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인천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의 '국내선 항공편 폐지' 발언과 관련, 국민의힘 당 대표를 비롯한 제주지역 후보들이 일제히 이를 규탄하며 쟁점화에 나섰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6일 열린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TV토론에서 김포공항 이전을 공약하며 "국내 단거리 항공편은 폐지하는게 세계적인 추세", "국내선은 고속철에 비해 탄소가 20배 이상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야기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대선정국에서 이 후보가 주장한 '해저터널 건설' 공약과 연계된 입장이기도 하다. 당시 이 후보는 단거리 국내 노선을 폐지하고 항공수요를 KTX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며 지역 표심 공략에 나섰지만, 정작 제주에서는 지역 여론을 무시한 일방적 논의구조라고 비판을 산 바 있다. 이 후보는 결국 관련 공약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일주일도 남지 않은 6.1지방선거에서 관련 발언을 정쟁화하기 위한 시도에 힘을 쏟고 있다.

포문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열었다.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이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계획에 대해 "제주도 관광말살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교통에 대한 이해도 없고, 애초에 아무 대책없이 그냥 본인이 좋아하는 땅 이야기 하는 것"이라며 "잘못된 상황파악을 통해 낸 공약은 빨리 철회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공약 철회를 촉구했다.

제주에서도 공세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허향진 국민의힘 제주도지사 후보는 27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재명 후보의 국내선 폐지 공약은 제주도와 제주도민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공약"이라며 "제주와 육지를 연결하는 고속철도가 생기면 제주 관광산업이 고사하게 된다. 제주경제 전체가 파탄나고, 제주 고유의 문화가 사라진다. 섬으로서의 제주 정체성이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허 후보는 이를 이재명 후보의 비서실장을 지낸 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 후보와 연결지어 "이재명 대선 후보가 제주 해저터널 검토를 발언했을 때 오영훈 후보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오 후보는 제2공항에 대해 매우 애매한 입장을 보였는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오영훈 후보는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제주시을 보궐선거 출마자인 부상일 후보도 "이재명 후보가 '단거리 항공편 폐지가 세계적 트렌드'라는 망언을 했다. 그 말대로라면 제주사람은 육지 가려면 배 타고만 가야 하나. 관광으로 먹고사는 제주사람은 어찌 살란 말인가. 제주야 어찌 되건 말건, 자기 지역만 챙기면 아무런 문제가 없단 말인가"라고 공세에 올라섰다.

부 후보는 "제주가 얼마나 우스웠으면 제주는 민주당에 기울어진 운동장이라서, 제주는 잡아놓은 물고기라서, 감히 이런 망발을 서슴지 않았나. 이것이 불과 얼마 전까지 대통령을 하겠다던 사람의 수준인가"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28일 오전 10시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후보 발언을 규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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