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6일~8월6일 대구문화예술회관서 전시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가 제주4·3 제74주년을 맞아 7월26일부터 8월6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4.3과 여순-동백이 피엄수다’ 전시를 갖는다.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가 제주4·3 제74주년을 맞아 7월26일부터 8월6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4.3과 여순-동백이 피엄수다’ 전시를 갖는다.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가 제주4·3 제74주년을 맞아 전국 5개 주요 도시에서 180여 일간 진행하는 ‘4.3과 여순-동백이 피엄수다’의 대구 전시가 지난 7월26일 오후 3시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12관~13관)에서 개막했다.

제주4‧3범국민위원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4·3평화재단, 대구․경북 및 제주 노무현재단,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 대구제주특별자치도민회가 후원하는 ‘동백이 피엄수다’ 대구 전시다. 

이번 전시는 오는 8월6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 12~13관에서 진행된다. 11명의 작가가 제주4.3과 여순항쟁 관련 작품을 선보이며,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지난 4월부터 서울‧광주‧대전에 이어 대구 전시를 기획한 범국민위원회 측은 전시 취지에 대해 "한국전쟁 과정에서 대구형무소 재소자(제주 4‧3 관계자), 보도연맹, 예비검속 등의 관계자들이 고통스럽게 잠들어 있는(경산 코발트 광산) 대구 경북에서 시민들과 함께하게 돼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대구 전시의 의미를 설명했다. 

범국민위는 또 "유해발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코발트 광산 현장을 비롯해 4‧3항쟁과 형제인 여순항쟁 등 11명의 작가가 한국전쟁 전후의 야만적 역사에 대한 진실을 담고자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개막식 인사말에 나선 백경진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 상임이사는 "대구는 경산 코발트 광산에서 피해자들이 집단 암매장을 당한 인근지역이다. 오늘 이 전시를 통해서 여러분들이 역사적 인식과 성찰과 고민을 나누길 기대한다"며 "최근 검찰이 4.3 관련 일괄 재심 재판에 대해 우려스러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 모여 있는 모든 분들이 힘을 모아주신다면 능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가 제주4·3 제74주년을 맞아 7월26일부터 8월6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4.3과 여순-동백이 피엄수다’ 전시를 갖는다.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가 제주4·3 제74주년을 맞아 7월26일부터 8월6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4.3과 여순-동백이 피엄수다’ 전시를 갖는다.

 

격려사에 나선 김용한 노무현재단 대구경북위원회 상임대표는 "잘못된 이념과 권력의 욕망이 빚어낸 4.3과 여순의 진실 규명 발걸음이 4.3은 22년이 됐고, 여순항쟁은 출발점에 선 것으로 알고 있다. 또 누군가 지금이라도 이 진실을 마주하는 길을 공감하는 바람으로 이 전시가 기획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역사 정립의 길에 이념의 시선과 잣대가 사라지는 그날, 4.3의 백비에 이름이 새겨지는 그날까지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박석수 대구제주특별자치도 회장은 "멀리 제주에서, 여수에서 대구까지 찾아주신 분들 환영한다"고 운을 뗀 뒤 "'동백이 피엄수다'의 동백은 겨울에 꽃이 핀다고 동백이다. 특이하게도 동백은 나무에서 지지 않고 떨어져서 생을 마감한다. 겨울에 피는 꽃이다보니 하얀 눈 위에 동백이 떨어져 예쁘기도 하지만 처량하고 가련하고 애처롭게 보인다. 그래서 4.3의 상징이 되지 않았나 싶다"며 4.3과 동백의 의미를 설명했다.

채영희 10월항쟁유족회 회장은 연대사에서 "오늘 전시를 보니 눈물도 나지만 부끄럽기도 하다"며 "제주에서 오셔서 이렇게 큰 행사를 하는 걸 보니 격세지감이 든다. 10월항쟁유족회도 대구에서 이런 행사를 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채 회장은 또 "유족으로서 가슴 아프고 살아남았던 얘기를 하고 싶다"며 이야기를 이어가다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채 회장은 "10월 항쟁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동학 운동 , 3.1운동, 10월 항쟁이 가장 큰 3대 항쟁이라고 말한다. 대구는 가장 큰 유족 활동을 해왔지만 처음부터 눌려왔고 군사 쿠데타 발생 이후엔 숨도 못 쉬고 살았다. 죽을 때 내 양심에 구정물을 남기지 않겠나 생각하며 유족회 일을 계속 해왔다. 연좌제의 사슬에 묶여 숨도 못 쉬고 살았다"고 말했다.

유족대표로 제주4.3희생자유족회 감창범 상임부회장은 "10월항쟁의 역사가 살아 있는 대구에서 4.3과 여순의 진실이 담겨 있는 작품을 전시한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며 "대구는 4.3과도 큰 연관이 있다. 10월항쟁을 진압했던 경찰이 4.3때 제주에서 행패를 부렸고, 일반 재판 및 군사 재판 피해자들 중 대구로 이송된 이들이 한국 전쟁 당시 코발트 광산에서 학살을 당했다. 4.3 영령들을 위해 10월항쟁 유족회와 경산코발트광산 민간인희생자유족회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가 제주4·3 제74주년을 맞아 7월26일부터 8월6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4.3과 여순-동백이 피엄수다’ 전시를 갖는다.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가 제주4·3 제74주년을 맞아 7월26일부터 8월6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4.3과 여순-동백이 피엄수다’ 전시를 갖는다.

 

경산코발트광산 유가족, 10월항쟁 유가족, 대구 지역의 시민사회 관계자, 제주도민회 관계자들이 자리를 빛낸 이날 개막식은 백경진 제주4.3 범국민위원회 상임이사를 비롯해 10월항쟁유족회 채영희 회장, 제주4.3희생자유족회 감창범 상임부회장, 노무현재단 대구경북위원회 김용한 상임대표, 대구제주특별자치도 박석수 회장,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법상스님과 함께 대구 전시에 참여한 손유진, 이수진, 임재근, 이찬효, 정기엽, 이하진 작가 등이 참석했다.

한편 <동백이 피엄수다>는 아픔을 기억하고 세대를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20대 작가부터 50대까지 11명의 작가들이 참여한 전시다. 이중 손유진 작가는 버려진 폐목에서 과거의 기억을 도출해 오늘 우리가 야만의 역사를 기억해야 함을 인두화로, 현아선 작가는 어릴 4‧3의 현장을 다니며 각인된 고통스런 역사를 연필로 한줄 한줄의 연필화로, 대전에서 활동하는 임재근 작가는 4‧3당시 대전 골령골에서 학살당한 수 많은 제주민들의 학살 현장을 사진으로, 박금만 작가는 성인이 되어 유가족으로써 여순항쟁의 진실을 파헤치며 알게 된 진실의 역사화로 참여했다.

이처럼 오는 8월6일까지 계속되는 '동백이 피엄수다'는 대구 전시에 이어 8월8일부터 20일까지 부산시청 2층(2~3전시관)에서 부산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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