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긴 생각] 여든 다섯 번째

시간이 지날수록 제주다움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제주출신의 공학자, 이문호 전북대학교 초빙교수가 '제주의소리' 독자들과 만난다. 제주다움과 고향에 대한 깊은 성찰까지 필자의 제언을 ‘짧은 글, 긴 생각’ 코너를 통해 만나본다. / 편집자 주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오영훈 도지사, 김광수 교육감, 김한규 국회의원, 45명의 도의원(43% 교체), 그리고 3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제주대 김일환 총장까지, 제주의 행정, 교육, 입법, 대학 전 분야 지역 수장들이 바뀌는 새바람이 불고 있다. 이참에, 한라산 설문대 할망을 걷게 하자, 제주도를 돌게(Dynamic Jeju) 하자. 제주에 바람은 풍(風, Wind)이면서 소망(所望, Wish)이다. 이번 당선자들 중에 ‘큰바위’ 같은 인물로 거듭나서 제주사람이 소원을 풀고 한라산을 돌릴 자이언트 ‘설문대할망’이 될 것을 기대하는 덕담(德談)이다.

겨울 한라산 설경 모습.
Dynamic 타원 제주 한라산(왼쪽)과 움직이는 한라산. 제공=이문호
Dynamic 타원 제주 한라산(왼쪽)과 움직이는 한라산. 제공=이문호

1. 제주에 새롭게 부는 바람은?

제주도에서 늘 사용되는 말 중에 ‘있수과?(있습니까?)’가 있다. 또 이의 단축형인 ‘셔?(있어?)’를 곧장 사용한다. 원어는 ‘싯다’이고 ‘있다’의 제주어다. 자리(席)나 공간을 차지한 상태로 사람이나 동물이 일정한 곳에 머물러 살거나 지내는 상태다. ‘셔’의 ‘여’는 동사의 연결어미 ‘어, -여’로 그 동사가 뜻하는 행동이나 변화가 끝난 상태가 지속됨을 나타낸다. 즉, ‘셔’는 ‘싯다[있다(有), 존재상태 Static Status]+여[오고 가는 행태(行態), Dynamic Status]’다. 바람 많은 제주 지방의 언어는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특징을 갖는다.

바람의 언어 “셔?”: 제주에서 바람은 밤낮을 오고가면서 ‘셔?’, ‘셔?’ 안부(安否)를 묻는다. 제주 사람들도 바람 ‘괸당’의 입말(口語)을 닮아‘서’ 한저 옵‘서’, 밥 먹엉 갑‘서’, 끝말 옵서, 갑서 둘이 더해지면 ‘서’+‘서’=‘셔?’.ㅡ이문호의 바람의 언어 “셔” 전문이다ㅡ우주(宇宙)에 사는 바람끼리의 말(語)인 ‘셔’를 제주사람들은 지상(地上)에 사는 인간의 말로 환생(幻生)시켜 ‘서’인 ‘옵 서, 갑 서’로, 바람도 같이 듣는 말로 말한다. 이는 제주사람은 ‘바람 사는 괸당나라’에 같이(共生) 살고 있음이다. 당선자들은 제주사람의 ‘바람(風, 所望)’이 되길 간곡히 바란다. 바람은 오늘도 ‘임자, 셔?’ 말을 흘리고 한라산을 오르고 있다.

2. ‘새바람’에게 당부의 말씀: 자강(自强)제주를 만들어야 한다.

 밭담 창안자 김구(1234년: 제주의 천년 앞을 내다봤다)가 간 700년 후, 36세 준장 김영관 제독(강원도 김화군 출신, 1961~1963년 현역 준장으로 제12대 제주도지사)이 있다. 제주사람은 아니지만 귀감이 되는 인물이다. 그는 ‘제주 사람을 하늘로 받들어’ 정치를 했다. 그 결과 ‘제주의 물, 5.16도로, 전기를 해결하고 제주 대학의 국립대 승격과 감귤 조성 농업을 뿌리 내리게 했다’. 김 지사의 제주 지사 3년 동안의 회고록을 보면 제주사랑이 넘쳐난다. 당시 1961년 9.8 박정희 의장이 전국 시·도 초도순시에서 제주를 첫 방문지로 해서 제주에 대한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박 의장이 묵을 호텔이 없어 도지사 관사에 머물렀다. 정보화 세상에 제주는 앞으로 100년을 어떻게 가야하나?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곳이 제주와 닮은 싱가포르와 대만이다. 제주의 발전 동력을 찾는데 참고가 될 것이다.

