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바다 위에서 내부 수색-감식 후 인양 이뤄질 듯

인양을 위해 A호 내부 배수작업까지 이뤄졌지만, 파손 위험성으로 결국 12일 인양하지 못했다. ⓒ제주의소리
인양을 위해 A호 내부 배수작업까지 이뤄졌지만, 파손 위험성으로 결국 12일 인양하지 못했다. ⓒ제주의소리

화재로 제주 한림항에서 침몰한 29톤급 근해채낚기 어선 A호가 인양에 실패했다. 실종자 2명 중 1명의 시신을 수습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12일 해경과 제주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께 A호 인양 작업을 시작했지만, 오후 6시20분께 최종적으로 인양 불가를 결정했다.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처참하게 불에 타버린 A호의 파손 우려가 너무 큰 것이 원인이다.

물 위로 드러난 A호 일부분은 멀리서 봐도 시꺼멓게 탔고, 철재 구조물마저 녹아 내려 있었다. 

해경에 따르면 지난 7일 발생한 한림항 어선 3척 화재는 이날 인양 작업이 이뤄진 A호에서 시작된 불이 번져서 발생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중경상자 3명을 제외한 실종자 2명의 경우 A호 기관실에 있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고, 실제 이날 실종자 시신 1구가 A호 기관실 부근에서 수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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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인양 작업 전 A호가 물에 잠겨 있는 사고 현장. ⓒ제주의소리

정확한 화재 원인 파악과 시신 수습 등을 위해 제주시와 해경 등은 최대한 추가 파손 없는 상태로 A호를 인양하려 했지만, 현장 상황이 좋지 않았다. 

앞선 11일 인양된 49톤급 근해채낚기 어선 B호와 달리 처참하게 불에 타버린 선체가 크레인과 연결된 와이어를 견디지 못해 파손 우려가 커서다. 

또 불에 녹아버린 선체의 무게 중심이 흔들리면서 와이어 위치를 수차례 옮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무게 중심이 잡히지 않자 주변에 대기중이던 굴삭기 등도 투입됐다.

이날 오후 5시쯤 무게 중심이 다소 맞기 시작하자 양수기 등을 투입해 오후 6시께까지 내부 배수 작업을 마친 뒤 선체를 물 밖으로 꺼내려 했지만, 끝내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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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양을 위해 물 밖으로 일부를 꺼낸 A호 모습. 이전 모습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돼 있다. ⓒ제주의소리

현장 관계자들은 A호를 물 밖으로 끄집어내면 그대로 파손될 것으로 판단했다. 

혹여 A호 내부에 아직 찾지 못한 실종자가 있다면, 인양 중에 와이어가 끊어지는 등의 사고로 2차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에 따라 A호 인양을 포기, 오는 13일에 다시 진행키로 했다. 

13일에는 A호를 조금만 들어 올린 뒤 내부 수색과 검식 등 작업이 우선될 예정이다. 

이후 A호가 파손되더라도 인양될 전망이다.  

당초 제주시와 해경은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A호 인양 작업을 시작했다. 인양을 위해 연결줄(와이어)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A호 선미 기관실 부근에서 실종 선원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지연됐다. 

시신은 도내 종합병원으로 옮겨져 검시 등이 이뤄졌으며, 현재 신원을 파악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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