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스마트시티 챌린지] (1) 교통-에너지 문제 대안 찾는다

최첨단 기술을 통해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고 경쟁력과 삶의 질을 높이는 ‘스마트시티’가 화두다. 핵심은 지역의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창의적인 솔루션. 2021년 국토부의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제주는 통합교통플랫폼 ‘그리고(GreeGo)’와 시민 접점 인프라 솔루션인 스마트허브를 통해 해결책을 찾는 중이다. 제주 스마트시티가 나아갈 방향과 안착을 위한 과제 등을 연중 집중진단한다. [편집자 주]
제주에 조성된 스마트허브의 모습. 위쪽은 이마트 제주점, 아래쪽은 용담해안도로 노을코지 카페에 위치한 스마트허브. /사진=제주스마트시티챌린지 사업단 ⓒ제주의소리
제주에 조성된 스마트허브의 모습. 위쪽은 이마트 제주점, 아래쪽은 용담해안도로 노을코지 카페에 위치한 스마트허브. /사진=제주스마트시티챌린지 사업단 ⓒ제주의소리

제주 서귀포시의 한 대형마트 앞. 스마트허브에 전기 스쿠터, 자전거, 킥보드 등 모빌리티들이 줄지어 서 있다. 스마트폰으로 ‘그리고(GreeGo)’ 어플리케이션에서 대여 기능을 클릭한 뒤 헬멧을 쓰니 작동이 가능해졌다. 짐과 함께 전기 스쿠터에 몸을 싣고 강정동의 한 아파트에 도착하니 또 다른 허브가 마련돼있다. 반납은 금세 마무리 됐다.

제주시 해안도로의 한 카페 앞에도 모빌리티들이 모여있었다. 해안도로를 즐기고 싶은 관광객은 전기자전거를 빌려 해질녘 풍광을 즐겼다. ‘그리고(GreeGo)’ 앱에서는 현재 운행 중인 버스의 위치가 실시간 확인 가능하다. 숙소로 옮길 시간에 맞춰 자전거를 반납하고 근처 정류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스마트허브는 시내버스와도 연동된다. 버스를 타고 목적지로 이동 후 인근 스마트허브에서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을 위한 환승을 하면 모빌리티 이용 할인이 적용될 예정이다.

모바일 앱을 활용한 소프트웨어 방식의 대중교통과 PM(퍼스널 모빌리티) 간 환승 서비스는 전국 최초다. 일부 지역에서 이뤄지는 대중교통-PM 환승 서비스는 기계장치를 설치해야 가능하지만 제주 모델은 모바일 앱만 내려받아 설치하면 끝이다. 

제주 통합 교통 플랫폼 ‘그리고(GreeGo)’ 이용 화면. ⓒ제주의소리
제주 통합 교통 플랫폼 ‘그리고(GreeGo)’ 이용 화면. ⓒ제주의소리

스마트허브는 제주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단이 추진 중인 프로젝트의 거점이다. 제주는 2021년 국토교통부가 선정하는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 대상지로 최종 선정됐고, 신재생에너지와 공유모빌리티를 연계하는 스마트허브 모델을 제시했다. 도심지역 교통체증과 주차난, 전기차 확산으로 인한 기존 주유소들의 폐업, 신재생에너지 활용 문제 등의 대안을 찾는다는 취지다. 개인형 모빌리티 공유서비스는 그동안 무분별하게 방치되면서 주민 생활의 불편함을 초래해 왔다. 스마트허브는 그런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시민 접점 인프라 솔루션인 스마트허브는 현재 제주에 다양한 모습으로 구축되고 있다.

서귀포혁신도시의 주유소는 전기차가 늘고 내연기관 자동차가 줄면서 위협을 받고 있는 사업체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공하는 ‘주유소 전환형’ 스마트 허브다. 급속 전기차 시설과 모빌리티 시설을 통해 주유소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얻게 된다. 

에너지 커뮤니티 타운형 스마트허브는 구좌읍 행원리 신재생에너지 미래관 등 6곳에 조성된다. 올레길 모빌리티 대여 기능과 함께 ‘에너지 거래 접점’이 될 타운 연계형 스마트 허브다. 이 곳의 에너지저장장치를 인근 커뮤니티 타운에서 운영함으로써 지역주민들과 수익을 나누게 된다. 에너지 개인간 공유 서비스는 지난해 7월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얻어 이 곳 제주도에서 전국 최초이자 유일하게 진행되는 것이다.

제주 국제공항 앞에는 자체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로 전기차와 모빌리티를 충천하고, 주차와 정비가 가능하며, 스마트시티 통합관제센터가 한 곳에 모이게 된다. 친환경 미래형 주유소 선도모델을 전국 최초 제시할 ‘융합형 스마트 플러스 허브’가 내년 초 완공 목표로 구축 중이다.

제주 스마트허브 중심 통합 서비스 구조도. ⓒ제주의소리
제주 스마트허브 중심 통합 서비스 구조도. ⓒ제주의소리

스마트허브는 신재생에너지를 공유하는 거점이면서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를 구현하는 접점이다. 제주 전역에 확산되면 교통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주민들이 스마트허브를 통해 전력거래와 운영 수익을 얻고 꼭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새로운 이동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기존 산업시설의 새로운 전환 모델을 실증한다는 의미도 있다.

시범 운영 기간 스마트허브를 체험해 본 이용자들은 모델 확산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장롱면허자에게 기쁜 소식이다’, ‘여러 모빌리티를 환승해가며 제주도 일주를 해볼 날을 기대한다’, ‘제주에도 공유 자전거가 활성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점점 그런 미래와 가까워지는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는 반응들이 나왔다. 

7월 초 ‘그리고(GreeGo)’ 통합 서비스가 정식 오픈하고, 올해 중 서비스 고도화와 서비스 모델 확산이 차근차근 이뤄지면 내년부터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주민들의 수용,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매개 마련이 관건이다. 동시에 지속가능성을 보장할 관련 종합계획, 법제도 등의 뒷받침도 필요하다.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단 관계자는 “제주형 스마트허브가 도시공간 문제를 혁신하고 도민의 삶을 질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역문제를 발굴하고 대안을 찾는 리빙랩 확대 운영을 통해 시민참여를 촉진하고 지속가능성과 확산성을 고려한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실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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