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선거 관전포인트] 민주당, 20년 만에 당선 ‘기대감’...국힘, 원희룡 도정 계승 ‘추격전’

  포인트 1. 제주판 3김과 원희룡의 퇴장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원희룡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제주도지사에 당선되면서 장장 23년에 걸친 ‘제주판 3김 시대’는 막을 내렸다.

재선에 성공한 후 중앙정치로 보폭을 넓힌 원 전 지사는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제주를 떠났다. 주요 정치 지도자가 줄줄이 물러나면서 제주는 곧 새로운 도백과 마주하게 된다.

제1회 전국동시방선거가 치러진 이후 제주도지사 본선거에 도전한 정치인은 모두 20명이다. 이중 4명이 27년간 도지사직을 수행했다. 관선까지 포함하는 무려 32년 집권이다.

8번째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1일 4명의 후보가 도민들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주인공은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후보, 허향진 국민의힘 후보, 부순정 녹색당 후보, 박찬식 무소속 후보다.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포인트 2. 민주당 20년만의 탈환?
  오영훈, 도의원→국회의원→도지사 당선시 제주 정치사 첫 기록

1995년 치러진 첫 동시지방선거의 당선자는 신구범 무소속 후보였다. 당시 민주당에서는 강보성 후보가 출마했지만 16%p 차이로 무릎을 꿇었다.

3년 뒤인 제2회 지방선거에서는 우근민 전 지사가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출격해 신구범 후보를 눌렀다. 당시 새정치국민회의는 김대중 후보가 민주당에서 분당해 만든 정당이었다.

우 전 지사는 2002년 제3회 지방선거에서 당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다시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새정치국민회의와 새천년민주당 모두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에 맞춰 진행된 제4회 지방선거에서는 당명을 바꾼 열린우리당에서 진철훈 후보가 출마했다. 집권여당 후보임에도 무소속의 김태환 후보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2010년 제5회 지방선거는 고희범(민주당), 2014년 제6회 지방선거는 신구범(새정치민주연합),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는 문대림(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출마했지만 모두 낙선했다.

이번 선거에는 오영훈 전 국회의원이 20년 만에 민주당 도지사 집권을 노리고 있다. 선거 전 진행된 [제주의소리] 등 언론4사 여론조사에서도 경쟁 후보를 앞서고 있다.

오 후보가 당선될 경우 도의원과 국회의원을 거쳐 도지사 자리까지 오르는 도내 첫 정치인으로 기록된다. 2002년 우근민 지사 이후 20년 만에 민주당 제주도지사 타이틀도 갖게 된다.

허향진 국민의힘 제주도지사 후보
허향진 국민의힘 제주도지사 후보

  포인트 3. 국힘 대선 승리 후 지선 호재
  선거 막판 ‘김포공항 이전’ 이슈 ‘역전 기대’ 

이번 지방선거는 제20대 대통령선거 직후 치러진다는 점에서 정권교체를 이뤄낸 집권여당 후보에게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전국 판세에서도 국민의힘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다만 제주는 중앙정치 바람과 사뭇 다른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더욱이 도지사 선거는 정당과 관계없이 인물론과 세대교체 여론이 일반적으로 선거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 지난 7번의 지방선거에서 거대 정당이 아닌 무소속 후보 당선은 절반 이상인 4번이다. 더불어민주당 2번, 국민의힘은 1번 도지사를 배출했다.

국민의힘은 정권교체의 바람을 타고 원희룡 도정 계승에 나섰지만 초반부터 열세에 놓였다. 

제주대학교 총장 출신의 허향진 후보를 내세웠지만 20년 넘게 정치생활을 하면서 다져온 탄탄한 조직력과 인지도를 앞세운 오영훈 후보에 밀렸다.

다만 막판 김포공항 이전 논란이 전국 이슈로 부상하면서 분위기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이준석 당대표를 필두로 대야 공세에 나서면서 중앙당 차원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선거 일이 다가오면서 지지층 결집도 강해지고 있다. 김포공항 이전 논란에 따른 중도층 표심까지 흡수할 경우 막판 역전도 가능하다며 끝까지 기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왼쪽부터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의 무소속 박찬식 후보, 부순정 녹색당 제주도지사 후보.
왼쪽부터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의 무소속 박찬식 후보, 부순정 녹색당 제주도지사 후보.

  포인트 4. 소수정당과 무소속의 유의미한 도전
  소수정당, 2014년 통진당 이후 3번째 도전...박찬식, 10%대 목표 

제주에서 지방선거는 통상 여야 거대 정당과 무소속 후보간 3파전 구도가 많았다. 조직력 싸움이 상대적으로 치열한 지방선거의 특성상 소수정당 참여는 쉽지 않은 도전이다.

유권자들마저 외면하면서 지지세력을 앞세운 거대 정당간 싸움은 더욱 고착화됐다. 이 같은 흐름은 2014년 당시 통합진보당이 도지사 후보를 내세우면서 금이 갔다.

유효득표 1만2209표, 득표율 4.23%로 초라했지만 소수정당 후보의 등장은 거대 양당체제의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다양한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새로운 창구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2018년에는 녹색당이 도지사를 후보를 내세워 3.53%의 득표율을 얻었다. 녹색당은 올해도 부순정 후보를 출전시켜 차별화된 공약으로 경쟁 후보들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에서도 무소속 박찬식 후보를 내세워 양당 독식체제에 도전하고 있다. 박 후보는 정당없이 주요 시민사회단체를 배경으로 한 무소속 신분으로 경쟁에 임하고 있다.

박 후보는 제주 최대 현안인 제2공항 건설 논란과 관련해 '성산 제2공항 건설 반대운동'을 주도해온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범도민회의'의 상황실장과 공동대표 등을 지낸 시민사회 인사다. 

박 후보의 경우 한 자릿수를 넘어 도내 진보세력 중 처음으로 10%대 득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선거 투표율 66%를 가정하면 최소 3만7000표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론조사 기간과 방식 등은 아래 그림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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