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22-당선인 人터뷰]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 당선인
"제2공항 법과 제도로...4.3정의로운 해결 완수...'스마트 인수위' 박차"

‘지방을 아는’ 풀뿌리 일꾼…“대한민국 중심에 제주 우뚝 세우겠다”

 

 

[제주의소리]와 당선인터뷰를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와 당선인터뷰를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 ⓒ제주의소리

'민심의 바로미터'로 일컬어져온 제주는 무려 20년간 민주당 계열의 도지사를 허락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제주지역 국회의원 3개 선거구는 모두 민주당이 석권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였다. 

20년 전 민주당 소속이었던 전직 도지사 역시 탈당 후 무소속으로, 다시 보수정당으로 옮긴 이력이 있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적어도 도백을 선택함에 있어 제주도민들의 선택은 냉혹하고 엄중했다. 한편으로는 정당이 아닌 철저하게 인물을 보고 도정을 맡겨온 셈이다.

신임 정부의 출범과 맞물려 전국적으로 보수정당의 바람이 부는 구도 속에서 제주도민들이 15%p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더불어민주당 오영훈을 선택한 것은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20년 만에 민주당 도지사를 택한 제주도
  바닥 민심 꿰뚫는 풀뿌리 일꾼

무엇보다 그가 진정한 의미의 '풀뿌리 일꾼'이라는 점은 남다른 경쟁력을 발휘하게 했다. 청년 시절부터 4.3운동에 매진하며 2번의 제주도의원, 2번의 국회의원을 거치는 등 바닥 민심을 꿰뚫고 있다보니 치열한 선거 구도 속에서도 단 한번도 승기를 빼앗기지 않았다.

뗄래야 뗄 수 없는 제주4.3과의 오랜 인연은 그의 버팀목이 됐다. 2020년 1월 희생자에 대한 배보상을 골자로 한 4.3특별법 개정은 제주의 오랜 염원을 풀어냈음은 물론 대한민국 과거사 해결의 새 이정표를 제시했을만큼 뚜렷한 성과였다.

당시 여당 대표로서 4.3특별법 통과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비서실장이었던 오영훈을 일컬어 "4.3에 있어서만큼은 내가 오영훈의 비서실장이었다"며 공을 돌릴 정도였다.

[제주의소리]와 당선인터뷰를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 당선인. 오 당선인이 지방선거 과정에서 겪었던 여러가지 어려움을 이야기 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지방을 아는’ 풀뿌리 일꾼이자 20년 만의 민주당 도지사로서 오영훈 도정의 포부와 구상 등을 솔직하게 밝혔다.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와 당선인터뷰를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 당선인. 오 당선인이 지방선거 과정에서 겪었던 여러가지 어려움을 이야기 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지방을 아는’ 풀뿌리 일꾼이자 20년 만의 민주당 도지사로서 오영훈 도정의 포부와 구상 등을 솔직하게 밝혔다.  ⓒ제주의소리

다만, 새 도정을 열 오영훈 당선인이 맞닥뜨릴 상황은 결코 녹록지만은 않다. 민선8기 제주도정이 해결해야 할 산적한 현안들은 어느 하나 가벼운 것이 없다. 여야가 뒤바뀐 상황에서 신임 정부와의 관계 설정 또한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는 3일 오후 2시 본사 스튜디오에서 오영훈 제주도지사 당선인과 당선인터뷰를 갖고, 지난 선거과정에서의 소회와 미래 제주도정에 대한 청사진을 들어봤다.

오 당선인은 압도적 차이로 제주도민의 선택을 받은데 대해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여러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도민 여러분께서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다"며 "제주도민들이 위대한 승리를 보여주셔서 다시 희망을 제시해주셨다. 기대와 성원을 잊지 않고 꿋꿋하게 일하는 도지사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감사를 표했다.

새 정부 출범 20여일 만에 치러진 선거로, 정치공학적으로 볼 때 절대 불리한 구도였음에도 큰 표차로 승리한 요인에 대해서는 "그동안 도의원 두 번 하고, 국회의원 두 번 하고, 또 당대표 비서실장과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전국적 인지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중앙정치권에서도 통하는 사람'이라는 인물론이 효과를 봤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또 "지나치게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을 4.3특별법 개정을 주도하고 4.3의 정의로운 해결을 시작해냈다는 점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가 있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선거 막판 불거진 '김포공항 이전 이슈'가 한때 위협이 되기도 했다. 인천 계양 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등 중앙정치권에서 촉발된 논란으로, 여당인 국민의힘의 파상 공세가 매서웠다. 이로 인해 제주의 민심이 차갑게 식으며 민주당 내 위기를 자초했다.

