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다습 남서풍 유입, 잠 못 드는 제주 ‘무더위’

열대야가 사흘 연속 기승을 부리는 제주의 역대 6월 일 최저기온 극댓값 1위 기록이 경신됐다.  ⓒ제주의소리
열대야가 사흘 연속 기승을 부리는 제주의 역대 6월 일 최저기온 극댓값 1위 기록이 경신됐다. ⓒ제주의소리

제주가 역대 6월 일 최저기온 최고 극값 1위를 경신하는 등 무더운 날씨를 나타내고 있다.

제주는 28일 오전 3시 38분 기준 제주지점 일 최저기온 극댓값이 28.9도를 기록하면서 열대야가 사흘 연속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변동이 없다면 이날 역대 최저기온 극댓값을 경신하게 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지난 27일에도 제주는 최저기온이 27.8도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밤잠을 설치게 하는 열대야가 이어졌다. 

28일 주요지점별 일 최저기온 현황은 △제주 28.9도 △외도 27.0도 △대흘 25.5도 △서귀포 24.6도 △성산 23.6도 △월정 25.8도 △한림 25.7도 △고산 24.2도 등이다.

앞서 성산과 서귀포 지점은 26일, 일 최저기온 각각 23.4도, 24.2도로 역대 5위와 4위의 극댓값을 경신하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밤사이 더위가 이어지는 이유는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에서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지속적으로 유입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 북부지역의 경우 남서풍이 한라산을 타고 넘어오면서 푄현상이 발생, 높은 기온이 유지되면서 덩달아 최저기온도 높아지고 있다.

장맛비를 뿌리는 정체전선이 현재 한반도 북서부로 올라가면서 일사가 더해진 데다 남서풍의 영향을 받으면서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

서귀포와 성산지역의 경우 낮은 구름의 영향을 받아 온실효과가 더해지면서 마찬가지로 더운 날씨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렌즈형 고적운(altocumulus lenticularis) 혹은 렌즈구름이라고 하는 이 구름은 공기가 산악 지대를 지나면서 생기는 ‘정상파(定常波)’에 의해 형성된다. 최근 장마철 불안정한 기상 여건으로 덥고 습한 공기가 한라산을 넘어가면서 지난 6월 23일과 26일 제주 하늘에는 대형 렌즈구름이 잇따라 형성되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렌즈형 고적운(altocumulus lenticularis) 혹은 렌즈구름이라고 하는 이 구름은 공기가 산악 지대를 지나면서 생기는 ‘정상파(定常波)’에 의해 형성된다. 최근 장마철 불안정한 기상 여건으로 덥고 습한 공기가 한라산을 넘어가면서 지난 6월 23일과 26일 제주 하늘에는 대형 렌즈구름이 잇따라 형성되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28일 오전 6시 기준 일 최저기온 값. 사진=기상청.
28일 오전 6시 기준 일 최저기온 값. 사진=기상청.

일 최저기온뿐만 아니라 지형적 효과를 받는 제주는 일 최고기온 기록 역시 갈아치우고 있다.

관측상 제주지점에서는 26일 6월 일 최고기온이 34.4도로 역대 3위를 기록하는 등 벌써부터 무더위가 찾아든 모양새를 보였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제주도 북부와 동부지역에는 폭염특보가 발효됐으며, 제주소방안전본부는 앞서 온열질환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여름철 온열질환 안전사고 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최근 5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353명으로 매해 꾸준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지난해의 경우 인구 10만 명당 온열질환자가 9.6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되면서 주의가 요구된다. 

제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제주 북부지역의 경우 남서풍이 불면서 지형적 영향으로 푄현상이 발생하고 일사가 더해지면서 기온이 축적,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높게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체전선과 관련해서는 “현재 단계에서는 당장 정체전선이 내려올 경향은 없어 보인다. 제주 곳곳에 비가 내리는 것은 난기 유입에 따른 강수”라면서 “하지만 정체전선은 변동이 잦기 때문에 정확히 어떻게 된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 다만 열대야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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