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4사 당선인 초청 공동대담]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
"제학력평가 불가피...IB현행만 유지...신제주 여고 이전 재논의"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은 무엇보다 '소통'을 우선시하겠다는 약속을 거듭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보수성향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의 상대 후보의 정책 아이디어는 물론, 필요에 따라 경쟁 상대였던 전임 제주도교육감의 정책 적용까지 검토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6.1지방선거 과정에서 '선택 2022 한 표, 한 표가 미래다'라는 슬로건 아래 선거보도 공동 협약을 맺은 [제주의소리]와 제주일보, 제주MBC, 제주CBS 등 언론4사는 지난 14일 제주MBC  공개스튜디오에서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 초청 공동대담을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제주일보, 제주MBC, 제주CBS 등 제주지역 언론4사와 공동대담을 갖고 있는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 제주일보, 제주MBC, 제주CBS 등 제주지역 언론4사와 공동대담을 갖고 있는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 ⓒ제주의소리

이날 대담은 김봉현 제주의소리 편집국장과 김재범 제주일보 편집국장, 조인호 제주MBC 보도국장, 김대휘 제주CBS 보도국장 등 언론4사 편집·보도국장 4명이 패널로 참석해 질의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약 1시간에 걸쳐 진행된 대담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학력격차 해소 △과밀학급 해소와 학교 신설 방안 △국제학교와 IB교육 △학교 내 갈등 해소 등 교육현안 해결에 대한 김 당선인의 구상과 주요 공약의 실행계획에 대해 폭 넓게 다뤄졌다.

김 당선인은 자신의 핵심 공약이자 선거 슬로건이었던 '돌담형 제주교육'과 관련 "제주교육이 불통이었다는 얘기가 자꾸 돌았다. 무엇보다 소통이 필요한 시기에서 교육공동체가 돌을 하나씩 쌓아가는 형상으로 제시했다"며 "아이들, 교사들, 학부모들, 지역주민들, 심지어 교육청 식구들과도 허물 없이 소통하며 교육현안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 [학력격차 해소] 포스트 코로나 학력 저하, 제 학력 평가 필요

대담의 첫번째 주제로는 코로나19를 거치며 제 학력을 갖추지 못한 교육현안이 집중 논의됐다. 김 당선인은 시험 능력주의에 대한 우려를 밝히면서도 선거 과정에서 제 학력 평가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 당선인은 "상당히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초등학교 1~3학년 정도의 학생들에게는 구태여 평가가 필요가 없겠지만, 4~6학년 학생들은 평가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 당선인은 "현재 도내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돈을 들고 학원에 가서 우리 아이가 어느정도 수준인지 확인한다고 하더라"며 "이런 일이 없도록 중간-기말고사 정도는 필요할 것이고, 중학교 때부터는 어느정도 필요한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학습평가의 목표 지향적인 부분이 비난을 받을 수는 있지만, 어차피 수업은 목표가 있게 돼있다. 전 세계 모든 수업에는 목표가 있다. 목표가 있다는 것은 곧 평가가 따른다는 얘기"라며 평가의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더 큰 문제는 지역간 학업 성취도다. 도심지와 읍면지역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는 교육부의 평가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를 사교육 영향 때문으로 분석했다.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며 공교육을 내실화하는 것은 김 당선인이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다.

김 당선인은 "정말 힘든 얘기고 오랜 과제다. 학부모의 호주머니 부담을 덜기 위한 솔로몬의 지혜를 요구하는데, 저 역시 공식적인 대답으로는 공교육 정상화-활성화로 막겠다고 답할 수 밖에 없다"며 "이번 추경을 통해 각 학교에서 약화된 방과 후 교육활동, 특기적성 교육활동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읍면지역 학교의 경우 학교 선생님이 아니면 답이 없는 실정으로, 선생님에게 희생과 봉사를 요구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제주의소리, 제주일보, 제주MBC, 제주CBS 등 제주지역 언론4사와 공동대담을 갖고 있는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nbsp;ⓒ제주의소리<br>
제주의소리, 제주일보, 제주MBC, 제주CBS 등 제주지역 언론4사와 공동대담을 갖고 있는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 ⓒ제주의소리

# [과밀학급 분산] "도심공동화 위기 맞물려 과대학교 해결 대원칙"

특정 지역으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불거진 도심지역 과밀학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조속한 학교 신설을 약속했다.

