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이중섭미술관.
서귀포시 이중섭미술관.

막대한 재정 부담으로 인해 통과되지 못했던 서귀포시 이중섭미술관 신축 계획이 재수 끝에 도의회 1차 관문을 통과했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이상봉)는 17일 상정된 '2022년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이중섭미술관 부지 매입 및 멸실 후 신축)'을 심의하고 부대의견을 달아 통과시켰다.

이 계획은 지난해 4월 삼성家의 이중섭 작품 12점 기증을 계기로 이중섭미술관에 대한 기대가 증폭됨에 따라 2002년 세워진 현재의 이중섭미술관을 헐고, 신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미술과 신축에 투입되는 총 사업비가 350억원에 달했고, 국비 지원 없이 전액 지방비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며 지난 3월 제주도의회 상임위 관문도 넘어서지 못했다.

이에 서귀포시는 기존 350억원이 투입됐던 미술관 시설을 변경하며 사업비를 290억원으로 감액한 새 사업계획안을 제시했다. 전시관과 수장고 면적은 그대로 두되 나머지 공용면적을 줄이는 방향으로 조정했다.

이 역시 국비 지원 없이 전액 지방비로 계획되면서 개별 의원 간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 문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 건입·일도1·이도1동)은 "새 도정 출범을 앞두고 수백억원의 예산을 부담해야 하는 사업계획을 급하게 처리할 이유가 있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미술관 신축은 물론, 미술관 운영에 따른 재정부담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반면, 서귀포시 지역구를 둔 이경용 의원(국민의힘, 서홍·대륜동)은 "문화는 단순 즐기는 것이 아닌 지역 활성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미술관 신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행자위는 간담회를 통한 자체 논의 끝에 "사업 추진의 재정 효율성을 위해 부지 매입 예산을 별도로 추진할 것"을 부대의견으로 달고 원안 가결했다.

한편, 행자위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보류됐던 '함덕리 수소연료전지차 충전소 신축'을 위한 공유재산 관리계획안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과의 소통을 지속 노력할 것'이라는 부대의견을 달고 원안 통과시켰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