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22-人터뷰]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소통 우선, 교사-행정직 갈등 봉합”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은 IB학교 등 현 이석문 교육감의 교육정책을 무조건 뒤집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소통 교육감을 강조하며, 교사와 일반행정직 갈등을 봉합하고, 인사-예산권을 갖고 교육청 직원을 200명 이상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김광수 제주도 교육감 당선인이 지난 4일 [제주의소리] 스튜디오에서 당선 인터뷰를 나누며 향후 교육정책의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김광수 제주도 교육감 당선인이 지난 4일 [제주의소리] 스튜디오에서 당선 인터뷰를 나누며 향후 교육정책의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4년전 교육감 선거의 패배를 완전히 되갚은 김광수 당선인은 이번 6.1지방선거에서 제주도 43개 읍면동 모든 선거구에서 단 한 곳도 진 곳이 없었다.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이같은 당선 주요 요인으로 김 당선인은 '제주학생 학력 저하'와 '보수 후보 단일화', '현 교육감 불통'을 대표적으로 꼽았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는 지난 4일 오후 3시30분 본사 스튜디오에서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과 인터뷰를 갖고, 제주도교육행정 4년에 대한 청사진을 들어봤다.

김 당선인은 "광수를 지지해준 도민 여러분들께 이 마음속에 있는 고마운 생각을 뭐라고 표현을 해야 될지 정말 모르겠다.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 지지해준 데 대한 보답을 실망시켜드리지 않는 걸로 하겠다. 열심히 하겠다. 지켜봐달라"고 소감을 밝혔다.

'압승을 거둔 요인'에 대해 김 당선인은 "전국적인 현상인데 제주에 조금 늦게 퍼졌다고 보고 있다. 무슨 얘기냐면 학력에 대한 불안감이다. 학생들의 학력이 너무 떨어졌다. 학력을 올려야 된다는 목소리가 컸다"며 "학부모들로부터 '교육감 되시면 우리 아이들 공부 좀 시켜달라'는 얘기를 들어왔다. 사실 초반에는 자꾸 과거로 돌아간다는 얘기 때문에 학력이란 말을 함부로 못 썼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김광수 제주도 교육감 당선인이 지난 4일 [제주의소리] 스튜디오에서 당선 인터뷰를 나누는 모습. 
김광수 제주도 교육감 당선인이 지난 4일 [제주의소리] 스튜디오에서 당선 인터뷰를 나누는 모습. 

자유학기제와 제학력평가 등이 없어지면서 신제주권 학부모들은 학력평가에 대한 주문이 많았다. 김 당선인은 학력 문제를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예비후보를 포함해 선거기간 동안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보수 후보 단일화'였다.

김 당선인은 "누가 뭐래도 단일화 과정이었다. 정말 밤잠 설치면서 만나기도 많이 만났지만, 현장의 도민들을 만나야 될 시간에 참 아까운 시간을 고민하면서 보냈다"며 "(단일화 상대 후보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조금씩 생각의 차이 때문에 오해도 받고 했던 순간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그때가 제일 이제 힘들었던 것 같다"고 소회를 토로했다.

이석문표 교육정책에 대해 김 당선인은 "교육은 '확 뒤집는다'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김광수가 교육감이 됐다고 해서 과거의 정책을 몇 개월, 1~2년 사이에 확 뒤집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그런 부분들은 어디까지나 도민들의 숙의 민주주의에 따른 의견 수렴을 꼭 거쳐 처리를 하겠다. 제 독단으로 어떤 일을 처리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확 뒤집지 않을 것임을 공언했다.

IB학교의 예를 들며 김 당선인은 "사실 IB교육은 초등학교 중학교까지는 좋다. 교육감이 아이들에게 불이익을 안 주면 되는 일"이라며 초중등은 계속 이어갈 듯을 비췄다.

하지만 김 당선인은 "대입은 다르다. 과연 이 DP(IB의 고등교육 과정)라고 하는 카드를 어디에 써먹을거냐, 이건 외국에는 이걸로 대학을 못간다. 우리말로 공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두 과목을 제외하면 못간다. 국내 대학에는 이 DP를 인정하는 대학이 없다"고 고교 IB학교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언급했다. 

김 당선인은 "(IB인증)표선고 아이들은 유일하게 수능을 안치기 때문에 수능으로 인한 입시는 불가능하고, 오직 학생부 종합전형으로만 가야 한다"며 "대학들과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협약을 체결해 표선고 아이들에게 특혜를 주는 방안을 생각해냈는데, 과연 대학에서 이 제안을 받아들이겠냐는 별개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광수 제주도 교육감 당선인이 지난 4일 [제주의소리] 스튜디오에서 좌용철 편집부국장(사진 오른쪽)과 당선 인터뷰를 나누고 있다. 
김광수 제주도 교육감 당선인이 지난 4일 [제주의소리] 스튜디오에서 좌용철 편집부국장(사진 오른쪽)과 당선 인터뷰를 나누고 있다. 

