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현준 제주시 일도2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장

제주시 일도2동 ‘두문마을’ 돌봄활동가들이 ‘찾아가는 노인돌봄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지역에 있는 경로당 어르신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br>
제주시 일도2동 ‘두문마을’ 돌봄활동가들이 ‘찾아가는 노인돌봄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지역에 있는 경로당 어르신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어느 날인가 한 선배와 이야기를 나눌 때였다.

그 선배는 원도심에서 살고 계시는 부모님의 일상을 걱정하고 있었다. 집 전등이 나가거나 배관이 막힐 때, 주민센터나 집 근처 병원을 이용할 때 등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정작 자식인 자신은 제때에 도움을 드리지 못해 속상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이야기의 주제가 도시재생에 이르자 돌봄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쏟아 냈다. 그의 이야기를 정리하면 이랬다. 도시재생에도 이제 돌봄 지원은 필수가 되어야 한다. 개별 가정 차원을 넘어서는 사회적인 돌봄 지원이 필요하다. 그 영역도 안부 확인부터 외출 동행까지 폭넓어야 한다는 것이다. 

돌봄에 대한 선배의 관심은 컸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 속에서 이미 돌봄은 우리 생활의 중심화두로 자리 잡았음을 느꼈다. 한국 사회의 도시화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돌봄은 언제나 사회 문제가 되어 왔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더욱 힘들어진 가정 경제를 고려한다면, 지금 가장 필요한 사회안전망으로 돌봄을 강화해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가족에 대한 돌봄을 그 가족 구성원이 책임져 왔다면, 점차 사회적 돌봄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욕구에 부합하기 위한 공공 차원의 보편적 돌봄 서비스의 확대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 민선 8기 제주도정의 101대 과제 중 “제주형 생애주기별 통합 돌봄 체제 구축‘ 과제는 이러한 의미에서 시의적절한 정책적 방향이라 하겠다.

돌봄 패러다임은 서서히 전환되고 있다. 나와 우리가 다 함께 책임지고 보호해야 할 사회의 필수적인 가치로 인식되고 있다. 사회적 돌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론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도시재생에서도 돌봄은 중요한 영역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가이드라인’과 ‘제주특별자치도 도시재생 전략계획’은 지역사회 통합 돌봄을 도시재생의 한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도시재생은 그 지역의 결핍을 찾아내고 필요를 채우는 공공사업이다. 돌봄 기반 구축을 목표 중 하나로 삼은 이유다. 도시재생사업에서는 돌봄 수요자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돌봄 공간을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주민이 주체가 되어 자력으로 돌봄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그 기반을 함께 만들어 나가고 있다.

올해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를 준비중인 일도2동 ‘두문마을’도 지역의 사회적경제기업인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과 협력하여 돌봄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지난해 ‘도시재생예비사업’으로 ‘돌봄공동체센터’가 조성됐고 그곳에서 양성된 ‘돌봄활동가’들이 어르신과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제 돌봄은 지역사회가 다함께 연대하고 책임져야 할 과제가 됐다. ‘일도2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는 그 한 축을 담당하고자 돌봄공동체 활성화 지원에 노력하고 있다. 우리들의 활동이 일도2동 주민의 삶을 이롭게 하는데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 안현준 제주시 일도2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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