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7월 입찰공고 하반기 철거 시작...캔틸레버 공법 하천 가장자리 일방통행 도로 건설

제주 역사상 최대 범람 피해가 발생한 한천 복개 구조물이 준공 28년 만에 철거된다.

30일 제주시에 따르면 ‘한천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에 대한 주민 협의가 완료돼 조만간 철거 공사를 위한 입찰공고가 이뤄진다.

한천은 한라산 탐라계곡을 시작으로 제주시 이도2동과 연동 사이를 가로질러 원도심의 용연포구로 이어지는 하천이다. 하류지역은 복개구간이 있어 범람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실제 2007년 최악의 태풍으로 기록된 ‘나리’ 내습 당시 하천이 범람하면서 4명이 숨지고 차량 201대와 주택 70동이 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했다.

제주도는 도심지 하천 범람을 막기 위해 942억원을 투입해 한천과 병문천, 산지천, 독사천, 화북천 등 5개 하천 상류에 저류지 13곳을 조성했다.

이어 후속 조치로 추가 범람 위험이 상존하는 한천 복개 구간을 철거하는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천 복개는 1994년 제주시 용담1동 하류에 조성됐다. 용문로터리에서 용연다리까지 약 344m 구간을 복개하고 왕복 4차선 도로와 126대의 차량을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을 조성했다.

제주도는 하반기부터 총사업비 400억원을 투입해 복개구조물 전 구간을 제거하기로 했다. 철거되는 상판 구조물의 폭은 36m에서 최대 45m에 이른다.

용문로터리로 이어지는 한천교와 하류에 위치한 한천2교, 용연교도 철거후 재가설된다. 복개철거 후에는 하천 가장자리에 반복개 구조물을 재가설해 도로를 재개통하게 된다.

재가설 구조물은 캔틸레버 공법이 적용된다. 캔틸레버는 한쪽 끝이 고정되고 다른 끝은 받쳐지지 않은 상태로 하천의 유속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도로는 상한선과 하행선 각각 일방통행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해당 구간은 대형화물차량 운행이 제한된다. 도로 옆에서 노상주차장 117면을 조성해 주민들의 주차 편의를 돕기로 했다.

복개구간 철거시 홍수위는 1.6m 낮아져 범람 가능성도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복개구조물 기둥 철거와 캔틸레버 설치로 이물질 걸림과 시설물 유실 가능성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시 관계자는 “3차례에 걸친 주민의견 수렴을 통해 제안 내용을 대부분 수용하기로 했다”며 “7월 중에는 입찰공고를 거쳐 하반기 철거 공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주차면수도 기존 127면에서 117면으로 감소폭을 최대한 줄였다”며 “개인 사유지 침범 없이 기존 하천 구역 내에서 공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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