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도내 가계 평균 순자산 4억9153만원
치솟는 부동산에 실물자산 비중 전국 최고치

부동산 여파로 제주지역 가계 순자산이 전국 최고수준으로 올랐지만 격차가 벌어지면서 자산불평등은 보다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제주지역 가계순자산 규모 및 자산 격차 현황’에 따르면 2021년 3월 기준 제주지역 가계 평균 순자산은 4억9153만원이다.

순자산은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이다. 5억원의 아파트를 보유한 가구가 2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면 해당 가구의 순자산은 차액인 3억원이다.

제주는 10년 전 만해도 가구당 순자산이 2억원대에 머물렀지만 2015년 제2공항 건설 계획 발표와 제주살이 열풍으로 부동산 가격이 치솟으면서 단숨에 서울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2015년을 기준으로 6년간 순자산 증가율은 전국 평균의 2배에 육박하는 87.2%로 전국 최고다. 이 기간 연평균 순자산 증가율도 11.3%로 전국 평균 6.4%를 갑절 가까이 웃돌았다.

연령별로 보면 제주 경제의 중심인 50대가 6억1183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직업별로는 1차산업 종사자를 포함한 자영업자가 7억7407만원으로 4억4000만원의 상용근로자를 상회했다.

반면 빈부격차와 계층간 소득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0.63으로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또 다른 불평등 지수인 순자산 GE지수도 1.10으로 전국 최고였다.

자산불평등은 실물자산을 중심으로 확대됐다. 토지는 물론 아파트 등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무주택자와의 자산 격차가 보다 심화됐다.

실제 순자산의 상위 25%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4.4%에 달했다. 상위 10%와 하위 40%의 보유자산 차이를 나타내는 팔마비율도 14.4배로 서울 다음이었다.

도내 가계가 보유한 실물자산 비율도 84.4%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는 예금과 급여 등과 비교해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산 격차가 심해지면서 상속이나 증여로 인한 부의 대물림도 나타나고 있다. 세대간 자산이전을 보여주는 증여세가 2017년 160억원에서 2021년에는 402억원으로 급증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순자산 지니계수가 상승하는 등 자산 불평등이 악화되고 있다”며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실물자산 비중도 덩달아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2030 청년세대 가구간 불평등도 점차 악화되고 있다”며 “청년과 무주택자 등 자산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을 개발해 자산불평등도를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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