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22-당선인 人터뷰] 제주시을 보궐선거 당선 민주당 김한규 의원
"김포공항 이전 이슈, 이재명과 담판...제2공항 도민 의사자기결정권 중요"

 

“40대 청년정치인에 과감히 투자한 고향 제주, 성과로 보답할 것”

 

6.1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이 [제주의소리]와 당선 인터뷰를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6.1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이 [제주의소리]와 당선 인터뷰를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서울대학교 졸업, 사법시험 합격, 국내 굴지의 법률사무소 출신, 하버드대학교 학위, 청와대 정무비서관까지. 어느것 하나 빠지지 않는 화려한(?) 이력은 그간 제주 지역정가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인물이었다. '새인물'을 원한 제주에서 40대 청년 정치인 김한규에게 건 기대감은 그만큼 컸다.

다만, 화려한 스펙은 도리어 그의 진면목을 가리게 만들기도 했다. 첫 발걸음을 떼는 순간부터 '외지인'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은 것은 이질감 때문이었다. 알고보면 23대째 뿌리를 내린 제주 출신으로, 여느 누구보다 더 진한 제주인의 피가 흘렀지만, 덮어놓고 쏟아진 흑색선전 구호엔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그나마 김한규를 직접 겪어본 이들은 하나같이 이 같은 오해를 불식했다. 그래서 한 명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되돌아보면 트럭 한 채에 몸을 의탁하고 온 동네 구석구석을 누빈 전략은 선거 흐름을 관통했다.

   최종 득표율 49.41%, 정치신인 ‘기적의 승리’

최종 득표율 49.41%. 날이 지나 새벽 3~4시가 되도록 최종 결과를 가늠할 수 없는 치열한 접전이었다. 상대 후보와의 최종 득표율 차이는 불과 4% 남짓이었다. 조직은 커녕 이름 석 자를 제대로 알릴 기회도 없이 순식간에 치러진 선거. 약관의 나이에 고향을 떠나 근 20년만에 돌아온 정치신인으로서는 마치 기적과도 같은 결과였다. 고향 제주는 20년 전 품었던 청운의 꿈을 지켜줬다.

지난 1일 6.1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신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당선인은 승리의 공로를 앞서 길을 닦아놓은 선배 정치인들과 제주 유권자들의 '높은 의식 수준'에 돌렸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는 2일 오후 1시 본사 스튜디오에서 김한규 의원과 당선인터뷰를 가졌다. 김 의원은 보궐선거의 특성상 당선인 신분이 아닌, 당선이 확정된 직후부터 국회의원으로서의 임무를 부여받게 됐다.

6.1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이 [제주의소리]와 당선 인터뷰를 갖고 있다. 새벽 내내 엎치락뒤치락 했던 개표 판세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6.1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이 [제주의소리]와 당선 인터뷰를 갖고 있다. 새벽 내내 엎치락뒤치락 했던 개표 판세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6.1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이 [제주의소리] 김봉현 편집국장과 당선 인터뷰를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6.1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이 [제주의소리] 김봉현 편집국장과 당선 인터뷰를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 의원은 먼저 "저를 선택해주신 도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짧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저를 보여드리기에는 너무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그럼에도 새인물, 제주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젊은 정치인에게 기회를 주신 점, 그 과감한 투자에 꼭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진심을 담아 감사 인사를 건넸다.

  정당 보다 후보를 보고 선택하는 제주도민, 서울과 달랐다 

개표 과정에서도 득표율이 엎치락뒤치락 한 초박빙 승부였다. 끝내 승리를 차지한 요인에 대해 김 의원은 "오영훈 전 국회의원을 포함한 기존 민주당의 정치인들이 나름의 성과를 냈고 좋은 평가를 해주신 것 같다"고 겸양했다. 또 다른 측면으로는 "제가 새로운 인물이고, 인지도가 낮아 어려움이 있었지만, 변화에 대한 갈증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런 부분을 기대하신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실제 짧은 선거기간에 따른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도 김 의원은 "지역정가에서 잘 모르는 인물이 공천을 받았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평가를 한 분들이 많았다"며 "그 부분에 대해 제 스스로 '전략공천이 옳았다', '제가 적합한 후보'라고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당원들과 경쟁했던 분들의 마음이 풀어지기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하는데 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고 되돌아봤다.