3. 1963년 싱가포르(697㎢)의 이광요(1923-2015) 총리와 제주(1833㎢)의 흘러간 ‘바람들’

제주 면적은 싱가포르의 2.6배로 한국에서 가장 큰 섬. 일본 강제 점령기를 거쳐 4.3사건을 거쳤다. 싱가포르도 일본 강제 점령기와 영국의 식민지를 거쳤다. 이광요(1923-2015, 영국 케임브리지대) 총리는 싱가포르의 역사를 새로 쓴 인물이다. 간단한 예가 당시 세워진 싱가포르의 국립대와 난양공대는 현재 세계 톱 2~3위에 오른다. 세계 최고 인재들이 모여들게 만든 사람이 바로 이광요 총리다. 두 대학은 미국 톱인 MIT와 스탠포드, 버클리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거기엔 제주보다 아주 작은 섬 국가의 이광요 총리의 철학이 만든 결과다. 그 사이에 제주특별자치도에서 도지사가 많이 나왔다. 그러나 모두 흘러가는 바람들이었다. 김구 판관이나 김영관 지사처럼 ‘제주사람들을 위한’ 민치(民治)를 펴지 못했다. 제주 1000년을 내다본 게 아니라 용이 꼬리가 된 ‘룡지사’처럼 자신의 앞날을 위한 자치(自治)를 폈다. 만일 도민의 100년을 위해 먹고살 수 있는 농·생산 제조업을 부흥하고, 세계 유명 대학이나 지식 산업을 창출했다면 관광객은 싱가포르처럼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법, 이광요의 국정 철학의 비법을 몰랐다.

역사를 거슬러가 보면, 1960-2000년대 한국은 산업 사회의 초기 진입 단계로 제주가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었다. 이병철의 삼성전자, 정주영의 현대건설과 자동차 사업이 태동기로 제주가 손짓만 했다면 일(誘致)이 쉽게 이뤄졌을 것 이다. 그때, 제주의 앞을 내다보는 걸출한 인물이 없었는가? 있다. 공군 소장 출신의 박충훈 상공부 장관(1919-2001, 일본교토 동지사 상고, 훗날 대통령 권한대행)이다. 두 번씩 상공부 장관과 부총리 겸 경제부총리를 지낸 경제통인 박충훈 장관이 제주를 위해 움직였다면 삼성전자나 LG 브랜드 유치나 제주 특성에 맞는 기업하나 쯤 창업이 가능했지 않았을까.

4. 2022년 6월 오영훈 도지사, 제주대 김일환 총장, 김광수 교육감, 세 트리오가 발을 맟춰야 한다

골프장 대신 세계적인 특정 아이템을 갖는 연구 대학이나 연구소, 반도체 설계소를 곶자왈에 세웠다면 오늘날 제주의 역사는 많이 변했을 터. 섬나라 대만을 보면, 대만(3만6193㎢, 제주의 20배)의 비메모리반도체 TSMC(모리스 창, 미국 스탠포드대 전기과 박사, 1987년 창업)가 세계 톱 기업으로 대만을 먹여 살리고 있다. 모리스 창(Morris Chang, 張忠謀, 1931년)은 중화민국의 반도체 엔지니어 겸 기업인이다. 세계 최초의 파운드리 기업인 중화민국의 TSMC를 1987년 창업했고, 중화민국 첨단산업의 대부가 됐다. 지금 TMSC는 삼성반도체와 같이 전세계에서 모든 사람이 주목하고 있다.

만일 제주대학과 경쟁하는 특성 대학원(삼성사내대학원 참조: 제주도교육청과 제주대 협치에 의한 제주지역에서 우수교사와 공무원 중에서 모집, 제주 특성분야 연구로 석박사 학위, 소수정예반, 이수 후 사무관과 교감승진)을 만들었다면 서로 경쟁하면서 상생이 되어 서로가 발전한다. 그 예가 전남대와 맞먹는 광주과기원, 경북대와 경쟁하는 포항공대의 경우다. 제주대가 노벨상 받은 교수를 초빙하고 제주도와 제주대만이 할 수 있는 특성분야를 개설해 나가야 한다. 국제학교도 추가로 허가해 영어교육도시를 대학(원)까지 완성해야 성공한다. 김광수 교육감에게 드리는 당부사항이다. 필자는 1990년 초 전주-이리-군산의 삼각지대에 테크노벨트를 설계했다.