오 당선인은 김포공항 이전 이슈가 "상당한 영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실상 더 큰 표차가 나야 했음에도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오 당선인은 "김포공항 이전 논란은 중앙당이 확정된 공약으로 발표한 것이 아니었다"며 "이를 정쟁으로 몰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도민들 입장에서는 피로감이 있었을 것"이라고 되돌아봤다.

특히 "저는 언제까지나 '수도권의 논리가 제주에 먹힌다'는 생각을 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며 "잘못된 논리라면 여당이든 야당이든 'NO'라고 할 수 있는, '틀렸다' 할 수 있는 입장을 견지한 것이 득표율 유지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편집국장(사진 오른쪽)과 당선인터뷰를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 당선인.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 김봉현 편집국장(사진 오른쪽)과 당선인터뷰를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 당선인.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와 당선인터뷰를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 당선인.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와 당선인터뷰를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 당선인. ⓒ제주의소리

  난제 중 난제 ‘제2공항’? 
  “법과 제도로, 자기결정권 견지하며 풀 수 있다”

지역 최대 현안인 제2공항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새 도정의 책임이 막중하다. 오 당선인은 "제2공항 문제는 쉽지 않겠지만, 어떻게 보면 쉬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그는 "법과 제도의 시스템에서 충분히 자기 결정권을 견지하면서 풀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오 당선인은 "우선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용역 결과가 나오는 게 첫 번째 시점이 될 것이고, 두 번째는 보완이 가능한지에 대한 환경부의 판단이 상당히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이 과정은 대한민국의 법률과 제도에 의해서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와 원희룡 국토부가 아무리 제2공항 조기 착공을 원한다 해도 법과 제도의 틀을 벗어나면서까지 진행할 수는 없다"며 "국회도 다수석이 민주당에 있기 때문에 제주도정, 도의회, 국회가 협력하면서 문제를 풀 수 있는 법안들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거 과정에서 공언한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에 대한 구상도 꺼냈다. 오 당선인은 "단순히 기존 4개 시군에 대한 부활이 아니라 변화된 제도의 조건과 지역에 맞춰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지방자치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새로운 방향이 설정돼 있기 때문에 이런 흐름도 제대로 봐야 한다. 이미 기관 구성의 형태를 달리할 수 있도록 법률적 근거가 마련돼 있다"고 전제했다.

오 당선인은 "기존에 4개 시군이었던 당시의 인구수 55만명에서 현재는 70만명, 체류 인구까지 포함하면 90만명을 내다보는 시점에 이르렀다. 현 상황을 고려하면 5개 내지 6개 정도의 법인격을 갖춘 기초자치단체가 필요할 수 있다"며 "도민 공감대 아래서 논의가 이뤄지면 2024년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하고 2026년 새로운 지방선거를 통해 단체장을 선출하게 될 것"이라고 공약했다.

   4.3 정명(正名)이 이뤄지는 것
   ‘정의로운 해결’의 완성

제주4.3은 오 당선인에게 거는 기대가 가장 큰 사안이다. 오 당선인 역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선거 과정에서 '4.3의 완전한 해결'을 뛰어넘어 '4.3의 정의로운 해결'을 약속했다. 그는 "희생자에 대한 완벽한 명예회복과 보상금 지급이 '완전한 해결'의 과정이었다고 본다면 '정의로운 해결'은 완전한 해결에 기초해 아직 남아있는 미완의 과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아직 4.3에 대한 진상규명이 끝나지 않았기에 정명(正名)이 이뤄지지 않았다. 정명까지는 가야 정의로운 해결의 완성이라고 볼 수 있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이같은 공약을 현실화하기 위한 인수위원회는 '매머드급'으로 구성된 이전 도정과는 달리 적절한 규모로 간소화한 '스마트 인수위원회'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오 당선인은 "인수위의 성격은 후보자가 선거 과정에서 약속했던 정책과 비전을 향후 도정 운영 과정에 어떻게 잘 녹여내느냐의 문제"라며 "어떤 지지자들의 모임이 아닌, 그런 과제를 실무적으로 잘 정리해낼 수 있는 분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당선인은 인터뷰가 이뤄진 후 인수위원장에 송석언 전 제주대학교 총장을 임명했다.

