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박진경 추모비 주변에 현수막들이 어지럽게 걸려 있다. 제주4.3을 남로당 공산주의자들의 폭동으로 폄훼하는 현수막이 가장 앞에 위치해 있다. 
28일 박진경 추모비 주변에 현수막들이 어지럽게 걸려 있다. 제주4.3을 남로당 공산주의자들의 폭동으로 폄훼하는 현수막이 가장 앞에 위치해 있다. 

[기사수정= 오후 5시10분] 제주4.3 당시 양민까지 무차별적인 진압을 지휘했던 박진경(1918~1948) 대령 추모비 주변에서 현수막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제주 시민사회가 '역사의 감옥'으로 명명하고 설치했던 쇠창살이 보훈청에 의해 강제 철거 행정대집행이 이뤄진 곳에서 박진경을 비판하는 현수막과 추모하는 현수막의 위치가 수시로 뒤바뀌는 등 보수와 진보 단체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28일 [제주의소리] 취재 결과 최근까지 박진경 추모비 주변에 4.3진보단체들이 설치한 현수막들이 4.3 보수단체가 설치한 현수막들로 가려졌다.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등 진보단체들이 설치해 최근까지 가장 앞쪽에 있던 현수막은 ‘박진경의 자리는 역사의 감옥, 당장 이 땅을 떠나라’,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등 박진경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최근 박진경 대령 유족회와 4.3사건 경찰 유가족회 등 보수단체가 설치한 ‘남로당 지령하에 암살된 고 박진경 대령은 자유 대한민국 호국영령’, ‘4.3사건 지서 12개 습격은 남로당 공산주의자들의 폭동이다’ 등 4.3을 폄훼하는 현수막들이 그 앞을 가리고 있다. 

최근 쇠창살 강제 철거 이후, 진보단체와 보수단체들이 돌아가면서 현수막 위치를 놓고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어 지켜보는 이들을 씁쓸하게 하고 있다. 

한편, 제주자치도보훈청은 지난 4월 8일 보훈청이 관리하는 공유재단(토지)에 불법 조형물을 설치한 혐의(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위반)로 4.3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을 제주서부경찰서에 고발한 바 있다. 

최근 강제 철거된 쇠창살(일명 역사의 감옥) 논란 이후, 보수와 진보 성향의 4.3단체들 간 현수막 설치를 놓고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강제 철거된 쇠창살(일명 역사의 감옥) 논란 이후, 보수와 진보 성향의 4.3단체들 간 현수막 설치를 놓고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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