김 당선인은 "도심 공동화로 인해 위기에 처한 학교가 있는가 하면 특정 학교는 수천명의 아이들이 밀집해 있다. 과밀학급 해소와 과대학교 분산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어 "선거 과정에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부지 내 학교 신설을 약속했던만큼 신설을 추진하겠다. 해당 부지에 교육용 부지가 있기 떄문에, 시기를 놓치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일반적인 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몇 명을 목표로 가느냐의 문제"라며 "과대학교와 과밀학급 해소한다는 대원칙을 지키며 대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효율성-경제논리에 밀린 소규모 학교 통폐합 우려와 관련해서는 "제 임기 동안 학교가 없어지는 일은 없다. 몸을 던져서라도 막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김 당선인은 "저 역시 저청리 저청초등학교 출신으로 읍면지역 학교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며 "학교는 단순 학교로써의 기능이 아니라 지역의 문화 공간으로 주민들을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 어떤 시설이 들어와도 학교만한 시설은 없다"고 단언했다.

# [국제학교 추가설립] "반대할 이유 없어...도민 약속 지켜져야"

서귀포시 대정읍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 추가 설립과 관련해서는 "도민과의 약속이 지켜져야 한다는 점에서 동의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고수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주도로 조성된 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는 현재 4곳이 운영되고 있다. JDC는 기존 4개 국제학교 외에 2개의 국제학교 추가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국제학교는 해외로 향했던 내국인 조기유학 수요를 국내로 돌려 외화유출을 방지하고, 유학에 따른 가정해체 등의 사회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뒤따랐다. 4개 국제학교의 학생 유치율도 80%를 넘어가는 성과를 거뒀다.

반면, 일각에선 국제학교가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켰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 해 수천만원의 학비를 들여야 하는 국제학교가 특정 부유층의 전유물이 되며 소위 '귀족학교'로 분류됐다는 우려다.

제주의소리, 제주일보, 제주MBC, 제주CBS 등 제주지역 언론4사와 공동대담을 갖고 있는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nbsp;ⓒ제주의소리<br>
제주의소리, 제주일보, 제주MBC, 제주CBS 등 제주지역 언론4사와 공동대담을 갖고 있는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 ⓒ제주의소리

이와 관련 김 당선인은 "함부로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국제학교가 더 들어오는 것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애초에 JDC와 제주도민들이 약속한 것이 7개 국제학교인데, 이건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영어교육도시는 성장하자가 현재는 정체된 상태다. 만약 7개교가 들어와 영어교육도시가 제대로 활성화될 때 해당 지역에 제주도교육청이 관할하는 초중고를 설립하면 자연스럽게 이 학교는 국제학교로서의 기능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운영중인 4개 국제학교의 정원도 모두 채워지지 않고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서는 "많은 분들께 얘기를 들었는데, 국제학교의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정원을 모두 안채운다는 얘기를 하더라"며 "전임 교육감 역시 동의하지 않은게 그 부분이었는데, 이를 전제하더라도 일단 동의는 하겠다"고 밝혔다.

# [IB교육] "대입 한계 분명...유지 하겠지만 확대는 않는다"

전임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IB교육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현행대로 유지하되, 추가 확장은 생각치 않는다고 못박았다.

김 당선인은 "IB교육은 처음 도입할 시 수평적으로 들어왔다는데 문제가 있다. 최소한 10년 정도 기간을 두고, 초중학교부터 IB교육과정을 거친 아이들이 단계적으로 고교에 들어갔다면 문제가 없었겠지만, 대한민국 교육과정을 거친 아이들이 IB교육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현재 IB인증학교로 지정된 표선고와 관련해 "표선초-표선중의 IB교육은 초중학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지만, 표선고를 졸업했을 때 대학 진학의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며 "IB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학생부 종합전형이라는 제한된 대입만을 강요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당선인은 "다른 일반고등학교 졸업생들은 수능을 치르고 정시로 진학할 수 있지만, 표선고 졸업자는 모든 학생이 학생부 종합전형으로만 대입을 적용받아야 한다"며 "(IB교육이 기 적용된)국제학교 아이들이 수능을 치르면 점수가 잘 안나온다. 교육과정이 달라서 입시 범위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제주의소리, 제주일보, 제주MBC, 제주CBS 등 제주지역 언론4사와 공동대담을 갖고 있는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nbsp;ⓒ제주의소리<br>
제주의소리, 제주일보, 제주MBC, 제주CBS 등 제주지역 언론4사와 공동대담을 갖고 있는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 ⓒ제주의소리

또 "IB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몇 년에 걸쳐 준비가 이뤄져야 하고, 교사 연수에도 돈이 필요하다. 고3 DP시험 1인당 응시 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IB프로그램 도입에 따른 로열티를 지급하는데 대해서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이전 교육감이 도입한 IB프로그램은 계속 진행하겠지만, 더 확대하지는 않겠다. 그 범위 안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일축했다.