'자연인 오영훈'을 소개해달라는 질문에는 "평범한 농부의 아들이고,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촌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며 "아직은 주류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그냥 일반적인 제주인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제주인의 생각을 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자세를 낮췄다.

오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큰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데 대해서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제주인의 위대한 저력이 있다. 대한민국 1%, 한반도의 변방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제주로 우뚝 세우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대담=김봉현 편집국장, 사진·정리=박성우 기자

[제주의소리]와 당선인터뷰를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 당선인.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와 당선인터뷰를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 당선인.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와 당선인터뷰를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 당선인.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와 당선인터뷰를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 당선인. ⓒ제주의소리

Q. 선거 막판 여러 논란과 악재들이 있었지만 도민은 압도적 표차로 민주당 오영훈 후보를 도백으로 선택했다. 도민과 유권자께 당선 소감, 감사의 말씀 부탁드린다.

-우선 지난 지방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해주신 도민 여러분께 고마운 말씀 드린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긴 했었지만 도민 여러분께서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제주도민들이 위대한 승리를 보여주셔서 저에게나 모든 분들에게 희망을 다시 제시해줬다고 본다. 앞으로 그런 기대와 성원을 잊지 않고 꿋꿋하게 일하는 도지사 역할 다하겠다.

Q. 이번 지방선거는 여야가 바뀐 대선 직후에 치러진 지방선거였다. 윤석열 새 정부 출범 20여 일 만에 치러진 선거로, 정치공학적으로 보면 절대 유리한 구도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압도적 표차로 승리한 요인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지.

-선거운동 기간이 짧아서 실제 제가 유권자 한 분 한 분을 다 만나지를 못해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더 다가설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동안 제가 도의원 두 번 하고, 그 다음에 국회의원 두 번 하고, 또 당대표 비서실장과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전국적 인지도를 높였다. 중앙정치권에서 통하는 사람이라는 인물론이 효과를 봤던 게 아닌가 싶다. 또 지나치게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은 4.3특별법 개정을 주도하고 4.3의 정의로운 해결을 시작해냈다는 점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가 있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Q. 또 하나의 관심사는 이번 선거 막판에 당내에서 불거져 나왔던 김포공항 이전 공약과 관련해 여당인 국민의힘의 파상 공세가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막판에 변수로 작동하는 것 아니냐 이런 긴장감이 좀 있었을 것 같다. 어떻게 봤나.

-큰 영향이 있었다. '더 많은 득표를 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생각한다. 다만 김포공항 이전 논란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중앙당의 확정된 공약으로 발표된 게 아니었고, 이재명 국회의원 보선 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등 특정 후보의 생각이었기 때문에 그나마 좀 피할 수 있었다. 특히 이것을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는 도민들 입장에서는 도민은 안중에 없고 여야 정쟁의 수단으로 이를 활용하는 것처럼 비춰지면서 피로감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적절하게 그 부분에 대해서 대응을 잘 했다고 본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저희도를 정쟁의 수단으로 삼지 말고, 도민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물어봐주기를 기대했던 것이고, 언제까지나 '수도권의 논리가 제주에 먹힌다' 이런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제가 강조했던 게 그런 논리라면 여당의 목소리도 야당의 목소리도 'NO'라고 할 수 있는, '틀렸다' 할 수 있는 그런 입장을 견지한 것이 득표율 유지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Q. 우려했던 것과 달리 의회도 역시 전체 45석 중에 27석을 민주당 도의원을 선택했다. 지난 원희룡 도정에서는 매번 사안이 있을 때마다 도정과 의회가 도입하는 그런 구도를 보였지만, 민주당 중심의 도의회는 오영훈 당선인 체제에서의 안정감을 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우선 제주도에서 민주당 지방정권을 20년 만에 탈환했는데, 저는 4.3과 관련된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2020년에 1월 제주4.3특별법이 공포되고 나서 민주당에 대한 기대가 있었던 것이다. 실제 성과를 낸 보상 문제와 또 명예회복 직권 재심 문제가 해결되면서 민주당이 집권할 수 있는 그런 길이 열렸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 있어 민주당이 지방정부를 주도한다기보다는 실제 도민 스스로 도민이 주인 될 수 있는 시대를 여는 것이다. 도민주권·도민정부 시대라는 표현을 하고 싶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중앙당의 정치 논리가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도민 우선 도민 중심의 논리가 지배하는 도정 운영과 또 도의회와의 협치 관계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Q. 제2공항 문제는 난제 중 난제다. 원론적으로 보면 도민의 숙원은 제2공항이냐 신공항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항공 인프라 확충이었다. 핵심은 도민의 자기결정권이 내포되는 것일텐데, 제2공항 문제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