김 의원은 각 후보를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제주 유권자들의 높은 정치의식을 치켜세웠다. 그는 "제주도의 선거는 아주 독특한 점이 있다. 이번 선거 결과만 보더라도 오영훈 제주도지사 당선자는 상당히 많은 격차로 당선됐는데, 보궐선거, 도의원 선거의 득표율은 다 달랐다"며 "그 뜻은 유권자들이 후보 한 명 한 명을 보고 판단한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서울과 수도권은 정당후보 1번이면 1번, 2번이면 2번을 쭉 뽑는 경우가 많다. 보통 구도나 어떤 바람(흐름)으로 선거가 치러지는데, 제주에서는 유권자들을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직접 뵙지 못해도 이분들이 저를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내가 모르는 사람에겐 표를 줄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선거기간이 짧았음에도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은 SNS와 같은 새로운 매체를 활용하기도 했지만, 나름의 전통적인 구전 방식을 택했던 것도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본다"며 "시간적인 한계 때문에 걸어서는 다닐 수가 없어 유세차 트럭을 타고 골목골목을 누비는 방식을 택했다. 어려웠지만 나름의 노력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자평했다.

6.1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이 [제주의소리]와 당선 인터뷰를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6.1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이 [제주의소리]와 당선 인터뷰를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6.1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이 [제주의소리]와 당선 인터뷰를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6.1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이 [제주의소리]와 당선 인터뷰를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네거티브, 앞으로도 택하지 않아...김포공항 이전, 제주도민 동의 않아

제주 유권자들을 직접 경험해본 터라 상대 후보의 '지역감정 유발성 발언'은 더욱 유감스러웠다. 선거 과정에서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는 '제주도의 전라도化', '20년간 민주당에 가스라이팅 당한 제주'라는 표현을 꺼내들며 지지층 결집을 노렸다. 결과적으로는 악수가 된 셈이지만, 치밀하게 계산된 전략적 발언이었다.

김 의원은 "선거 과정에서는 최대한 네거티브나 부정적 얘기를 안하려고 했다"면서도 "후보 입장에서 여러 선거전략을 쓸 수 있겠지만, 이런 정치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김 의원은 "선거의 유불리를 떠나 도민들을 가르고, 특정지역과 다른 지역, 이주민과 원주민 사이를 구분하는 정치"라고 평하며 "앞으로 제가 선거를 하더라도 그런 전략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중앙정치권에서 촉발된 '김포공항 이전' 이슈와 관련해서도 당내는 물론, 이를 정쟁화 한 상대당에도 섭섭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선거 종국에 인천 계양 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내놓은 '김포공항 이전' 공약으로 인해 제주의 민심은 차갑게 식었고, 선거에도 악영향이 예상됐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사실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끼리 공약을 논의하지는 않는다"며 "그래서 선거가 끝난 직후에 이재명 당선인(국회의원)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제가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제주도민이 동의할 수 없는 공약'이라는 얘기를 전했다"고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김 의원은 "지역 유권자가 원하는 정책을 얘기하는게 지역구 출마자들이 해야할 일이었고, 앞으로는 당내 의견 조율을 해나가야 할 일"이라며 "그런데 선거 과정에서 마치 민주당의 당론인 것처럼, 마치 당장 김포공항이 없어지고, 제주 관광객이 사라지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에 상당히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6.1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이 [제주의소리]와 당선 인터뷰를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6.1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이 [제주의소리]와 당선 인터뷰를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와 맞물려 지역 최대의 난제인 제주 제2공항 사업 역시 매우 단순하게 '찬성이냐, 반대냐'로 답할 수 없는 문제임을 분명히 했다. 그보다 더 분명한 것은 '절차적 정당성'과 '도민 자기의사결정권'이 전제돼야 한다는데 방점을 뒀다. 

