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27) shrink 줄어들다

(127) shrink [ʃriŋk] v. 줄어들다, shrinkflation [ʃriŋkfléiʃən] n. 슈링크플레이션
인플레이션 두이 곱은 슈링크플레이션 
(인플레이션 뒤에 숨은 슈링크플레이션)


shrink는 “몸이 움츠러들다(=recoil)”, “제품의 규모나 양이 줄어들다(=become reduced in size or quantity)”를 뜻한다. 그리고 이 shrink라는 낱말이 들어가서 만들어진 표현으로는 shrink-wrap “수축포장(收縮包藏)”, shrinking violet “수줍음을 타는 내성적인 사람”, shrink-proof “빨아도 줄어들지 않는” 등이 있다. 

이런 표현들 가운데 하나인 shrinkflation은 “줄다/줄이다”를 뜻하는 shrink와 “물가상승(price increase)”을 뜻하는 inflation의 합성어(compound word)이다. 이는 영국의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1962~)이 고안한 용어로서, 기업들이 제품의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대신 제품의 크기 및 중량(weight)을 줄이거나 품질을 낮추어 생산함으로써 간접적으로(indirectly) 가격 인상의 효과를 거두려는 꼼수 전략(trick strategy)을 뜻한다. '패키지 다운사이징(package downsizing)'이라고도 불리는 이 shrinkflation은 소비자들이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가격 상승을 유발하게 되므로 ‘인플레이션 뒤에 숨겨진(hidden behind) 인플레이션’이라 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때는 이렇듯 암암리에(unknown to others) 슈링크플레이션이 따르게 되는데, 우리나라의 기업들도 사실 2010년대 초부터 그들이 만들어내는 제품에 자주 이 전략을 사용해왔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노동력(labor force) 감소와 더불어 공급부족(short supply)이 지속되고, 전 세계 28%의 밀(wheat) 생산량과 62.6%의 해바라기씨유 생산량을 담당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기름, 곡물(grain), 가스 등의 원자재(raw materials) 가격이 급등하면서 그 양상이 더욱 급진적으로(rapidly) 두드러지게(noticeably)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유통시장(distribution market)에서 소비자(consumers)는 기업이 설정한 가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가격수용자(price taker)이다. 기업이 일방적으로 생산비용(production expense) 증가분(increase amount)을 소비자에게 부담케 한다면, 소비자는 그 비용을 감당할 수밖에 없고 결국엔 소비심리(consumer confidence)가 더욱 위축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해 아직도 마땅한(suitable) 제재수단(sanctions)이 없다는 것이다. 과거 슈링크플레이션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업체들이 스스로 시정(redress)을 했던 경우는 극소수(only a very small minority)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제재에 의해서가 아니라 업체의 판단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누구나 느끼고 있듯(as everyone feels it), 지금은 모두가 다 힘든 시기(hard times)다. 이럴 때일수록(at times like this) 소비자와 기업 간의 신뢰관계(trust relationship)가 바로 서고 건강한 소비시장(consumption market)을 유지해야 하는 바, 지금이야말로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적절한 제재수단이 마련되어야 할 적절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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