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알라딘.
 출처=알라딘.

살랑이는 바람따라 조잘조잘 지저귀는 참새 같은 아이들의 마음이 담긴 동시조집이 발간됐다. 제주아동문학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옥자 시인의 첫 동시조집 ‘참새들의 수다(한그루)’다.

등단한 지 10년이 넘은 시인은 책을 통해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하며 가꿔온 꽃밭을 활짝 열어 보여준다. 

책은 ▲1부 엄마가 그랬어요 ▲2부 혼자서 피는 꽃 ▲3부 동화를 읽으면 ▲4부 음악 화장실 등으로 구성, 64편의 시와 그에 맞춘 그림이 실렸다. 그림은 신기영 작가가 맡았다.

1부에서는 가족과 함께하는 일상이, 2부에서는 자연 속으로 들어가 꽃을 들여다 본 모습이 녹아났다. 3부에서는 학교생활과 친구들 이야기, 4부에서는 시인이 살고 있는 제주 문화가 글감으로 다뤄졌다. 

엄마가 그랬어요

엄마는
고자질이
제일 나쁜 버릇이래요.

그런데 노는 나를
선생님께
이른대요. 

엄마가
그런다고요
내가 먼저 이를 거요.

김영기 아동문예 제주작가 회장은 ‘독자를 위한 해설’에서 “그동안 시집 서너권 정도는 출간할 법하지만 김 시인은 제주아동문학협회 연간집에만 꾸준히 동시조를 발표하며 어린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시집 출간이 늦었다는 건 그만큼 한 편 한 편 작품 창작에 온 힘을 쏟고 정선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과 바람

연 띄우며 즐거운 날
연은 나
엄마는 바람

바람 받고 높이 뜨는
가오리연 보노라니

칭찬에
‘붕’ 뜨는 기분
어쩜 그리 닮았지?

시인은 작가의 말을 통해 “순수한 눈망울과 고운 마음을 지닌 어린이들과 같이 생활해오면서 동시조에 매료돼 등단한 지도 어언 10여 년, 뒤늦게 첫 시집을 세상에 내놓으려니 설렘과 함께 두려움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땅의 모든 어린이들이 순수한 감수성을 갖고 오래도록 동심 속에 자라기를 바란다. 그리고 찌든 생활로 점점 동심을 잃어가는 어른들에게도 빛나는 동심이 되살아났으면 좋겠다. 이런 간절한 소망을 이번 동시조집에 담았다”고 소개했다. 

또 “이 책을 통해 ‘3장 6구 12음보’인 시조가 우리 전통 시가이며, 세계적인 자랑거리라는 사실을 전하고 싶다”며 “국민 문학이라 할 수 있는 시조를 더 이해하고 느끼며 아울러 동시조도 애정 어린 눈으로 가까이하고 즐겼으면 한다”고 밝혔다.

제주시 출생인 김옥자 시인은 2012년 나라사랑 문예공모 일반부 시 대상, 같은해 우리고장작가 창작집 독후감 공모 학부모부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2013년 ‘아동문예’ 동시부에 당선됐다.

그림을 맡은 신기영 작가는 서양화를 전공, 만화 작가로 활동하며 국내외 다수 전시에 참여하고 초등 국어 교과서를 비롯해 동화와 시집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현재 배울 예술교육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100쪽, 한그루,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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