-쉽지 않을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또 쉬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법과 제도의 시스템에서 충분히 자기 결정권을 견지하면서 풀 수 있다고 본다. 매 단계마다 전환의 시기가 있을 텐데, 첫 번째는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보안 용역 결과가 나오는 게 첫 번째 시점이 될 것이고, 두 번째는 보완 영역이 가능한지에 대한 환경부의 판단이 상당히 중요한 문제다. 그런 과정에서 국토교통부와 제도가 해법을 새롭게 낼 수 있냐 하는 문제가 될 것 같다. 

그 또한 지금 대한민국의 법률과 제도에 의해서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해답을 모색하기 위한 지혜로운 토론의 과정을 거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윤석열 새 정부, 원희룡 국토부가 제2공항의 조속한 추진을 여러 차례 공언하고 있지 않나. 그러나 제주도는 민주당 오영훈 도지사의 체제이고 민주당이 다수당인 의회가 있고, 야당의 입장이긴 하지만 현재 국회도 다수석이 민주당에 있기 때문에 제주도정, 도의회, 국회가 협력하면 문제를 풀 수 있는 법안들이 나올 것이다. 만약 윤석열 정부가 아무리 제2공항 조기 착공을 원한다 해도 법과 제도의 틀을 벗어나면서 진행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틀 내에서 고민을 할 것이다. 또 제주도 지역사회가 찬반 양론에 의한 갈등을 지속하는 것을 지속되는 것을 정부의 입장에서 반길 수는 없는 일이다. 그걸 해소할 수 있는 지혜로운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함께 노력할 수 있다.

Q. 이번 선거에 임하면서 눈에 띄는 여러 핵심 공약을 발표했다. 어떤 공약들이 있나.

-대표적으로 두 가지를 말씀드리면 첫 번째는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이다. 그동안 선거 과정에서도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얘기했던 적은 있는데 새로운 접근 방식을 한 건 제가 처음이라고 보여진다. 단순 4개 시군에 대한 부활이 아니라 변화된 제도의 조건과 지역에 맞게끔 변화하는 게 필요하고, 또 지방자치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새로운 방향이 설정돼 있기 때문에 이런 흐름도 제대로 봐야 한다. 제가 얘기하는 것은 새로운 기초자치단체다. 이미 기관 구성의 형태도 달리할 수 있도록 법률에서 근거가 마련돼 있다. 또 우리가 기존에 4개 시군이었는데, 인구는 당시 55만명에서 현재 70만명 가까이 됐다. 체류 인구까지 하게 되면 90만명 가까이 내다보는 상황을 고려하면 5개 내지 6개 정도의 법인격을 갖춘 기초자치단체는 필요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그런 논의가 도민 공감대 아래서 이뤄지고 2024년까지는 주민투표를 통해서 결정을 하고, 2026년에 적용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2024년 주민투표에서 결정을 하게 되면 2026년에 새로운 선거를 통해서 단체장을 선출해야 되기 때문에 그 다음에 기관도 구성해야 되고 이런 물리적인 준비가 돼야 하지 않나. 2년 정도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4년 내로 마치려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제주형 기초단치 외에 또 '15분 도시 제주'를 말씀드렸다. 도시 개발의 정책이 지금까지는 시설 중심, 차량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사람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현재 형성된 정주 여건 내에서 어떻게 하면 도민들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다. 제가 말씀드린 것은 본인이 살고 있는 집에서 15분 거리 이내에 걸어서 가든, 자전거를 타든, 대중교통을 이용하든, 이동할 수 있는 거리 내에 쇼핑과 문화체육시설, 의료시설, 공원과 같은 인프라가 갖춰져야 되겠다는 생각이다. 그런 부분을 좀 보완해 나가면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제주도민들도 서울에 살고 있는 국민만큼 똑같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도시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오겠다.

Q. 이번 선거의 승리 요인 되돌아보며 인물론의 배경으로 4.3 해결을 언급했다. 그동안 4.3 당사자들은 '4.3의 완전한 해결'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최근 들어 '4.3의 정의로운 해결'이라는 용어가 다시 등장한 것 같다.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가.

