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28) door-stepping 약식회견

door-stepping [dɔːr-stepiŋ] (주로 공개된 장소에서 이뤄지는) 약식회견
국민이 ᄇᆞ레는 건 안정감(安定感)이다
(국민이 바라는 건 안정감(安定感)이다)


door-stepping은 door ‘문(門)’과 step ‘발걸음하다’의 결합이다. 기자(reporter)가 취재(coverage)를 위해 반기지 않는데도 특정 정치인(politician)이나 주목받는 인사들(people under the spotlight)의 집이나 기관의 문 앞으로 찾아가 예정에 없던(unscheduled) 인터뷰를 하는 걸 말한다. 당연히 doorstepping의 주체는 기자들이 된다.

그러나 최근 윤 대통령이 해왔던 door-stepping은 그와는 좀 다르다. “청와대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고 했던 대선 공약(presidential election pledge)을 실천하는 차원에서 계획된 즉석 인터뷰(walk-in interview)를 하는 것이며,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관계자들(senior officials)이 업무를 위해 기관으로 들어오면서 언론(mass media)과 적극적으로 소통(communication)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doorstepping의 주체는 사실상 기자들이 아니라 대통령이 되는 셈이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언론에서는 doorstepping을 ‘출근길 회견’, ‘약식 기자회견’ 등으로 부르고 있다.

사진=제20대 대통령실.
​지난 7월 25일 용산 대통령실 1층 로비에서 도어스테핑 중인 윤석열 대통령. 사진=제20대 대통령실.

아시다시피 door-stepping의 장점(advantage)은 대중과의 활발한 소통과 다양한 정보가 공개된다는 점에 있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터뷰함으로써 말실수(slip of the tongue)로 이어지거나 그로 인해 큰 파장(big stir)을 부를 수 있는 단점(disadvantage)도 있다. 윤 대통령의 출근길 기자회견도 언론에 자주 등장하면서 “신선하다”, “심사숙고(careful consideration) 되어야” 등 다양한 반응(response)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이 전에 없이 활발하게 취재진과 직접 대면하면서 대국민 소통의 수준이 올라갔다는 호평(favorable comments)도 나오지만, 대통령에 걸맞은 정제된 메시지(disciplined message)를 내야 한다는 우려(worry)도 많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윤 대통령은 파격적 doorstepping을 통해 대부분의 질문을 특유의 진솔한 화법(straightforward way of speaking)으로 답해 왔다. 근래엔 현안(pending issue)들에 대해 가감없이 자신의 의중을 밝히기도 했고, 그 덕분에 국민도 대통령의 의도(intention)를 확실히 알 수 있게 됐다. 코로나로 인해 일시 중단된 대통령의 doorstepping이 다시 열리느냐, 마느냐는 전적으로 대통령의 판단에 달린 문제다. 다만, “지금과 같은 출근길 회견은 신선하고 좋지만, 차라리 필요시 한두 번씩(once or twice) 하고 일주일에 한 번 기자간담회를 가져서(holding a gathering for accompanying reporters) 소통하는 게 좋다”는 한 정치원로의 조언은 깊이 참고할만하다. 국민이 대통령에게 궁극적으로(ultimately) 바라는 건 솔직한 소통(straightforward communication)보다도 안정적인 국정운영(stable management of the state administration)일 것이기 때문이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교수.
김재원 교수.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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