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제주지역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판매가격도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13일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도내 주유소 휘발유 1리터(L)당 판매가격은 평균 2136.87원, 경유는 2179.52원으로 연일 신고가를 찍고 있다.

도내 휘발유 가격은 석유 파동을 겪은 2012년 3월 처음 2000원을 넘어섰다. 그해 4월에는 2080.54원으로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후 원유 증산에 따른 안정세로 2016년 2월에는 1364.51원으로 35%나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5월에는 1305.42원으로 더 내려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위축됐던 소비가 회복되면서 국제유가는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까지 터지면서 가격을 끌어올렸다.

실제 올해 3월13일 도내 휘발유 평균 가격이 2087.30원으로 10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한데 이어 나흘 만에 2105.05원으로 처음 2100원 벽을 넘어섰다. 

수급난이 심한 경유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초고유가 시대를 맞이한 2008년 7월 2046.39원 기록마저 깨졌다. 이달 들어서는 2100원을 웃돌며 휘발유 가격 역전 현상이 빚어졌다.

일부 주유소에서는 경유를 1리터당 22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휘발유와 경유를 통틀어 2200원 돌파는 제주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유류세 인하 조치도 가격 역전 현상을 부추겼다. 7월31일까지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30% 인하하면서 휘발유는 1리터당 247원 하락한 반면 경유는 174원 인하에 그치고 있다.

세금 인하를 적용하지 않는다면 도내 휘발유 판매가격은 1리터당 2383원, 경유는 2353원이 된다. 5월1일부터 인하폭이 20%에서 30%로 확대됐지만 체감효과는 미비하다.

정유업계는 주유소 기름값이 당분간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여전히 어렵고 미국의 원유 재고량마저 기대치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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