김 의원은 "선거 과정에서 불만이었던 점은 무조건 질문을 찬반으로 물었다는 점"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절차적인 과정, 도민의 의사선택권을 묻지 않고 마치 국회의원이나 도지사가 '예스'라고 하면 추진할 수 있는 것처럼 물어왔다. 저는 도민의 대표자 역할을 하는 것이지 도민을 대신해 마음대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 의원은 "지속적으로 말씀드렸듯이 제2공항은 결국 절차적 정당성 문제이고 도민 자기의사결정권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도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고, 꼭 주민투표 방식이 아니어도 찬반이 서로 숙의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갈등이 엄청나게 더 커질 것으로 본다. 산업발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갈등이 확산되지 않고 해결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번 선거과정 선관위 토론에서도 “제2공항과 관련해선 도민 자기의사결정권이 매우 중요하다”며 “정확한 정보가 제공이 되고 (도민이)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지만 갈등이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갈등 해결에 적극 임할 것을 공언한 바 있다. 

  노무현·문재인 두 정치인 닮고 파

당장 실천할 공약으로는 제주시 원도심 활성화 문제를 첫 손에 꼽았다. 김 의원은 자신의 대표 공약이었던 '용적률 거래제'를 소개하며 "법안 시행시 제주시 을 지역구가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 문제는 전국적인 이슈"라며 "국회에서 동료 의원을 설득해야 하는데, 저와 비슷한 의견을 가진 의원들을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국회 후반기 희망하는 상임위원회로는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를 꼽았다.

김 의원은 '자연인 김한규'를 스스로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방송이나 언론에 비춰지는 모습과 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저는 감히 '겸손한 사람'이라고 말씀 드린다"며 "겉과 속이 다르지 않고, 권력이나 부를 탐하지 않지만 정치에 대한 소명의식이 강하다. 수더분해보이지 못한 외모 때문에 장벽이 있는 것 같지만, 가까이 하면 편한 사람이라는 것을 약속드리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중학교 시절, 5공 청문회를 보며 불의에 항거하는 젊은 국회의원 노무현을 보면서 정치인의 꿈을 키웠다. 안과 밖이 동일하고 원칙이 확고한 성실한 정치인 문재인을 대통령으로서 보좌했던 인연에 감히 노무현 문재인이란 두 분의 거목을 정치인으로서 존경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 길을 그대로 따라가기 어렵겠지만 최대한 두 분의 길을 구현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끝으로 김 의원은 "새로운 인물 저 김한규에게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는 2년의 시간을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저를 선택하지 않으신 많은 도민들이 있는 것 알고 있다. 그분들이 상실감을 느끼지 않도록, 귀담아듣고, 그분들이 원하는 정치도 같이 구현해 내겠다. 여러분이 실망하지 않을,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울 젊은 일꾼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 대담=김봉현 편집국장, 사진·정리=박성우 기자

6.1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이 [제주의소리]와 당선 인터뷰를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6.1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이 [제주의소리]와 당선 인터뷰를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Q. 도민 유권자께 당선 소감 부탁드린다.

-저를 선택해주신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짧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저를 보여드리기에는 너무 부족한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새인물, 제주의 미래를 얘기하는 젊은 정치인에게 기회를 주신 점, 그 과감한 투자에 대해 꼭 성과로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Q. 개표 과정에서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와의 득표율이 엎치락뒤치락했다. 초박빙 승부를 펼친 끝에 결국 당선됐는데, 승리요인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오영훈 전 국회의원을 포함한 기존 민주당의 정치인들이 나름의 성과를 냈고 좋은 평가를 해주신 것 같다. 그러다보니 그 지역 후임자인 제게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또 한 가지는 제가 조금은 다른 정치인이 아니었나 싶다. 새로운 인물이고, 인지도가 낮아 어려움이 있었지만 변화에 대한 욕망과 갈증이 있지 않았나. 이런 부분을 제게 기대해주신 분들이 있는 것 같다. 두 가지 요인 다 작용했다고 본다.

