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규 "여론존중", 김우남 "합리적 해결", 부상일 "무대응"

제주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제주시 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들 간 입장차가 엇갈렸다. 다만,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무소속 김우남 후보와는 달리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는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제주시을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는 김한규, 부상일, 김우남 후보에게 제2공항 현안질의서를 보내고, 회신된 결과를 24일 공개했다. 비상도민회의는 16일 각 후보 캠프에 질의서를 전달했고, 22일을 마감일로 지정했다.

각 후보에게 질의한 내용은 두 가지로 △2021년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수용 여부와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수용하지 못할 경우 그 사유 △현 제주국제공항 현대화와 시설개선이 제2공항 대안으로서 유효한지, 대안이 될 수 없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 등을 질의했다.

김한규 후보는 도민여론조사 수용 여부와 관련 "2021년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에 대해서는 존중하는 입장"이라며 "전임 도정이 그 결과를 수용하지 않아 도민 갈등이 아물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다만, 김 후보는 "윤석열 정부가 제2공항 조기착공을 공약으로 하고 있고, 도민 여론조사를 법적으로 강제할 방법이 없어 현실적으로 다시 정책결정 과정에 도민의 의사결정권이 반영되도록 주장해야 하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갈등 해소를 위해 제2공항의 필요성과 입지타당성 등의 의사결정과정에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고 도민들이 알 권리와 자기결정권이 확보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제2공항의 대안으로 제주공항 현대화 등 시설개선과 관련해서는 "현재 제주도와 제주공항은 관광객의 수요와 도시기반시설의 수용력에 비해 인프라시설이 부족하며 도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관광객 증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제주도민의 안전과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제주 지역 내 공항 인프라 확충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우남 후보의 경우 도민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공약을 통해 제2공항 논쟁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겠다"며 "현재 제2공항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나와 있지 않은 상황에서 과거의 일로 논쟁을 확대할 필요는 없다"고 답변했다.

김 후보는 제주공항 시설개선과 관련 "공항인프라 확충에는 찬성한다. 제주국제공항이 겪는 안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방법은 다양하다. 현 공항 확장이 될 수도 있고, 다른 지역에 새로 공항을 지을 수도 있다. 문제는 도민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헤아려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7년에 걸친 도민 갈등을 방치해 온 정치권에 대한 엄중한 평가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부상일 후보는 답변을 보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도민회의는 김한규 후보의 답변에 대해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는 더불어민주당이 집권여당 시절에 추진한 당·정협의에 기초해 실시된 것이며 그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로서 제2공항 백지화는 마땅히 이뤄졌어야 했다"며 "민주당 국회의원 후보로서 자기반성과 성찰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김 후보는 이제까지 민주당으로 지방선거와 보궐선거에 나선 후보들중에서는 제2공항과 관련해 가장 진일보한 입장을 보여줬다. 도민결정권이 반영될 수 있는 절차 확보를 답변한 만큼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정치적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우남 후보에 대해서는 "제2공항 논쟁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겠다며 불과 1년 전 제주도, 제주도의회, 국토부의 합의로 결정된 제2공항 찬반 도민여론조사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 것은 모순"이라며 "특히 도민의 민의가 담긴 사항을 단순히 과거의 일이나 논쟁거리로 치부하는 것은 국회의원 후보로써 부적절한 답변"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미 각종 도민여론조사를 통해 제주공항을 활용하는 것에 많은 도민들이 동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제야 헤아리려 하는 것은 늦어도 너무 늦었다"며 "도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제주공항 확충 등 제2공항이 아닌 다른 대안이 다수인데 제2공항이나 신공항 등을 염두에 두고 발언을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꼬집었다. 

특히 비상도민회의는 부상일 후보가 응답하지 않은데 대해 "찬성이든 반대든 그에 대한 도민의 질의에 성실히 답변하는 것은 도민의 알권리를 존중하는 정치인의 기본자세"라며 "답변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부 후보는 국회의원의 자격과 자질이 매우 부족하다"고 혹평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