역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최우선 공약으로 '소통'을 꼽았다.

김 당선인은 :교육에서는 소통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소통을 해야 될 정책들이 너무 많다. 예술고 문제라든지, 체육고 문제라든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소통을 소홀히 했다가는 정말 아무것도 못하는 그런 일이 벌어진다"며 "그래서 아이들하고도 소통을 하겠지만 선생님이나 교육 공동체, 넓게는 지역 주민들, 가까이 있는 기자들과도 소통해 교육에 활용할 생각을 해야 된다"고 소통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김 당선인은 "교육감실의 문을 열어놓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겠지만, 6급이나 7급 선생님도 교육감실에 와서 결제를 받고 갈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꼭 국과장이 와야만 결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그래서 소통이라는 말을 제가 먼저 쓴 것"이라고 소통 교육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김 당선인은 "'제주형 교육과정'의 모태는 대한민국 교육과정인데, 제주특별법의 50% 특례사항을 활용할 것"이라며 "이석문표 제주형 자율학교라고 하면 IB로 대표할 수 있지만, 광수표 제주형 자율학교는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다. 임기 중에 몇 군데라도 시범적으로 실시할 수만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지금은 밑그림을 그리는 수준"이라고 김광수표 제주형 자율학교 모델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고사 부활'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언급했지만 학력평가는 반드시 시행할 뜻을 피력했다.

김 당선인은 "연합고사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제가 지난 선거에서 졌다. 고교 내신제로 가는 제도를 인정한다"며 "하지만 논의 자체를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예상컨대 제 임기 후에라도 틀림없이 다시 연합고사를 실시하자는 얘기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연합고사 부활을 굳이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제학력평가나 진단평가에 대해 김 당선인은 "과거와 달리 요즘 제학력평가는 샘플로 하고 있다. 하지만 학력평가를 샘플로 하는 것은 제가 싫다"며 "제학력평가 보다 앞서서 해야 할 게 코로나로 인해 양극화된 학력격차 진단이 시급하다. 진단평가를 먼저 한 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제학력평가는 공약에는 하겠다고 얘기했지만 당장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는 아니였다"며 "진단평가를 우선해서 진단평가를 우선해서 실시해 보고, 나중에 판단하겠다"고 진단평가를 우선적으로 실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광수 제주도 교육감 당선인이 지난 4일 [제주의소리] 스튜디오에서 당선 인터뷰를 나누는 모습. 
김광수 제주도 교육감 당선인이 지난 4일 [제주의소리] 스튜디오에서 당선 인터뷰를 나누는 모습. 

'서귀포시 우회도로 건설관련 학생문화원 이전 공약'에 대해 김 당선인은 "우회도로 인근에는 학생문화원과 유아교육진흥원, 서귀포도서관, 서귀포외국문화학습관 등 4개 기관이 있다"며 "학교라면 모르겠지만 교육시설은 얼마든지 옮길 수 있다는 전제로 학생문화원을 옮길 수만 있다면 이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당선인은 "서귀포시에서도 이전 대체부지를 제안했었다. 문제는 건축비인데 제가 볼 때 학습문화원을 따로 짓는다고 해서 제주도교육청 재정에 큰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며 " 길을 우선 만들어 놓고, 정 불편하면 학생문화원을 옮겨서 도서관하고 별도로 두고, 그 자리에는 잔디광장을 조성하게끔 하는게 정답"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교사와 행정직의 갈등'에 대해 김 당선인은 "교육청 행정직 공무원들의 불만이 있는게 선생님들은 '수업만 한다' 그러면 행정직 공무원들은 '우리는 뭐냐' 이렇게 반발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교육청 정문에서 농성도 하지 않았나. 이 갈등을 제가 풀어야 한다"고 갈등해소를 약속했다.

김 당선인은 "선생님들 입장도 살리고, 또 행정직의 숨통을 트이게 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며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추가 직원을 뽑겠다. 없는 돈도 만들어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판국에 교육청이 사람을 좀 뽑아서 활용하려 한다. 200명 아니면 수백명이라도 좋다. 할 수 있는 권한이 있고, 예산도 있는데 왜 못하겠나. 이제까지 뽑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지만, 사람을 뽑아서 일을 시키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일반행정직 인력확보도 장담했다. / 대담 =좌용철 편집부국장, 사진ㆍ정리 =박성우 기자

김광수 제주도 교육감 당선인이 지난 4일 [제주의소리] 스튜디오에서 당선 인터뷰를 나누는 모습.
김광수 제주도 교육감 당선인이 지난 4일 [제주의소리] 스튜디오에서 당선 인터뷰를 나누는 모습.

