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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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출신 양영수 작가가 신작 장편 소설 ‘돌아온 고향’(도서출판 도화)을 펴냈다.

이 작품은 제주4.3 당시 남로당 청년 당원이었던 주인공 강만수가 일본으로 밀항한 뒤, 북한, 남한을 거치면서 겪는 삶의 굴곡을 풀어낸다. 

제주 주정공장 폭파 시수 사건의 현행범으로 쫓기는 위기를 피해, 급히 일본 오사카로 몸을 피하는 주인공. 조총련 민족학교에서 조선인들의 수난사를 느끼는 동시에, 공산주의에 심취하며 재일교포 북송사업에 뛰어든다. 하지만 직접 보고 느낀 북한사회의 실상은 ‘배신’에 가까웠다. 결국 북한에서 탈출하고 일본에서 점차 소외당하는 조총련을 실감하는데, 김대중 정부 집권으로 한일관계가 개선되면서 감격적으로 고향 제주도 땅을 밟는다. 

그러나 주인공은 4.3평화공원을 ‘반정부 폭동을 기념하는 곳’으로 규정짓고, 부끄러운 과거사의 기억이 남아있는 제주도가 그의 여생을 보낼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결국 제주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터전을 옮기고 이야기는 끝난다.

양영수 작가는 이 같은 해석에 대해 “학술연구가 할 수 없는 일을 문학 작품에 기대할 수 있다. 문학 작품을 통한 과거사 추체험(追體驗)의 영역은 논리적인 사고가 아닌 공감적인 상상력의 영역”이라며 “구체적인 과거사를 현재 시점에서 다시금 생생하게 살아보는 일, 즉 역사적 사건에 대한 적실한 추체험의 기회야말로 우리가 소설 창작에 기대하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양영수는 제주대학교 사범대학교 교수를 역임했으며 퇴임 후 작품 집필에 매진하고 있다. 소설집 ‘마당 넓은 기와집’(2006), ‘사랑은 꽃입니다’(2020)을 펴냈고, 4.3을 주제로 한 장편소설 ‘불타는 섬’(2014년 4.3평화문학상 수상작)과 ‘복면의 세월’(2019)을 발표한 바 있다.

255쪽, 도서출판 도화,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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