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한기호 아주통일연구소 교수, “남북, SDGs 공동 어젠다 협력 필요”

2022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가 5월 26일 오후 2시 제주국제평화센터 베릿내 문화공간에서 열렸다. 첫 강연을 진행하고 있는 한기호 아주대 아주통일연구소 연구교수. ⓒ제주의소리
2022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가 5월 26일 오후 2시 제주국제평화센터 베릿내 문화공간에서 열렸다. 첫 강연을 진행하고 있는 한기호 아주대 아주통일연구소 연구교수. ⓒ제주의소리

경직된 남북한 관계를 반전시키기 위해 국제사회가 지향하는 보편적인 가치인 지속가능발전목표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제10회 통일교육주간을 맞아 평화의 섬 제주에서 진행되는 ‘2022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가 5월 26일 오후 2시 제주국제평화센터 베릿내 문화공간에서 열리는 오프라인 강연을 시작으로 첫 발을 뗐다.

이날 통일부 서기관을 역임했던 한기호 아주통일연구소 연구교수가 ‘남북한 교류협력과 평화적 공존의 의미’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강연은 지난 5년 간 협력과 갈등의 남북관계 역사를 돌아보는 것으로 시작해, 한반도 평화체제의 필요성, 남북교류협력의 역사와 제주도,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남북교류협력 방안까지의 내용을 담았다.

한 교수는 최북단 섬인 인천 지역 서해 5도의 촬영 영상을 보여주며 “경인통일교육센터에서 촬영한 이곳, 아름다운 서해5도는 이제 안보의 흔적, 상흔을 안고 있는 상징물이 됐다. 관광지로서의 회복을 생각하게 되는 영상인데, 보시면 평화가 한반도에 도래하길 바라는 마음이 생기실 것”이라며 운을 뗐다.

26일 2022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첫 강연을 진행중인  한기호 아주대 아주통일연구소 연구교수. ⓒ제주의소리
26일 2022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첫 강연을 진행중인  한기호 아주대 아주통일연구소 연구교수. ⓒ제주의소리

그러면서 2017년 시험발사한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14형부터 평창동계올림픽, 평양과 서울의 예술단 답방, 판문점 선언, 북미정상회담까지 냉탕과 온탕을 오갔던 남북 간의 관계를 펼쳐냈다.

그는 “남북 관계가 아무리 엄혹한 상황일지라도 반전의 계기는 올 수 있다. 국제정치가 항상 우리 예상대로 돌아가진 않는다.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한 대북제재를 지속하고 있고, 제7차 핵실험 얘기도 나오고 있기 때문에 남북 간 교류협력은 더 어려운 환경에 처하게 될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담하지 않고 우리가 미래를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우리가 당사자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26일 오후 2시 제주국제평화센터 베릿내 문화공간에서 2022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첫 강연이 펼쳐졌다. ⓒ제주의소리

한반도 평화체제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도 기업의 내수시장 확장 기회, 한반도균형발전 등 신한반도 체제 가시화의 입장에서 다양한 까닭을 설명했다.

한 교수는 “평화협정을 맺으면 일본, 러시아, 중국, 미국을 포함한 주변 6개 관계국들의 다자협력 프로젝트가 진행됐을 때, 어느 일방이 사업을 멈추지 못하도록 안정장치도 마련될 수 있다. 또 한반도 균형발전 측면으로는 북한의 평양 변두리, 사리원, 평성, 남포, 신의주, 청진 등 발전 지역을 더 다각화할 수 있고, 우리는 특히 산업화 경험을 갖고 있어 경험을 전수할 수 있다. 우리뿐 아니라 북한 지역주민들에도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속 강조해왔지만, 우리가 도와준다는 시혜적인 시선으로의 접근은 지양해야 한다. 남북 호혜적인 사업이 발굴되어야 하고, 6개국 뿐 아니라, 유럽과 국제 금융까지 포함하는 다양한 자본주체와 북한이 파트너십을 맺고 경험을 해보는 걸 유도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평화협정의 과제로는 북한의 핵 보유 명분 약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북교류협력에 있어 평화의 섬 제주도가 ‘남북교류운동의 효시’로 평가받으며 많은 역할을 해왔음을 되짚기도 했다. 실례로 제주도는 북한에 12년 간 5만 톤 가까운 감귤보내기 운동 협력사업을 진행한 바 있고, 북한에서도 이에 화답해 제주도민 8350명을 평양, 개성, 백두산 묘향산 관광 프로그램에 초청한 바 있다.

한 교수는 “감귤뿐 아니라, 제주 마늘 가공사업, 남북 흑돼지 사육 협력사업 등 제주에는 정말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 한라산 관리 노하우가 있는 제주이기에 백두산 생태환경 보전 공동 협력도 논의되고 있다”며 “제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생모의 고향(조천읍)이기도 하고, 외조부 등 가족묘 소재지(봉개동)가 있어 이런 점에서도 제주도가 북한과 협의할 수 있는 상징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26일 2022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첫 강연을 듣고 질문을 던지고 있는 청자의 모습. ⓒ제주의소리
26일 2022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첫 강연을 듣고 질문을 던지고 있는 청자의 모습. ⓒ제주의소리

그렇다면 남한과 북한은 무엇을 협력해야 좋을까?

한 교수는 “안타깝게도 남북이 각각의 SDGs(빈곤, 기아, 퇴치, 불평등 감소 등 UN총회에서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결의한 의제, 지속가능발전목표) 추진전략을 갖고 있다. 근데 살펴보면, 남북한이 협력해서 공동으로 지속가능발전 목표를 달성해보자는 전략은 굉장히 간략하거나 생략돼있다. 각자 개별 목표를 가져가되 공동의 목표를 같이 설정해서 지속가능발전이라는 인류가 의결한 보편적인 가치를 공동의 어젠다로 설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제주도 평화대외협력과와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주최·주관하는 남북소통공감 아카데미는 총 7강의 강연이 진행되며, 첫 강연을 제외하고 온라인 강연으로 진행된다. 매월 넷째 주 목요일 오전 10시 제주의소리 홈페이지 [소리TV]에서 누구나 온라인 강연을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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