Q. 축하드린다. 예상보다 훨씬 큰 표 차이로 당선됐는데, 소감부터 한 말씀 부탁드린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그리고 광수를 지지해준 도민 여러분들께 이 마음속에 있는 고마운 생각을 뭐라고 표현을 해야 될지 정말 모르겠다.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 지지해준 데 대한 보답을 실망시켜드리지 않는 걸로 하겠다. 열심히 하겠다. 지켜봐달라..

Q. 이른바 블랙아웃 직전에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초접전이었다. 그런데 막상 깨보니 상당히 큰 표 차이로 승리했다. 이렇게 큰 표 차이로 이기게 된 요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건 확실하다. 전국적인 현상인데 제주에 조금 늦게 퍼졌다고 보고 있다. 무슨 얘기냐면 학력에 대한 불안감이다. 학생들의 학력이 너무 떨어졌다. 학력을 올려야 된다는 우려가 나타나더라. 학부모들로부터 '교육감 되시면 우리 아이들 공부 좀 시켜달라'는 얘기를 들어왔다. 사실 초반에는 자꾸 과거로 돌아간다는 얘기 때문에 학력이란 말을 함부로 못 썼다.

Q. 예비후보 때까지로 거슬러 올라가면 선거 기간 상당히 길지 않았나. 선거 기간 중 가장 힘들었던 기억은 어떤 게 있나.

-누가 뭐래도 단일화 과정 아니었겠나. 정말 밤잠 설치면서 만나기도 많이 만났지만, 현장의 도민들을 만나야 될 시간에 참 아까운 시간을 고민하면서 보냈다. (단일화 상대 후보의)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조금씩 생각의 차이 때문에 오해도 받고 했던 순간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그때가 제일 이제 힘들었던 것 같다.

Q. 당선인은 제주 교육의 대변화를 예고했다. 그러다 보니 교육 현장에서는 교육 정책 철학의 기조가 갑작스럽게 바뀌는 것에 따른 우려도 좀 있을 것 같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복안이 있다면?

-우선 가장 중요한 말씀부터 드려야 되겠다. 교육은 '확 뒤집는다'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아이들의 성장 발달에 따른 단계별 정책이 필요해서 김광수가 교육감이 됐다고 해서 과거의 정책을 몇 개월, 1~2년 사이에 확 뒤집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 부분들은 어디까지나 도민들의 숙의 민주주의에 따른 의견 수렴을 꼭 거쳐 처리를 하겠다. 제 독단으로 어떤 일을 처리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안심하셔도 된다.

Q. 이석문 전임 교육감의 대표적인 정책으로 IB교육을 꼽을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앞날을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다. 어떻게 되는 것일까.

-저도 걱정이 된다. 오늘(3일)도 그 얘기를 했다. 도교육청 실국장들과 만나 '나한테 한번 설명을 해달라. 광수를 한번 이해 시켜달라'고 했다. 사실 IB교육은 초등학교 중학교까지는 좋다. 그건 교육감이 아이들에게 불이익을 안 주면 되는 일이다. 하지만 대입은 다르지 않느냐. 과연 이 DP(IB의 고등교육 과정)라고 하는 카드를 어디에 써먹을거냐, 이건 외국에는 이걸로 대학을 못간다. 우리말로 공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두 과목을 제외하면 못간다. 그다음 국내 대학에는 이 DP를 인정하는 대학이 없다. 우리 제주도에 있는 대학만 해도 고작해야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갈 수 있는데, 일반고등학교에서도 다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대학을 간다. 그러면 (IB인증)표선고 아이들은 유일하게 수능을 안치기 때문에 수능으로 인한 입시는 불가능하고, 오직 학생부 종합전형으로만 가야 한다. 예를 들어 다른 타 학교 아이들은 입학 정원이 2000명이면 어떤 방법이든지 선택할 수 있지만, 표선고 졸업 학생들은 거기에 20%인 400명 정도 안에서 경쟁을 해야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불이익을 어떻게 해결해야 되겠느냐, 정말 우리 해결책을 찾자, 당장 엎을 수는 없고 '안 하겠다' 할 수도 없지 않나. 주민들이나 학부모들과 의논할 방법도 없다. 그래서 제가 고민해서 생각해낸 게 도내에 있는 대학들과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협약을 체결해 표선고 아이들에게 특혜를 주는 방안을 생각해냈는데, 과연 대학에서 이 제안을 받아들이겠냐는 별개다. 이게 입시 정책인데 정말 고민이 많다. 물론 당장 올해 입시는 아니지만, 내년 끝난 다음에 입시인데, 그 사이에 어떤 변화가 올지는 모르겠지만, 고민이 말이 아니다.

