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강정평화네트워크 / 평화의바다를위한섬들의연대 제공.

도내 9개 시민사회 단체는 2일 공동 성명서를 내고 “평화와 생태계를 파괴하는 환태평양군사훈련 림팩을 철회하고 제주를 전쟁의 섬으로 만드는 제주해군기지를 폐쇄하라”고 주장했다.

지난 5월 31일 해군은 미국 하와이에서 진행되는 다국적 환태평양훈련 ‘림팩(RIMPAC)’ 참가를 위해 제주해군기지에서 출항식을 열고 전력을 보냈다. 올해 17회째인 림팩 훈련에 참여하는 우리나라 해군은 1990년 첫 참가 이래 가장 많은 전력을 보냈다.

림팩은 태평양 연안에 있는 국가 간 해상교통로 안전을 확보하고 연합작전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들이 참여하는 훈련이다. 

시민단체들은 “10년 전 구럼비가 폭력적으로 발파된 그 자리에서 미국 주도 세계 최대 다국적 해상 훈련인 림팩 출항식이 열렸다”며 “유네스코 지정 청정 바다와 평화의 섬은 미국의 대중국 전초기지 역할에 자리를 내주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매연과 뱃고동을 뿜으며 2년에 한 번 열리는 림팩에 참가하기 위해 해군은 마라도 강습상륙함, 세종대왕 이지스 구축함, 문무대왕함 등을 제주해군기지에서 출항시켰다”며 “이밖에도 해상초계기, 해병대 1개 중대,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 등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또 “이처럼 역대 최대 규모로 훈련에 참가하게 된 한국은 한미동맹 강화와 대양 해군으로 세력을 확장하려는 해군의 지배 욕구가 맞물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다양한 국가와 장비, 인력이 참가함에도 유도탄 및 함포 실탄사격, 해상공방전, 상륙돌격훈련 등 지상과 해상에서 벌어질 여러 훈련이 가져올 치명적 생태계 파괴, 해당 지역주민들의 고통은 고려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세계 5대륙 국가들과 태평양 섬들을 일부 포함하는 이 훈련은 종속적 동맹국들과의 결합을 통해서만 가능한 미국의 패권 유지를 위한 것”이라며 “이 전쟁 훈련은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킴으로써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위험에 처한 세계 평화를 더욱 위태롭게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해양생태계를 파괴하고 탄소배출량을 급속히 늘려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므로 규탄받아 마땅하며 철회돼야 한다”며 “고래 한 마리가 흡수하는 탄소량은 수천 그루의 나무가 흡수하는 탄소량과 동일하다는 것을 기억할 때 훈련이 가져올 치명적 결과는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올해 처음 강습상륙함을 보낼 뿐만 아니라 9개국 원정 강습단 지휘를 한다. 이는 미 오스프리 이착륙이 가능한 마라도 강습상륙함을 보내는 것에서도 추측할 수 있듯 경항모 건조 및 운용이란 해군의 오랜 계획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그러나 부석종 전 해군참모총장이 경항모가 ‘한·미동맹과 관련해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듯 경항모는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에 운용될 것이 너무도 자명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격상하는 데 합의했다”며 “심지어 한국의 쿼드 참가 공약까지 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아시아판 나토를 구축하려는 미국 패권 구상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또 “한국의 역대 최대 림팩 참가는 결코 자랑이 아니며 어리석고 위험하다. 유네스코 3관왕과 세계 평화의 섬 제주는 전쟁의 섬이 됐다”며 “강정 주민들과 도민들의 피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먼 곳의 주민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생명들을 학살하기 위해 군함을 보내는 섬이 됐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세계 평화와 생태계를 파괴하고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림팩 훈련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며 “제주를 전쟁의 섬으로 만들고 미국 패권을 위한 대중국 전초기지로 쓰이는 제주해군지기도 폐쇄하라”고 밝혔다.

▲다음은 공동성명 참여 제주 시민단체
△강정공소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강정친구들 △강정평화네트워크 △개척자들 △비무장평화의섬제주를만드는사람들 △(재)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 △평화의바다를위한섬들의연대 △핫핑크돌핀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