김 당선인은 "4년전 선거에서 제가 선택받지 못했던 '제주형 자율학교'를 통해 제주형 교육과정을 적용하는 부분은 연구 과정을 거쳐 적용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 [신제주권 학교 신설] "여중고 이전 새로 논의...예술고 전환 불가시 새 대안"

급격한 도시개발 이후에도 학습권의 침해를 받고 있는 제주시 연동-노형동, 이른바 '신제주권'의 학교 신설과 관련해서는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내비쳤다.

우선 현재 추진중인 서부중학교 신설에 대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어떻게든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맞물려 신제주권 여중고 이전과 관련해서는 "신제주권 일반고 이전-신설은 꼭 해야하는 과제"라며 "현재 모 학교와의 관계에서 얘기를 쉽게 풀지 못하고 있는데, 일단 대화를 나눠보겠다"고 말했다. 이는 현 제주고등학교 부지의 일부를 활용해 학교를 신설하는 방침에 대해 기존 제주고 구성원들이 반대하고 있는 현실을 기반으로 한 언급이다.

김 당선인은 이어 "현 시점에서 신제주에 새로 땅을 사서 학교를 짓겠다는 것은 안하겠다는 얘기와 똑같다. 반면, 통학거리가 더 멀어지면 학교 신설에 의미가 없다"며 제주고 부지의 활용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당선인은 "전임 교육담도 구제주의 모 여중고 교육재단 이사진을 만났지만 이전에 실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 역시 해당 구성원들을 만나보며 또 다른 조건으로 도전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전 교육감도 시도했던 사안으로, 상대 후보도 공약한 만큼 필요하면 그 분의 아이디어도 얻어오겠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제주의소리, 제주일보, 제주MBC, 제주CBS 등 제주지역 언론4사와 공동대담을 갖고 있는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nbsp;ⓒ제주의소리<br>
제주의소리, 제주일보, 제주MBC, 제주CBS 등 제주지역 언론4사와 공동대담을 갖고 있는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 ⓒ제주의소리

특성화고의 예술고-체육고 전환 공약에 대해서는 "교육의원을 지낼 당시 현재 함덕고-애월고에 도입된 음악과-미술과가 자칫 절름발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했고, 실제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일반과 학생들과 예술과 학생들의 지원 불평등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존의 학교들 중 예술고를 유치하겠다고 하고, 해당 지역 주민들과 교육공동체가 원하면 바로 전환하겠고, 원하지 않는다면 제3의 장소를 물색하겠다. 우선은 전환에 중점을 두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처음 밝히는 구상인데, 현재 탐라교육원의 넓은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중에 있다. 마지막 카드로 정말 아껴야 할 사안"이라며 "그 넓은 잔디 운동장을 현재는 과학고 학생 몇몇 아이들만 사용하고 있는데, 그곳에 학교를 신설하면 근사한 교육시설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서귀포 우회도로] "주민 편의 우선, 길부터 내고 추후 문제 검토"

산남지역 현안과 맞물린 서귀포학생문화원을 관통하는 우회도로에 대해서는 "주민 편의를 우선적으로 생각해 일단 길을 내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해당 지역은 서귀포학생문화원과 제주유아교육진흥원, 서귀포도서관, 서귀포외국문화학습관 등이 위치한 곳으로, 도시계획대로 우회도로가 개통되면 교육부지를 관통해 4개 기관이 길을 두고 갈라서게 된다. 전임 교육감은 학생들의 안전을 우려해 이 계획을 반대한 바 있다.

김 당선인은 "만약 문제의 시설이 학교였다면 더 깊이 생각해야 했겠지만, 학생문화원과 도서관의 경우 주민들의 생활권을 위해 필요하다면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 당선인은 "서귀포시 역시 적극 돕겠다는 의지를 보인만큼 옮긴 부지를 잔디 광장으로 만들고, 공간을 활용하면 해결 방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길을 먼저 내고 추후 문제가 된다면 시설을 옮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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