Q. 선거 과정은 물론, 교육의원 재직 당시에도 이석문 교육감 체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비판적이었다. 그럼에도 한번 뒤돌아보면 공과 과가 있을 텐데, 당선인이 꼽을 수 있는 이석문 교육감 체제의 공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

-역시 복지 쪽에서는 배울 점들이 있다. (이석문 후보의)공약 중에서 복지 쪽의 공약은 저도 받아들일 생각이다. 좋은 복지는 앞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지 않나. 제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예를 들어 저는 중학교 입학생들에게 노트북을 하나씩 선물하게끔 했는데, 상대방은 아예 태블릿PC를 전 아이들에게 제공한다고 했다. 가만히 보니까 제주지역 아이들의 PC보유율이 전국에서 거의 꼴찌다. 이게 창피한 일이다. 선거 과정에서는 제가 주로 공격을 했었다. '지금까지 뭐하다가 이제야 주느냐'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현실적으로 그게 필요하겠다 싶었다. 

그 외에 정책들에 있어서는 저와 대립되는 것들이 없잖아 있다. 예를 들어 IB를 확대하겠다는 것은 저는 반대다. 확대까지는 좀 고민을 해봐야 되는 부분이 많다. 저는 현상 유지도 쉽지가 않다고 보고 있다. 

Q. 어쨌든 선거운동 중 '광수 생각'으로 소개된 정책 공약들이 많이 있지 않나. 그중 가장 우선적이고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공약 정책 하나를 꼽는다면 어떤 게 있겠나.

-소통이다. 이게 교육에서는 소통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소통을 해야 될 정책들이 너무 많다. 예술고 문제라든지, 체육고 문제라든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소통을 소홀히 했다가는 정말 아무것도 못하는 그런 일이 벌어진다. 그래서 아이들하고도 소통을 하겠지만 선생님이나 교육 공동체, 넓게는 지역 주민들, 가까이 있는 기자들과도 소통해 교육에 활용할 생각을 해야 된다는 것이다. 교육감실의 문을 열어놓은 것은 너무나 당연하겠지만, 6급이나 7급 선생님도 와서 결제를 받고 갈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꼭 국과장이 와야만 결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그래서 소통이라는 말을 제가 먼저 쓴 것이다.

Q. 제주는 특별자치도지 않나. 교육과 관련해서도 여러가지 특례가 주어졌는데요. 제주특별법에 있는 우리 제주교육 특례를 활용하겠다고 하는 정책 공약이 있는지. 구체적인 실천 계획이 있는지 소개해달라.

-사실 4년 전에 제시했던 공약을 이번에는 내지 않았다. 당시 (상대 후보의)IB와 제가 제시했던 '제주형 교육과정'이 부딪혔다. 이게 특례를 활용한 교육과정이다. 제주특별법 상 교육 특례가 50%까지, 예를 들어 수업 시간·수업 시수 등이 다 보장돼 있다. 이걸 활용한 제주특별자치도형 자율학교 교육과정을 만든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에서 그걸 공약으로 냈다. 상대방 후보는 IB교육과정을 들고 나왔는데 제가 지지 않았나. 결국 제가 생각했던 교육과정은 사라지고 IB교육과정이 지금까지 살아있는 건데, 개인적인 욕심은 아이비 교육과정보다 '제주형 교육과정'을 해보고 싶었다. 솔직히 이건 입시에는 큰 문제가 없다. 어쩌면 자율성이 강조돼 아이들 공부시키는 방법으로 괜찮을 것 같은데, 지금 만약 도입한다면 너무 확 뒤집는 꼴이 된다. 그러면 아이들이 당황하게 되고 학교에 혼선이 오게 된다. 전 그게 싫다.

그래서 사실 이번에는 공약으로 안 내세웠지만,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몇 학교에 시범적으로 적용해보면 어떨까 싶다. '제주형 교육과정'의 모태는 대한민국 교육과정인데, 50%의 특례사항을 활용하는 것이다. 좋은 수업을 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수학이 더 필요하다면 수학을 더 공부시킬 수 있다는 거다. 저는 매력이 있다고 본다. 이석문표 제주형 자율학교라고 하면 IB로 대표할 수 있지만, 광수표 제주형 자율학교는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다. 임기 중에 몇 군데라도 시범적으로 실시할 수만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지금은 밑그림을 그리는 수준이다.