Q. 대선 후 치러진 지방선거였고, 제주시을 보궐선거는 오영훈 의원의 도지사 선거출마에 따른 것이라 선거 준비가 상대적으로 매우 짧을 수밖에 없었다. 짧은 선거기간은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제일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는지?

-초반엔 지역정가에서 잘 모르는 인물이 공천을 받았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평가를 해준 분들이 많았다. 그 부분에 대해 스스로 '전략공천이 옳았다', '제가 적합한 후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당원들과 경쟁했던 분들의 마음이 풀어지기까지 조금 기다렸다. 이로 인해 선거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데 시간이 걸렸던 어려움이 있었다.

제주도의 선거는 아주 독특한 점이 있다. 이번 선거 결과만 보더라도 오영훈 제주도지사 당선자는 상당히 많은 격차로 당선됐는데, 보궐선거, 도의원 선거의 득표율이 다 달랐다. 그 뜻은 유권자들이 후보 한 명 한 명을 보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수도권은 정당후보 1번이면 1번, 2번이면 2번을 쭉 뽑는 경우가 많다. 구도와 바람으로 선거를 하는데, 제주에서는 유권자들을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직접 뵙지 못해도 이분들이 저를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내가 모르는 사람에겐 표를 줄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 

선거기간이 짧았음에도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은 SNS와 같은 새로운 매체를 활용한 것과 나름의 전통적인 방식의 구전 방식을 택했던 것이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본다. 상대 후보는 걸어다니는 유세를 했는데 저는 유세차를 타고 골목골목을 누비는 방식을 택했다. 시간적인 한계 때문에 걸어서는 갈 수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제가 어느 지역을 방문하면 '김한규 후보가 이 지역을 방문했다더라'라는 얘기가 퍼져서 제게 다시 들려왔다. 어려웠지만 제 나름의 노력, 전임자의 성과가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Q.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의 '제주도의 전라도화, 가스라이팅' 발언은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고 평가한다. 민주당내에선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내놓은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정쟁화되기도 했다. 당내외 돌발변수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는지.

-당내 문제인 김포공항 이슈부터 말씀드리겠다. 사실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끼리 공약을 논의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재명 후보와도 선거 끝나고 얘기를 했다. 제가 공개적으로 비판을 했다. '제주도민이 동의할 수 없는 공약이다'라고 얘기를 전했다. 그러면 서로 이해를 하게 된다. 지역 유권자가 원하는 정책을 얘기하는게 지역구 출마자들이 해야할 일이고, 그 부분은 당내 의견 조율을 앞으로 해야하는 것일 뿐이다.

그런데 선거 과정에서, 그게 민주당 당론도 아닌데 마치 당장 김포공항이 없어지는 것처럼, 제주도민이 서울에 가기 어려워지거나 관광객이 사라지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안타까웠다. 그래서 저는 선거전략 상 대응을 하지 않았다. 아주 소극적으로 대응을 했다. 이게 오히려 이슈화되면 될수록 상대 후보가 원하는 바라고 생각해서 저는 간단하게 제 입장을 밝혔다. 

부상일 후보가 얘기한 '제주도민이 가스라이팅 당했다'는 얘기. 저는 이게 상당히 준비된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에 현수막을 사용한 것까지 보면 철저히 선거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 당연히 후보들은 여러가지 선거전략을 쓸 수 있겠지만 저는 이 부분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선거 과정에서는 최대한 네거티브나 부정적 얘기를 안하려고 했고 끝났으니 말씀드리는데, 선거의 유불리를 떠나서 도민들을 갈라치기하고, 나누고, 특정 지역과 다른 지역, 이주민과 원주민 사이를 구분해내는 이런 정치는 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부 후보께서는 선거가 끝나고 나서도 민주당으로 인해 제주도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이야기를 다시 하셨는데 과연 그랬나. 민주당이 도지사를 계속 못했던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제주도민들이 가장 민도가 높은 분들이라 다 인물을 보고 평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앞으로 제가 선거를 하더라도 그런 전략은 개인적으로는 택하지 않을 것이다.

