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9척 이후 제주 입항 실적 ‘0건’...멈춰선 크루즈선에 제주외항 2단계도 7년째 표류

중국의 사드 보복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크루즈선 운항이 자취를 감추면서 관련 산업은 물론 제주외항 건설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5일 제주도에 따르면 2019년 마지막 운항을 끝으로 3년간 제주항과 서귀포항(강정항) 크루즈선 부두에 단 한 대의 여객선도 입항하지 않았다.

제주는 중국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6년 한 해에만 507척의 크루즈선이 입항해 120만9106명의 관광객이 여행에 나섰다.

이후 사드 여파로 2018년에는 한해 입항 실적이 20척으로 급감했다. 관광객도 2만1803명에 그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2019년에도 29척, 4만4266명에 그쳤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크루즈선들이 일제히 멈춰섰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그해 2월 관광 목적의 외국 크루즈선의 국내 입항을 전격 금지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맞춰 29개월 만인 이달부터 관광 목적 크루즈선의 무하선 입항을 허용하기로 했다. 10월부터는 한국에서 출발하는 크루즈의 모객도 시작하기로 했다.

다만 중국과 일본에서 크루즈선 출항을 허용하지 않아 실제 운항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중국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국경을 걸어 잠그면서 연내 운항도 어려운 상황이다.

멈춰선 크루즈선은 제주 항만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초 제주도는 제주외항 건설 사업을 통해 선석을 확보하고 국제여객과 크루즈부두 기능을 재정비하려 했다.

당초 2025년까지 6476억원을 투입해 방파제 1.815m와 크루즈부두 2선석, 여객부두 2선석, 화물부두 2선석, 국제여객터미널, 해경부두 994.2m, 연결교량 220m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1단계 사업으로 방파제와 크루즈부두, 국제여객선터미널 공사를 완료했지만 잡화부두와 해경부두, 연결교량, 진입도로 건설은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2019년 7월 제주항 수요예측 재조사와 타당성 재조사를 진행하면서 제주외항 2단계 개발사업 착수 조건인 국제크루즈 연간 260척 입항을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이에 제주도는 제주항 선석 포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외항 2단계 사업 중 210m 길의 잡화부두만 우선 건설하는 내용으로 기획재정부에 역제안을 했다.

기재부는 이를 판단하기 위해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해 ‘제주외항 2단계 사업 타당성 재조사 용역’을 다시 진행하고 있다.

제주도 역시 ‘제주외항  개발사업 타당성재조사 대응 정책성분석용역’을 발주했다. 이는 기재부 용역에 맞춰 지역파급 효과 등 정책적 타당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기재부 용역 결과 경제성이 확인되면 총사업비 782억원을 투입해 내년부터 화물선 접안이 가능한 2단계 공사가 시작된다. 완공 예정 시점은 2024년 초다.

반대로 경제성이 없으면 제주외항 2단계 사업 지연으로 해경부두와 연결교량을 건설하는 3단계 사업도 순차적으로 지연된다. 이 경우 대통령 공약이 제주신항만 건설도 표류하게 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용역은 9월쯤 나온다. 그 결과에 따라 제주외상 건설 사업 여부가 정해진다”며 “기재부에서 추진을 허용하면 연말부터 설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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