Q.우리 자녀들이 더 궁금해할 질문인 것 같은데 연합고사, 제학력 평가, 부활하는 것인가?

-연합고사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제가 지난 선거에서 졌잖나. 고교 내신제로 가는 제도를 인정한다. 그러나 논의 자체를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지금의 중학생들에게는 해당이 안 되는 얘기고, 초등학생들에게는......과거에 내신 100%퍼센트로 한 적이 있었다. 그게 결국 번복된 건데, 지금 두 번째로 반복되고 있다. 예상컨데 제 임기 후에라도 틀림없이 다시 연합고사를 실시하자는 얘기가 나온다. 두고보면 알 것이다. 왜냐하면 성적하고 관계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상은 하지만, 저는 그걸 굳이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

Q. 제학력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논의는 가능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과거와 달리 요즘 제학력평가는 샘플로 하더라. 하지만 학력평가 샘플은 전 싫다. 굳이 시행한다면 전수조사를 해야하는 것이다. 그런데 제학력 평가보다 앞서서 먼저 해야 될 게 코로나로 인해 양극화된 학력 격차의 진단이 시급하다. 진단 평가를 한 후 고민하겠다. 제학력 평가는 물론 공약에는 하겠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당장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는 아니다. 진단 평가를 우선해서 그걸 보고 판단하겠다.

Q. 서귀포시 우회도로 건설과 관련해서 당선인은 학생문화원과 도서관을 이전하겠다라고 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해서 좀 물음표를 다는 분들이 있다.

-제가 자세히 봤다. 선거 당시에는 이슈화하기 위해 결론만 말씀을 드린 부분이 있는데, 현재 거기에 4개의 기구가 들어가 있다. 제주유아교육진흥원, 서귀포학생문화원, 서귀포도서관, 서귀포외국문화학습관이 있다. 이중 유아교육진흥원 건물은 따로 돼 있고 나머지 셋은 한 건물에 있다. 제가 교육의원 할 때부터 '도서관을 빼야 된다', 아니면 '도서관을 여기에 두고 학생문화원을 빼야 된다' 이런 말들이 있었다. 사실 길은 옮기지 못하지 않나. 길은 영원한 것이다. 그리고 주민 편의가 먼저다. 학교라면 모르겠지만 교육시설은 얼마든지 옮길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지금 잔디 광장이 문제가 되는데 학생문화원을 옮길 수만 있다면 옮기자는 것이다.

그만큼 서귀포시에서 용지도 제안을 했더라. 무작정 한게 아니고 이미 서귀포시에서 여러 단계를 거쳐서 고민을 한 부분이 있었다. 단 하나, 문제는 건축비인데 제가 볼 때 학습문화원을 따로 짓는다고 해서 제주도교육청 재정에 큰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기회가 되면 길을 우선 만들어 놓고, 정 불편하면 학생문화원을 옮겨서 도서관하고 별도로 두고, 그 자리에는 잔디광장을 조성하게끔 하는게 정답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Q. 교육의원을 직접 겪었기 때문에 아시겠지만, 공무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게 의회에서 요구하는 자료를 만드는 것이다. 업무 경감 차원에서도 한번 의회 측하고 만나서 통 크게 협의하는 과정을 좀 거쳤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좋은 지적이다. 특히 요즘 교육청 행정직 공무원들의 불만이 있는게, 전임자의 시스템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 예를 들어 선생님들은 '수업만 한다' 그러면 행정직 공무원들은 '우리는 뭐냐' 이렇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교육청 정문에서 농성도 하지 않았나. 이 갈등을 제가 풀어야 한다. 선생님들 입장도 살리고, 또 행정직의 숨통을 트이게 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또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추가 직원을 뽑겠다. 없는 돈도 만들어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판국에 교육청이 사람을 좀 뽑아서 활용하려 한다. 200명 아니면 수백명이라도 좋다. 할 수 있는 권한이 있고, 예산도 있는데 왜 못하겠나. 이제까지 뽑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지만, 사람을 뽑아서 일을 시키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

Q.마지막으로 도민들께, 그리고 교육가족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

-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그리고 정말 사랑하는 교육가족 여러분 김광수를 지지해 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한 가지 약속 드리겠다. 모든 분야, 모든 분들을 다 포용하겠다. 모든 정책 역시 다 포용하되 저의 생각과 좀 대립되는 부분들을 정리하면서 우리 아이들의 미래나 도민들의 미래를 고민하는 그런 교육감이 되도록 애쓰겠다. 지켜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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