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한림항 어선 화재 현장. A호가 와이어에 설치된 채 바다에 잠겨 있으며, 선수 쪽 일부 구조물을 제거해 무게중심 확보를 위한 철재 구조물 설치가 계획됐다. ⓒ제주의소리
13일 오전 한림항 어선 화재 현장. A호가 와이어에 설치된 채 바다에 잠겨 있으며, 선수 쪽 일부 구조물을 제거해 무게중심 확보를 위한 철재 구조물 설치가 계획됐다. ⓒ제주의소리

처참하게 불에 타 제주 한림항에 침몰한 29톤급 근해채낚기 어선 A호 인양에 난항을 겪으면서 현장 지휘부가 부산에서 특수재질의 ‘바’(굵다란 줄)를 긴급 공수 중이다. 바가 부산에서 제주로 와야 작업이 가능해 13일 A호 인양 계획도 불투명해졌다. 

13일 오전 8시께 제주시 한림항 어선화재 사고 현장에서 현장 지휘부의 회의가 이어졌다. 지난 12일 A호 인양에 실패하면서 이날 A호를 물 위로 조금만 들어올려 내부 수색 등 작업을 벌이려 했으나 갈수록 A호의 파손이 심각해지는 등 2차 사고의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13일 이른 오전 한림항 모습. 현장에서 A호의 선체 일부(빨간 원) 제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제주의소리
13일 이른 오전 한림항 모습. 현장에서 A호의 선체 일부(빨간 원) 제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제주의소리

불에 타 버린 선체가 이미 설치한 강철 재질의 연결줄(와이어)을 견디지 못한 이유다. 

A호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남아있는 실종자도 A호 내부에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추가 파손 없이 A호를 인양하려던 계획에 난항을 겪는 상황이다. 

A호 선체가 와이어를 견디지 못하면서 현장 지휘부는 이날 오전 부산에서 100톤까지 버틸 수 있는 특수한 ‘바’ 4개를 급히 공수하고 있다. 

현재 2개가 확보돼 항공기를 통해 제주로 향할 계획이지만, 2개의 바가 언제 제주에 도착할지는 미지수다. 나머지 2개는 부산 한 업체에 제작을 의뢰했다. 

부산에서 공수한 2개의 바가 제주에 도착하면 무게가 쏠려 있는 선미 쪽에 설치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장에서는 A호 선수에 위치한 부서진 일부 구조물을 제거했다. 이어 무게 중심을 잡기 위해 선수 쪽에 철재 구조물을 설치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후 A호를 바다 위로 살짝 들어 올린 뒤 배수 작업이 계획됐다. 

배수가 되면 해경이 투입돼 선체 내부 수색 가능 여부를 검토하게 된다. 다만, A호 파손 위험성이 너무 커 해경의 내부 수색 가능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제거된 A호 선체 일부. ⓒ제주의소리
제거된 A호 선체 일부. ⓒ제주의소리

해경이 내부 수색 불가를 판단하면 나머지 2개의 바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총 4개의 바가 확보되면 A호 인양이 재차 이뤄질 예정이며, 현장에서는 A호가 다소 파손되더라도 그대로 인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부산에서의 바 공수, 2~3시간의 배수, 해경의 내부 수색 가능 여부 검토 등은 늦은 오후에야 마무리될 전망이며, A호 인양은 오는 14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한림항 화재 인양을 지원하고 있는 제주시 관계자는 “현재 A호의 상태가 와이어를 버티지 못할 만큼 좋지 않다. 해경이 내부를 수색하던 중 파손되면 2차 인명피해도 우려돼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일 제주시 한림항에서 발생한 A호 등 어선 3척 화재 사고로 3명이 중경상을 입고, 2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중 1명은 지난 12일 A호 인양 작업 중 기관실 부근에서 발견돼 시신 수습이 이뤄져 신원을 확인중이다. 또 지난 12일 오후 전신에 화상을 입어 치료를 받던 중상자 1명이 생사를 달리하면서 한림항 어선 화재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2명으로 늘었다. 

A호의 무게 중심을 잡기 위해 선수에 설치될 예정인 철재 구조물. ⓒ제주의소리
A호의 무게 중심을 잡기 위해 선수에 설치될 예정인 철재 구조물.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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