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위, “가장 제주다운 공원이 각종 인공물로 정체성 위협” 운영방향 재설정 주문

제주돌문화공원에 등장한 전기 셔틀차. ⓒ제주의소리
제주돌문화공원에 등장한 전기 셔틀차. ⓒ제주의소리

‘돌문화, 설문대할망신화, 민속문화를 집대성한 역사와 문화의 공간’으로 국내·외 무수한 인사들로부터 찬사를 받아온 제주돌문화공원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민의의 전당에서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박두화 의원(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은 22일 제주도가 제출한 제1회 추경 예산안 심사에서 돌문화공원 관리소장을 상대로 “일반 관광지와는 다른 ‘느림의 미학’을 구현한 돌문화공원이 인공물인 전기셔틀차로 인해 생태 중심의 사색하는 공간에서 일반 사립 관광지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돌문화공원은 공영 관광지로서 첫째도 환경, 둘째도 환경, 셋째도 환경을 외치며 제주의 생태 관광지를 조성해 후손에게 물려주겠다는 취지로 조성된 ‘가장 제주다운 생태공원’이다. 1999년 1단계 사업 411억원, 2006년 2단계 1차 사업 217억원, 2012년 2단계 2차 사업 821억원 등 총 1449억이 투입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체불명의 인공 조형물들이 들어서며 돌문화공원이 정체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제주의소리]는 지난 17일 자 ‘방향타 상실한 제주돌문화공원, 속부터 망가지고 있다’ 보도를 시작으로 [위기의 돌문화공원]을 주제로 연속 보도하고 있다. 첫 회에서 공원 정체성을 흔드는 전기차 확대 정책을 지적한 데 이어 20일 자 “제주돌문화공원 망치는 조악한 설치물들…반응도 평가도 ‘싸늘’” 기사에서는 하트 모양, 아크릴 와패 등 이질적인 설치물 문제를 다뤘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박두화(왼쪽), 홍인숙 의원.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박두화(왼쪽), 홍인숙 의원. ⓒ제주의소리

이와 관련해 박두화 의원은 “총 1449억원을 들여 조성한 돌문화공원을 인공물인 전기셔틀차에 내어준 격이 됐다”며 “현무암 돌을 통해 구현한 오백장군과 돌박물관, 제주초가와 옹기항아리 등 자연과 가장 잘 어울리고 아름답게 다가오던 곳이 상업성 짙은 사립 관광지로 변질될까 우려스럽다”고 우려했다.

돌문화공원 측은 지난해 교통약자를 위해 힐링 전기셔틀차 3대를 도입 운영하고 있지만, 도입 취지와는 달리 대부분 일반인들이 이용하고 있다.  올해 3대를 추가로 도입, 운행하기 위해 현재 도로 확장과 차고지 설치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인공물 설치를 멈춰야 한다”며 “앞으로 제주돌문화공원 생태를 잘 관리해 다음 세대인 우리 아이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는 생태관광지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홍인숙 의원(아라동갑, 더불어민주당)도 “돌문화공원의 공간이 매우 경이롭고 자연과 어우러져 명품공원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운을 뗀 뒤 “하지만 사소한 부분으로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힐링 전기차가 주변 경관과 이질감이 있어 명품공원으로서 격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현재의 힐링 전기차는 색, 랩핑부터 자연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디자인이다. 디자인 변경 등 도입한 힐링 전기차를 활용하면서도 주위 환경과 이질감을 가지지 않는 운영이 될 수 있도록 디자인 변경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홍 의원은 “교통약자를 위한 힐링 전기차 운행의 필요성에는 동의한다”면서도 “다만, 전기차 운영에 따른 도로 변경 등 우려되는 부분들이 많다. 돌문화공원의 기본방향을 최대한 지키면서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가장 제주답고 차별화된 돌문화공원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같은 지적에 강태환 돌문화공원관리소장이 “전기셔틀차는 장애인과 다리가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운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3대 추가 운행 계획을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취지로 답변을 이어가자, 이승아 위원장이 나서 “생태공원으로서 정체성을 지키라는 것이다. 전기차 추가 운행계획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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