-완전한 해결이라는 것은 이미 우리가 진상 규명과 명예회복을 얘기하지 않았나. 그게 법률에서 보장이 됐다. 그런데 명예회복이라는 것은 희생자에 대한 명예회복인데 희생자에게 일종의 재판상의 화해가 이뤄져야 되는 것이다. 국가 폭력을 행한 주체와 당한 주체 간의 화해가 이뤄져야 진정한 명예회복이 이뤄지는 건데 그것은 보상금 지급이라는 방식으로 재판상의 화해를 도모하는 것이다. 그래서 희생자, 또는 이들을 대신하는 유족이 보상금을 신청하게 되면 재판상의 화해를 할 수 있다는 법률적 취지가 담겨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게 '완전한 해결'의 과정이었다. 

그 다음에 남아 있던 게 이제 수형인으로 남아 있었던 희생자들인데 이분들을 직권 재심을 통해서 해결됐다. 이건 세계사에 유례가 없던 일로, 대한민국에서 처음 만든 선진적인 모델이다. 그걸 통해서 명예회복 조치를 완벽하게 이뤄지는 것이다. 재판을 통해서 무죄 판결을 다시 내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걸 '완전한 해결'이라고 본다. 이후 '정의로운 해결'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완전한 해결에 기초해서 아직 남아 있는 미완의 과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이다. 예를 들면 제가 볼 때는 진상 규명이 아직 다 안 끝났다. 그래서 정명(正名)이 안 됐다. 정명까지는 가야 정의로운 해결의 완성이라고 보는 것이다.

Q. 도지사직 인수위원회 구성도 도민들의 큰 관심사안인 것 같다. 인수위 구성에 관한 조례에 따라 절차가 진행될 텐데, 전임 원희룡 도정 이후 8년 만에 인수위원회가 다시 가동되는 셈이다. 인수위 구성과 관련해 어떤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인수위원회 성격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을텐데, '도청을 접수한다' 이런 게 아니라 후보자가 선거 과정에서 약속했던 정책과 비전, 이런 부분들이 향후 도정 운영 과정에서 어떻게 과제로 잘 정리를 해내고 그걸 또 녹여낼 것인가의 문제 아니겠나. 어떤 지지자들의 모임이 아니라 그런 과제를 실무적으로 잘 정리해낼 수 있는 분들이 필요하고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그리고 인수위원회는 지난 원희룡 도정 때는 관련 조례가 없는 상태에서 매머드급으로 150명 가까이 했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지금은 인수위원회가 20명으로 제한이 돼 있다. 물론 제도적으로 자문위원을 둘 수 있지만, 저는 적절하게 '스마트 인수위원회'로 운영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그 인수위원회 구성과 맞물려서 또 취임식도 도민들의 관심 사안이다. 취임식 관련해서 어떤 구상이 있는지.

-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저는 새로운 시대의 전환에 대한 메시지가 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주의 역사를 보면 고난과 역경을 극복해내고 또 수눌음 DNA로 상부상조하면서 공동체를 유지시켜 왔는데, 이러한 명맥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 그 다음에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적으로 덮친 상황에서 향후에 어떤 비전을 가지고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메시지가 있어야 된다고 본다. 제주가 갖고 있는 DNA를 잘 승화시키면서 새로운 시대적 변화에 맞게끔 방향을 제시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되지 않을까 싶다.

Q. 도의원도 지내고 지역구 국회의원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치인 오영훈을 어려워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도청 집무실에 갇혀 있는 도지사가 아니라 일하는 도지사가 되겠다고 선언했는데, 자연인 오영훈을 도민들께 어필해달라.

-똑같다. 평범한 농부의 아들이고, 그야말로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촌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다. 아직은 주류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그냥 일반적인 제주인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제주인의 생각을 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또 제주도청의 핵심 과제를 도민들께 쉽게 설명해 낼 수 있는 자질은 좀 갖고 있기 때문에 스스럼 없이 현장에 다니면서 도민들을 만나고 의견을 청취하면서 반영해 나가겠다. 당선 직후 첫 일정은 유일한 생존 애국지사인 강태선 애국지사를 찾아뵙고 인사를 드렸고, 또 동문시장에 가서 상인들을 만나면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제가 약속했던 추경, 7월 중에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해서 민생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약속을 드렸다.

Q. 끝으로 유권자 그리고 도민들께 인사 말씀 부탁드리겠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이번 선거에서 큰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데 대해서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 제주인의 위대한 저력이 있다. 대한민국 1%, 한반도의 변방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제주로 도약시키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겠다.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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