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19) election 선거

elec·tion [ilékʃən] n. 선거(選擧), se·lec·tion [silékʃən] n. 선택(選擇)
골르고 골르다가 문뜩
(고르고 고르다가 문뜩)


election은 e(x)- ‘밖으로(=out)’와 legere ‘고르다(=to choose)’의 결합이며, selection은 se- ‘따로(=apart)’와 legere ‘고르다(=to choose)’의 결합이다. 전자(the former)와 관련된 낱말로는 elect ‘뽑다’, electoral ‘선거의’, eligible ‘피선거 자격이 있는’ 등이 있으며, 후자(the latter)와 관련된 낱말로는 select ‘선택하다’, selected ‘선택된’, selective ‘선택의’ 등이 있다. 다 같은 선택(choice)이지만 election의 e(x)-에는 당선자(the elected)가 사적인(private) 존재에서 공적인(public) 존재로 바뀐다는 어감(nuance)이 들어있는 듯하다. 

이삿짐 싸느라고 한창입니다.
일도 많거니와 주변도 어수선합니다.
자기 짐이 많은 사람은 남의 일손을 도울 겨를이 없습니다.
많이 가진 사람은 도리어 적게 가진 사람의 도움을 받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빈손이 일손입니다.
적게 가지고 살기 위해서는 아낌없이 버려야 하는데 
작은 것 하나 버리는 데도 매우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용기는 선택이며 
선택은 골라서 취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한쪽을 버리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중에서 -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선택과 일치하지 않는 공동체의 선택도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렇게 해야만 공동체가 발전하고 성숙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 한다. 선택을 하는 것만 용기가 아니라, 선택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 또한 용기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선택과 일치하지 않는 공동체의 선택도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렇게 해야만 공동체가 발전하고 성숙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 한다. 선택을 하는 것만 용기가 아니라, 선택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 또한 용기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경험을 통해(through experience) 알 수 있듯, 인간의 삶은 크고 작은 선택의 연속(continuum)이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from the moment he was born) 죽는 순간까지 선택의 굴레(chains of choice)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 그 대부분의 선택은 자신을 위한 것이지만 엊그제 치러진 선거(election)처럼 자신이 살고 있는 공동체(community)를 위한 선택도 있다.

자신을 위한 선택(choices for oneself)은 인생을 통해 끝없이(endlessly) 이어진다.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지, 점심을 먹고 나서 후식(dessert)으론 무엇을 할지 등 간단한 것부터 시작해서, 어느 고등학교로 진학할지, 어느 대학교로 진학해서 어떤 전공(major)을 할지, 어떤 직업(job)을 가질 것인지도 직접 결정하고 선택해야만 한다. 거기에다가 배우자(spouse)는 어떻게 고를지, 결혼(marriage)은 언제 할지, 가족계획(family planning)은 어떻게 할지 등 인생의 중요한(serious) 문제들에 대해서도 자신의 자유의지(free will)로 직접 선택을 해야 한다. 물론, 아무것도 고르지 않는 것(choosing nothing) 역시도 하나의 선택이긴 하지만.

그러나 자신이 살고 있는 공동체를 위한 선택으로서의 선거는 내가 선택하지 않은 후보(candidate)가 당선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앞서 말한(above mentioned) 자신을 위한 선택과 분명히 구별된다. 그리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as a member of the community) 자신의 선택과 일치하지 않는 공동체의 선택도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taking a step forward) 그렇게 해야만 공동체가 발전하고 성숙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선거를 민주주의(democracy)의 꽃이라 하는 것이다. 선택을 하는 것만 용기(courage)가 아니라, 선택의 결과(the result of an election)를 받아들이는 것 또한 용기이기 때문이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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