적 발언을 일제히 꼬집었다. 부상일 후보는 지난 17일 언론사 초청 보궐선거 TV토론회에서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제주도가 전체(전국) 결과와는 동떨어진 결과가 나왔다”면서 “제주도가 전라도화 됐다는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루 뒤 열린 TV토론회에서도 부 후보는 “제주도가 전라도화 됐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 없느냐. 육지 사람에게 제주의 선거 결과를 두고 ‘제주도는 전라도야? 거기는 전라남남도겠네’라는 얘기를 정말로 들었다”고 발언했다.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제주도를 가리켜 '막대기만 꽂아도 민주당을 찍도록 가스라이팅 당했다'고 밝혔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제주도를 가리켜 '막대기만 꽂아도 민주당을 찍도록 가스라이팅 당했다'고 밝혔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여기서 그치지 않고 19일 자신의 유튜브 영상에 ‘불편한 진실! 막대기만 꽂아도 민주당 찍도록 가스라이팅 당한 제주’라는 문구의 썸네일을 달았다. 영상에서는 “제주가 호남화 된 게 아니냐라는 이야기까지 들린다”며 “민주당이 아닌 후보에게 제주는 어떤 노력을 해도 외면당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일 뿐”이라고 밝혔다.

20일 출정식 자리에선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지역감정을 운운하겠나. 제주도가 민심의 방향을 정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제주도 답지 않게됐다는 의미”라며 반성 대신 자신의 언행을 합리화하는데 급급했다.

이처럼 시대착오적인 지역감정 조장과 도민의 선택을 폄훼하는 발언을 멈추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부상일 후보의 행동이 관심을 악의적으로 이끌어내는 행위, 일명 '어그로(aggro)'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부상일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김한규 후보에 비해 오차범위 내에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자, 국힘 지지층 보수층 결집을 위해 반민주당-반호남 프레임 형성을 위한 철저히 계산된 발언이란 해석도 뒤따른다. 

민주당은 이같은 부상일 후보의 태도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날 도당 선대위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송재호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은 “이미 한물간, 정말 나라를 망친 지역감정 조장 발언에 대해서 깊은 우려와 함께 민주당으로서 강력히 경고한다”며 “당선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수단도 방법도 가리지 않는 매우 몰지각한 행태에 대해 깊은 우려와 함께 큰 슬픔 느끼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많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주당에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도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저희 당은 정정당당, 공명정대하게 도민이 뜻하고 바라는 바를 깊이 수렴하고 헤아리면서, 낮은 자세로 경청하는 자세로 선거에 임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위성곤 상임선대위원장은 “부상일 후보의 지역감정, 지역주의 조장 발언은 구태정치이다. 그런 의식은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에 대해서 분명하게 도민들께 사과하고 후보직 사퇴하는 것이 부상일 후보가 선택할 일이고 정치 발전에 이바지하는 일”이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부상일 후보는 2012년 두 번째 총선 출마 당시, 부인의 선거법 위반으로 공천권을 박탈 당한 바 있다. 이번 출마는 다섯 번째 도전이다.

문대림 공동상임선대위원장도 “부상일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 국민의힘 제주도당의 공식적 사과를 이 자리에서 요청한다”면서 “남은 10일 동안 민주당은 모든 관계자, 선거운동원이 겸손하고 절실함으로 도민들께 다가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22일 선거대책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부상일 후보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제주의소리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22일 선거대책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부상일 후보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제주의소리

부상일 후보와 경쟁하는 김한규 후보는 “이준석 대표가 제주에 다녀간 이후, 부상일 후보는 연일 ‘제주도가 전라화 되었다’, ‘전라남남도라 불린다’, ‘가스라이팅 당한 제주’라는 막말을 쏟아내며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도민을 모욕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부상일 후보는) 5.18을 맞아 5월 정신을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과 지역주의를 해소하겠다는 이준석 대표 행보와도 배치되는 일이다. 이 대표에게 묻는다. 부 후보의 행태가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힘의 공식 입장인가”라고 물었다.

김한규 후보는 “그렇지 않다면 정치를 퇴행시키고 유권자를 우습게 아는 부상일 후보의 행위를 중단시키고 상처 입은 도민에게 사과해라. 부상일 후보는 퇴행적 지역주의로 정치를 되돌리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부적절하고 무책임하다”라고 공세를 가했다.

그러면서 “저는 도민들과 함께 만들고자 하는 제주의 미래, 살기 좋은 제주를 위한 고민을 말씀드리는 데 더 집중하겠다”고 차별화를 시도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 후보는 “이제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국민들이 거는 기대 또한 높지만, (이번 선거에서) 제주는 원희룡 도정 평가와 그리고 현재 제주 위기를 어떻게 진단하고 성찰하고 있는지, 우리 당의 정책적 대안에 대해 평가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제주지역 6.1지방선거를 규정했다.

오영훈 후보는 “김한규 후보는 충분히 제주에서 자라고 중앙 정치무대에서도 인정을 받으신 분이다. 청년대변인, 법률대변인으로 활동해 왔고 충분히 우리 제주의 현안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지신 분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제주시을 유권자 여러분께 부탁드린다. 보궐선거에서 김한규 후보가 당선돼, 저와 함께 파트너십을 맺고 협력의 정치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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