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보훈청이 제주4.3 주범 박진경 추도비에 설치된 역사의 감옥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도 보훈청이 제주4.3 주범 박진경 추도비에 설치된 역사의 감옥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민예총은 지난 20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제주보훈청은 4.3 학살자를 옹호하는 역사의 퇴행을 멈추라”고 밝혔다.

지난 20일 제주보훈청은 시민사회가 설치한 박진경 대령 추도비 철장 조형물, 일명 ‘역사의 감옥’을 행정대집행으로 강제 철거했다.

제주민예총은 성명서에서 “역사의 감옥 조형물은 제주 4.3의 정의로운 해결을 바라는 도민들의 염원이었다”면서 “박진경 대령은 부임 직후 ‘제주도민 30만명을 희생시켜도 무방하다’고 말하면서 제주도민에 대한 무차별 토벌을 감행했다”고 당위성을 설파했다.

특히 “부임 한 달 만에 붙잡힌 포로만 6000여 명이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당시 토벌 작전이 얼마나 무차별적으로 진행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토벌 작전의 공로로 박진경은 대령으로 진급했다. 문상길 중위와 손선호 하사 등이 박진경을 암살한 이유 역시 그의 무자비한 토벌 작전 때문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제주민예총은 “역사의 정의가 바로 세워졌다면 박진경은 추도의 대상이 아니라 학살의 주범으로 단죄를 받아야 마땅하다. 1952년에 세워진 박진경 추도비는 박진경의 무자비한 토벌과 암살의 경위는 외면한 채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문제 삼았다.

특히 “보훈의 대상이 돼야 할 사람이 있다면 박진경이 아니라 박진경의 명령에 의해 학살당한 제주도민들”이라며 “대통령이 국가 폭력에 대해 이미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살자는 여전히 보훈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현실은 제주4.3의 정의로운 해결이 미완임을 보여주고 있다. 4.3의 해결은 윤석열 정부도 공언한 바 있다”고 꼬집었다.

제주민예총은 “역사를 과거로 되돌리는 제주보훈청의 결정을 규탄하며 4.3의 정의를 바로세우기 위한 ‘역사의 감옥’ 운동을 계속할 것을 천명한다”고 선포했다.

그러면서 제주보훈청장의 사죄와 사퇴를 촉구했다.


[성명서 전문]

제주보훈청은 “4·3 학살자를 옹호하는 역사의 퇴행을 멈춰라”

 

제주보훈청은 오늘(5/20) ‘역사의 감옥’에 가둔 박진경 추도비 조형물을 강제철거 했다.

지난 4월 28일 제주민예총을 비롯한 16개 시민사회 단체는 제주도민 모두를 ‘빨갱이’로 간주, 대학살을 자행한 박진경 추도비에 ‘역사의 감옥’ 조형물을 설치했다. 

이는 제주 4·3의 정의로운 해결을 바라는 도민들의 염원이었다. 박진경 대령은 부임 직후 “제주도민 30만명을 희생시켜도 무방하다”고 말하면서 제주도민에 대한 무차별 토벌을 감행했다. 

부임 한 달 만에 붙잡힌 포로만 6천여 명이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당시 토벌작전이 얼마나 무차별적으로 진행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토벌작전의 공로로 박진경은 대령으로 진급했다. 문상길 중위와 손선호 하사 등이 박진경을 암살한 이유 역시 그의 무자비한 토벌 작전 때문이었다.

역사의 정의가 바로 세워졌다면 박진경은 추도의 대상이 아니라 학살의 주범으로 단죄를 받아야 마땅하다. 1952년에 세워진 박진경 추도비는 박진경의 무자비한 토벌과 암살의 경위는 외면한 채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보훈의 대상이 되어야 할 사람이 있다면 박진경이 아니라 박진경의 명령에 의해 학살당한 제주도민들이다. 제주보훈청이 정의로운 역사를 외면했기에 제주민예총은 시민단체들과 손을 잡고 박진경을 ‘역사의 감옥’에 가뒀다. 하지만 제주보훈청은 이를 불법 조형물로 간주, 강제 철거했다. 이는 정의로운 역사와 진정한 보훈의 의미를 망각한 반역사적인 행위이다. 

대통령이 국가폭력에 대해 이미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살자는 여전히 보훈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현실은 제주 4·3의 정의로운 해결이 미완임을 보여주고 있다. 4·3의 해결은 윤석열 정부도 공언한 바 있다. 

제주민예총은 역사를 과거로 되돌리는 제주보훈청의 결정을 규탄하며 4·3의 정의를 바로세우기 위한 ‘역사의 감옥’ 운동을 계속할 것을 천명한다. 

- 4·3학살자 박진경을 비호하는 제주보훈청장은 4·3 영령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
- 4·3학살자 박진경 비호하는 제주보훈청장 사퇴하라!!

2022년 5월 20일

(사)제주민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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