Q. 제2공항은 난제다. 핵심은 도민의 숙원이었던 '제주 항공인프라 확충'이다. 단순히 신공항이냐, 제2공항이냐, 문제가 아닌 도민의 자기결정권 시각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지속적으로 말씀드리는게 결국 절차적 정당성이라고 생각한다. 추구하든 안하든, 다른 대안을 마련하든지 지금과는 다른 선택이 분명히 필요한 것 같다. 그런데 제가 도민들, 지역주민들 만나보면 지금 견해가 완전히 갈라져있는게 맞다. 어느 한쪽을 선택한다면 반대편 분들은 절대 수긍하지 못하고 거리로 나올 태세다. 그렇다면 이건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도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고, 꼭 주민투표가 아니어도 상관없으니 찬반이 서로 숙의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갈등이 엄청나게 더 커질 것으로 본다. 우리 사회에서 산업발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갈등이 확산되지 않고 해결해내는게 정치의 역할이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선거 과정에서 불만이었던 점은 무조건 질문을 찬반으로 물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절차적인 과정, 도민의 의사선택권을 묻지 않고 마치 국회의원이나 도지사가 '예스'라고 하면 추진할 수 있는 것처럼 물어왔다. 저는 도민의 대표자 역할을 하는 것이지 도민을 대신해 마음대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까웠다.

Q. 국토부가 제2공항을 지으면 국내선 50%를 제2공항에 유치하겠다는 것이었다. 항공인프라 확충의 숙원은 결국 24시간 뜨고내리는 국제공항을 요구하는 것이다. 도민의 자기결정권 전제로 대안을 찾아가는 것을 국회에서 해결해야 한다.

-다른 예로 부산의 가덕도 신공항의 경우가 있다. 기존 부산공항의 문제가 뭐냐면 예전에는 교외에 있었지만 지금은 주변에 시가지가 있어서 밤에 비행기 운항을 못한다는 점이다. 경상도 지역은 물류로 인해 공항 필요성이 강한데, 그런 역할을 못하는 것이다. 제주공항도 그런 이슈가 있는 것 같다. 외국 같은 경우 저가 항공사는 새벽 3~4시 출발도 많다. 그게 가능해야 여행객에게도 선택권을 줄 수 있다. 시간이 불편해도 저렴한 여행을 원할 수 있고, 그 시간에는 화물기를 많이 운용할 수 있지 않나. 그런 점까지 장단점과 필요성에 대해 얘기해야지, 단순히 공항을 하나 더 지을까 말까를 물어보면 해답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본다.

Q. 민주당으로선 제주의 국회의원 세 석을 모두 유지하게 됐다. 당선 오영훈 전 의원이 맡았던 행안위를 그대로 이을텐데, 후반기에 일하고 싶은 상임위는 어디인가?

- 초선 의원에게 기회를 주실지 모르겠는데, 그래도 저는 보궐로 당선됐으니 이재명 당선인과 특별대우를 해달라고 원내 지도부에 요청하고 싶다. 저는 변호사지만 법사위보다는 그간 경제분야에서 일했고 제주의 현안이 경제적인 측면에서 고려할 점이 많다는 점에서 접근하고 싶다. 위성곤 의원이 농해수위에 있기 때문에 저는 기회가 되면 기재위나 정무위에서 일하고 싶다. 그게 제주도 국회의원 3명의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주의소리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이 2일 [제주의소리]와 당선 인터뷰를 통해 활동하고 싶은 국회 상임위원회로 기재위 또는 정무위원회를 꼽았다.  ⓒ제주의소리

