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소비량 증가...외식비 부담 전방위 확산

최근 제주시 도남동의 한 갈비 전문점에 들어선 고모(42)씨는 메뉴판에 적힌 가격표를 보고 계산이 바빠졌다.

코로나19 이전에 자주 찾던 맛집이자 가성비 식당이었지만 그사이 새로운 메뉴판이 벽에 내걸렸다. 각 품목 앞에 붙은 가격표는 숫자 자체가 달라져 있었다. 

4000원이던 소주와 맥주는 5000원으로 올랐다. 2020년 1만7000원이던 생갈비는 지난해 1만8000원으로 오른데 이어 현재는 1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치솟는 물가에 돼지고기 가격마저 다시 오르면서 서민들의 외식비가 들썩이고 있다. 잠잠하던 달걀 가격도 재차 인상되면서 외식비 부담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24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올해 초 100g에 2200원이던 제주지역 삼겹살 소비자 판매가격이 이날 3000원을 넘어섰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식당 운영시간이 늘면서 소비량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제주는 돼지열병으로 인한 폐사로 사육두수가 감소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 2021년 12월 54만7820두였던 도내 돼지 사육두수가 올해 3월에는 52만9261두로 3.4% 줄었다. 여름철 수요 증가에 대한 심리까지 더해지면서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산지 경매가격이 오르면서 식당마다 삼겹살을 중심으로 판매가격을 줄줄이 인상하고 있다. 전국 평균 소비자가격도 지난해 5월 100g당 2550원에서 2871원으로 12.5%나 올랐다.

잠잠하던 달걀 가격까지 오르면서 주요 식품가격 인상도 우려되고 있다. 실제 올해 초 30구 기준 6300원이던 제주지역 소비자가격이 현재는 7000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다른 지역에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전국적으로 계란 가격을 끌어올렸다. 곡물 가격 인상으로 사료 가격까지 치솟으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의미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물가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를 기록했다. 지난 1년 체감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인식도 3.4%로 2013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