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제주4.3의 참극을 선명하게 드러냈던 다랑쉬굴 유적지 매입에 본격 착수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22년도 공유재산관리계획안-다랑쉬굴 4·3유적지 토지 매입'을 제주도의회에 제출했다.

해당 계획안은 앞서 행정안전부로부터 확보한 특별교부세 7억원과 지방비 16억원 등 총 사업비 23억원을 들여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소재 다랑쉬굴 인근 2필지 2만5124㎡를 사들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추후 공론화를 거쳐 위령조형물 및 유적지 안내시설을 설치하고, 진입도로-주차장 등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다랑쉬굴 4.3유적지는 제주4.3의 비극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적지다.

1948년 12월 18일 구좌읍 하도리, 종달리 주민이 피신해 살다가 굴이 발각돼 13명이 집단 희생당한 곳으로, 지난 1992년 11구의 유해가 발견된 바 있다.

당시 다랑쉬굴 발굴은 곧 제주지역 4.3진상규명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그동안 증언으로만 알려졌던 집단학살이 구체적인 사례로 드러나자, 공안정국 속에서 수세적으로 다뤄지던 4.3운동은 공동체의 기억을 소환한 역사적 의의를 지닌 곳이다.

다랑쉬굴은 그간 사유지로, 안내판 정도만 설치하고 보존과 정비가 어려운 상태였다. 또 유적지가 사유지에 있어 훼손 우려가 있을뿐 아니라, 유적지 방문시 소유자 동의 없이 무단으로 방문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제주도는 "다랑쉬굴 4.3 유적지 토지매입 및 정비사업 추진을 통해 교육·평화·인권이 살아있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 극대화를 모색할 방침"이라며 "토지매입을 통해 유적지 및 유품을 보존하고 위령공간을 조성함으로써 유족들의 오랜 바람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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