Q. 당장 오늘부터 국회의원 신분이니 국회 일정에 참여하게 된다. 이번 선거에서 여러가지 제시한 공약 중 국회에 가면 가장 먼저 실천하고 싶은 공약을 꼽으라면?

-선거 초반에 말씀드린 원도심 활성화 문제, 선거 과정에서 더 중요하게 느꼈다. 선거 결과로도 보면 그 지역 지지를 많이 못받았는데, 이분들의 불만이 상당히 큰 것 같다. 제가 어릴적 오래 살았던 이도동을 포함한 원도심이 지금보다 활력을 더 되찾아야하고, 그러려면 건축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모든 지역은 아니더라도 용적률을 제한적으로 거래할 수 있게하는, 관광지-문화재 주변은 보전하고, 개발해야 할 부분은 용적률을 높일 수 있게 서로 거래할 수 있는 제도를 더 활성화하고 싶다. 

저는 이 문제를 전국적인 이슈로 본다. 다만, 제가 봤을때 제주시을 지역이 법안 시행시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원도심 활성화, 도시재생 등에 가장 주안점을 두고 싶다. 토론 준비를 하면서 더 공부를 하게 됐다. 상대방은 고도제한 완화나 용적률 늘리는 얘기를 하다보니 스스로 정책을 비교하게 됐다. 국회에서 법안이라는게 동료의원을 설득해야 하는데, 저와 비슷한 의견을 하는 의원들이 많을까 생각해보면 충분히 우군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Q. 존경하는 정치인, 어떤 분들이 있나.

-평소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제일 많이 얘기하고, 최근에는 같이 근무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을 꼽고 싶다. 직접 겪어보니 존경할 부분이 많은 분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제가 중학교 시절 5공 청문회를 보며 불의에 항거하는 젊은 의원의 모습으로 머리에 각인돼 있다. 과거의 관행, 이런 부분에 대해 분연히 잘못된 부분을 깨나가려고 하는 도전의식 노력, 이런 부분을 배워보고 싶다. 비슷한 길을 가기는 어렵겠지만 저만의 방식으로 구현해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고 장점은 정치인같지 않은 모습이다. 방송에 나갈때나 저희끼리 회의할 때 완전히 동일한 사람이다. 현실적인 고민보다 원칙적인 사회가 나아갈 길, 우리사회 미래를 위한 고민, 본인의 원칙이 확고한 분이어서 어떤 이슈가 있을때도 원칙을 준수하고 엄청난 시간을 들여 공부하는 성실한 정치인이다. 결과적으로 실망한 분도 많았지만 저는 문재인 대통령 같은 수준의 정치인이 많았다면 우리 정치가 지금보다 몇 배 이상 발전했을 것으로 확신한다.

Q. 중학생 시절 정치인의 꿈을 갖게 한 노무현, 닮고 싶은 정치인 문재인, 그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누구?

-문재인 대통령이 이 방송을 안보실테니까, 노무현 대통령으로 하겠다. 하하. 아무래도 돌아가신 분에 대한 향수가 큰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찌릿찌릿하고, 그 짠한 마음이 여전히 남아있다.

Q. 흔히 사람들이 김한규 의원을 보면서 화려한 스펙, 수려한 용모 등 보이는 외적 이미지 때문에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 본인이 생각하는 자연인 김한규는 어떤 사람인가?

-저도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방송이나 언론에 비춰지는 모습과 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저는 감히 겸손한 사람이라고 말씀드린다. 겉과 속이 다르지 않고, 권력이나 부를 탐하지 않고, 정치에 대한 소명의식이 강하다. 나름 제가 쉽게 수더분해보이지 못한 외모 때문에 그런 장벽이 있는 것 같다. 물론 제가 더 다가가야겠지만, 가까이 오시면 편한 사람이라는 것을 약속드리겠다.

Q. 끝으로 유권자와 도민들께 짧게 인사 말씀 부탁드린다.

-사랑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새로운 인물 저 김한규에게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는 2년의 시간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저를 선택하지 않으신 많은 도민들이 있는 것 알고 있다. 그분들이 상실감을 느끼지 않도록, 귀담아듣고 그분들이 원하는 정치도 같이 구현해 내겠다. 여러분이 실망하지 않을,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울 젊은 일꾼이 되겠다. 지켜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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