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당선인 인터뷰] 오전 3시께 당선 유력, 초접전 끝에 신승 

 

고향 제주서 이룬 꿈...김한규 “새정치 선택해주신 도민의 승리”

2일 오전 3시께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이 유력시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후보가 지지자들과 함께 기쁨을 누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2일 오전 3시께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이 유력시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후보가 지지자들과 함께 기쁨을 누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청운의 꿈을 품고 고향을 떠났던 20대 청년은 중앙무대를 누비다 다시 고향땅에 돌아와 그 꿈을 이뤘다.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후보 6.1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신승을 거뒀다.

2일 오전 3시 기준 선거구 내 70.82%의 개표가 이뤄진 상황에서 민주당 김한규 후보는 득표율 48.22%로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의 46.27%를 앞질렀다. 무소속 김우남 후보의 득표율은 5.50%에 그쳤다. 특정 방송사는 김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유력'이라는 자막을 띄웠다.

판세가 굳어지자 모처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던 김 후보는 제주시 이도동에 위치한 자신의 선거사무소로 돌아와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날이 지나도록 현장을 지키고 있던 지지자들은 김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승리를 만끽했다. 현장에는 송재호 민주당 제주도당 위원장을 비롯해 위성곤 국회의원 등이 자리했다. 제주도지사 경선에서 물러난 직후부터 물심양면으로 김 후보를 지원해 온 문대림 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도 함께 기쁨을 누렸다.

김 후보는 당선사를 통해 "오늘의 결과는 제주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정치를 선택해 주신 도민 여러분들의 승리"라며 "그동안 약속드린 것처럼 도민 여러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여러분들의 자랑스러운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밝혔다.

2일 오전 3시꼐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과정에서 상임고문을 맡아 후방지원해 온 문대림 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이 김한규 후보에게 화환을 전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그는 "그동안 제가 자란 제주에서 선거운동을 하며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과 응원을 받았다. 사랑하는 친구, 친지, 이웃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행복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선거 승리 요인을 묻는 질문에 김 후보는 "전국적으로 광역지자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부정적인 결과가 나온 것을 보면 전국적인 선거 구도가 제주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정권안정론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커진 것 같다"면서도 "그럼에도 제가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오영훈 도지사 당선자가 국회의원으로 일하는 동안 성과를 냈다는 도민들의 판단이 있었고, 새로운 인물에 대한 기대가 있었기 때문으로 자평한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수행할 과제에 대해서는 "선거 과정에서 상대 후보들에게 비판을 많이 받았던 것들이 제주도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며 "제가 평소 말씀드렸던 원도심의 문제 1차산업의 문제 등을 가장 먼저 시급하게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의 현안에 천착하는 지역일꾼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2년 임기를 수행하는 각오로 "2년 임기지만 4년처럼 성과를 내 2년후 다시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의원은 해당 지역에서 유권자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게 힘"이라며 "이번엔 박빙으로 이겼기 때문에 2년 후, 6년 후 선거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많은 도민들의 지지를 받아 지역현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특히 김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함께 경쟁했던 부상일, 김우남 후보님에게는 고생하셨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저를 선택하지 않은 분들의 마음도 잘 헤아리겠다고 말씀드린다"고 약속했다.

2일 오전 3시께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이 유력시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후보가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만세를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2일 오전 3시께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이 유력시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후보가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만세를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2일 오전 3시께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이 유력시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후보가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제주의소리
2일 오전 3시께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이 유력시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후보가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 후보는 1974년생으로 제주북초등학교, 제주중학교, 대기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혹자는 고교 졸업 이후 제주를 떠나 활동한 김 후보를 '외지인'으로 칭하지만, 김 후보의 집안은 제주에서 23대째 뿌리내려 온 토박이다.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해 김 후보는 선거캠페인 과정에서 도내 유치원 졸업 이력까지 강조하며 유년시절의 추억을 꺼내기도 했다.

고교 졸업 이후에는 줄곧 제주를 떠나 활동했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에는 제4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를 취득한 이후에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자문변호사로 근무했다. 2012년에는 하버드 로스쿨 석사를 수료하고 뉴욕주 변호사 자격도 취득했다.

보수정당에서도 탐낼만한 화려한 스펙으로 인해 상대 당의 영입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김 후보 스스로 이를 고사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민주당 입당은 본인의 의사에 따라 온라인으로 가입했다.

자신이 선택한 정당 생활이었지만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캠프에서 활동하고, 민주당 부대변인을 지냈다. 2년간의 현실정치를 경험하고 어머니의 고향인 부천시 병 선거구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현역 의원에 밀려 컷오프됐다.

그 직후 당의 요구에 따라 대표적인 험지로 꼽히는 강남 병 지역구에 전략공천 출마했지만, 출마 선언부터 선거일까지 주어진 시간은 한 달 남짓이었고, 넉넉한 표차로 낙선했다. 부동산 이슈 등 지역 여론이 악화된 상태에서 애초에 패배를 각오하고 나선 도전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청와대 정무비서관 직을 수행하며 정치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제주시 을 선거구가 궐위되기 직전까지도 청와대에 재직하며 문재인 전 대통령을 보좌했다.

고향 제주에서의 도전은 그에게 있어 필연적이었다. 김 후보는 "제주시을 선거구에서 정치를 시작하면 좋았겠지만, 당시에는 오영훈 의원이라는 지역 기반이 단단한 현직 정치인이 있었다"고 지난 과정을 회고했다.

한때 당내 후보 선출 과정에서의 불협화음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민주당 중앙당이 김 후보를 전략공천하자 경선 기회조차 받지 못한 일부 인사들이 공식적으로 반감을 드러낸 것이다. 위기 상황에서 김 후보는 "지역 선배들의 도움을 구하겠다"며 자세를 낮췄고, 화합을 이뤘다. 

선거기간 내내 정권교체 순풍을 탄 국민의힘의 강세로 상대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였지만, 끝내 최종 승리를 거머쥐게 됐다.

김 후보는 지역 핵심 공약으로 ▲스마트 물류체계 구축 ▲농수산물 해상운송비 지원 ▲문화 육성·계승 지원 확대 ▲세계문화유산축전 정례화 ▲제주 환경 문제 해결 ▲차질 없는 배보상 등 4.3의 완전한 해결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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