김구 판관과 김영관 지사가 그랬듯이 제주는 ‘제주 사람이 먼저’다. 유람 오는 관광객은 두 번째다. 강대국인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을 보면 알 수 있다. 즉, 미국의 이익이 우선이고, 코로나 백신 주사도 미국인이 먼저다. 앞으로 오는 새천년 제주는 농·생산 제조업과 돌연변이 바이러스균 국제연구소와 한전-태양광-풍차에서 생산된 잉여전력을 이용한 수소 연료전지 Module을 각 가정에서 무료로 사용하는 전력 특구시범도시를 전국에서 최초로 도민들에게 서비스해야 한다. 국책과제로 신청해야 하고 이에 따르는 부대 효과는 6G 모바일정보통신, 수소전기차,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 산업 유치 등으로 관광 산업에 치우친 산업 구조를 확 바꿀 동기(動機, Motivation)가 된다. 제주대학도 이에 따른 연구를 활성화 할 수 있다. 지구 기후 온난화로 제주의 주종산업인 귤은 충청도까지 올라갔고 육지 곳곳에서 온실 제배되고 있다. 대체 작목 연구가 시급하다. 노지(露地)의 노란 감귤에 달린 빨간 커피 열매다. 물론, 커피와 온즈감귤은 목(目)이 다르지만, 유전자 CUAG비가 95% 같을 경우에 이종(異種)간에Transposon(유전자 위치를 바꿈: 1983년 노벨생리의학상, 바버라멕클린톡 박사 식물학, 옥수수 색깔연구)에 의한 자르고붙이기(Cut&Paste)로 커피-귤나무의 유전자 조합은 가능하다.

2021년 12월 14일 마라도지진을 보면서 제주바다에 풍차건설은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 한라산을 받치고 있는 바다 밑 화강암 암반벨트를 계속 일정주파수 5Hz의 배수로 흔들어대고 때리면 그 진동 누적은 5년 내 더 큰 지진이 되어 다시 돌아온다. 남아도는 전기를 바다에 풍차 칼을 꼽고 바다환경을 파괴할 필요가 있는가? 육지바다는 바다 속이 뻘로 돼서 풍차건설에 문제가 안 된다. 반면에 마라도지진에서 보듯, 제주바다의 화강암 암반은 연속된 판(坂)인 동일진동체로 마라도-고산-서귀포 3각 암반체가 서로공진(共振, Resonance)됐다. 아울러 제주바다는 제주를 덮는 이불이다.

싱가포르는 이광요의 국립대학으로, 대만은 모리스 창 박사의 반도체 TSMC로 각각 싱가포르와 대만을 먹여 살리고 있다. 한국은 이병철 삼성반도체가 korea를 먹여 살리듯, 영민한 오영훈 도지사도 제주를 먹여 살릴 정책 아이템을 개발하여 비즈니스(Business)화해야 한다. 오 지사는 “대한민국 1%, 한반도의 변방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제주로 우뚝 세우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이문호

이문호 교수는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출신 전기통신 기술사(1980)로 일본 동경대 전자과(1990), 전남대 전기과(1984)에서 공학박사를 각각 받고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서 포스트닥(1985) 과정을 밟았다. 이후 캐나다 Concordia대학, 호주 울릉공- RMIT대학, 독일 뮌헨,하노버-아흔대학 등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1970년대는 제주 남양 MBC 송신소장을 역임했고 1980년부터 전북대 전자공학부 교수,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며 세계최초 Jacket 행렬을 발견했다. 2007년 이달의 과학자상, 과학기술훈장 도약장, 해동 정보통신 학술대상, 한국통신학회, 대한전자공학회 논문상, 2013년 제주-전북도 문화상(학술)을 수상했고 2015년 국가연구개발 100선선정, 2018년 한국공학교육학회 논문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제주문화의 원형(原型)과 정낭(錠木) 관련 이동통신 DNA코드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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