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교육감 출범, 과제는?] ①갈라진 제주교육 '소통'으로 다시 묶어야

8년만에 보수 측 인사가 당선된 ‘김광수호’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 체제가 7월1일 출범한다. 김광수 당선인은 당선 전부터 제1공약으로 '소통'을 강조했다. 제주교육행정에 새바람을 불어 넣겠다고 약속한 김광수호 앞길에는 가볍지 않은 현안이 곳곳에 쌓여있다. [제주의소리]가 새 교육감 출범에 앞서 제주교육 현안과 김광수 교육감이 풀어야 할 과제를 3회에 걸쳐 톺아본다. [편집자주]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이 공언한 제1호 정책 드라이브는 바로 '소통 강화'다. 이석문 교육감 8년 체제를 '불통'으로 규정하고, 자신은 일체의 권위를 내려놓고 바닥에서부터 교육가족들과 소통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김광수 교육감 당선인은 지방선거 당선 이후 다수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빼놓지 않고 '소통'을 최우선 강조했다. 특히 김 당선인은 언론인들에게도 "언제든 직접 전화하시라"고 할 만큼 언론과도 적극적인 소통을 약속했다.

실제로 이석문 교육감 시절은 언제부터인가 '불통'으로 인해 교육행정이 난맥상이라는 평가가 교육계 안팎에서 흘러나왔다. 고교체제개편과 IB학교, 신제주권 일반고 설립 등 대외적인 정책은 물론 제주도와의 관계, JDC나 도의회와의 관계 등 유관기관과도 매끄럽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뿐만 아니라 교사 우선 정책으로 일반행정직 공무원들이 반발하고, 공무직, 방과후 교사노조 등과도 긴장 관계가 계속됐다. 

일반 행정직 공무원노조는 무려 두달 가까이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이석문 교육감의 '불통'과 행정직 차별, 인력부족 등을 호소하며 천막농성을 펼치기도 했다. 진보교육감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시간이 흐를수록 시민사회와도 벽이 두터워진 것도 사실이다.  

이런 난맥상을 파고 든 김광수 당선인은 지난 지방선거기간 내내 '소통 교육감'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걸았다. 

김 당선인은 "소통을 해야 될 정책들이 너무 많다. 예술고 문제라든지, 체육고 문제라든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소통을 소홀히 했다가는 정말 아무것도 못하는 그런 일이 벌어진다"며 "그래서 아이들은 물론 선생님이나 교육 공동체, 넓게는 지역 주민들, 언론과도 적극 소통해 교육에 활용할 생각을 해야 된다"고 소통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김 당선인은 또 "제주교육의 답은 교육감실이 아니라 현장에 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교현장을 지속적으로 방문하겠다"며 "1년 안에 '제대로 하고 있다'는 소리가 나오도록 약속하겠다"고 현장 교육감을 역설하기도 했다.

이처럼 김 당선인이 내건 공약과 정책 실현을 위해선 소통 행보가 필수다. 

교사와 일반 행정직의 갈등, 신제주권 여중·고 이설 또는 설립, 예·체능고 전환 또는 설립, 서귀포시 우회도로 건설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현장에서 소통하고, 기관과 협의하는 지난한 과정을 겪어야 한다. 

소외감을 느끼는 일반 행정직을 위해 인사와 예산권을 통해 인력 충원을 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신제주권 여중·고 이설 또는 설립 공약을 위해서도 소통은 필수다. 이석문 교육감 체제에서도 제주여중·고를 공립으로 전환, 신제주권으로 이설을 4년 동안 추진했지만 결국 무산된 바 있다.

적극적인 소통도 중요하지만 그에 따른 학교 재단에 대한 메리트도 주어줘야 한다. 또한 이전 부지나 신설 부지도 확보돼야 한다. 다만 공립 전환이 아닌 사립학교 체제를 유지한 부지 이전은 자칫 '특혜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난제다.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제주고 부지를 이용하는 방법이 다시 거론될 수 있다. 그러나 이석문 교육감은 여중·고 이설이 무산되자 제주고 부지에 일반계고 신설을 추진하다 제주고총동문회의 강한 반발을 사며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김 당선인은 애월고의 미술과, 함덕고의 음악과, 남녕고의 체육과를 통합해 하나의 예체능고 전환 또는 설립을 약속한 바 있다. 이 부분도 쉽지 않은 과제다.

이 모든 현안들이 김 당선인이 그토록 강조해온 적극적인 소통이 기본 전제다. 

공약과 정책을 이행하기 위해선 김 당선인은 유관기관과의 적극적인 협조와 논의 뿐만 아니라, 해당 교육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먼저 들어야 한다. 

교육감이 모든 교육 현안을 파악하고 해법을 찾는 '만기친람(萬機親覽)'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문무백관을 모아놓고 정작 참모나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를 열지 못하면 김 당선인 역시 머지않아 '불통' 평가에서 예외가 아닐 수 있다. 

김 당선인은 선거 직후, [제주의소리] 와의 당선 인터뷰에서 자신의 핵심 공약이자 선거 슬로건이었던 '돌담형 제주교육'과 관련 "제주교육이 불통이었다는 얘기가 자꾸 돌았다. 무엇보다 소통이 필요한 시기에서 교육공동체가 돌을 하나씩 쌓아가는 형상으로 아이들, 교사들, 학부모들, 지역주민들, 심지어 교육청 식구들과도 허물 없이 소통하며 교육현안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거듭 소통을 공언하기도 했다.

선거 과정에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세력과의 소통도 중요하다. 제대로 된 소통은 경쟁자와 더 나아가 보수와 진보의 진영을 넘어서서 반대자의 의견까지 수렴하고 경청하는 자세에서 시작된다. 교육가족은 김 당선인이 이 점을 깊이 새기고 성공한 교육감으로 평가받길 바라고 있다.  

교육단체 관계자는 "적극적인 소통을 하겠다고 한 김광수 교육감 당선인의 약속을 일단 믿겠다"며 "김 당선인의 정책을 반대하는 목소리에 더욱 귀를 열고 그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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