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왜박주가리(Tylophora floribunda Miq.) -박주가리과-

최근 제주에는 밤낮없는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폭염경보와 폭염주의보가 발효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더운 여름날 제주의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잠시 쉼터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는데 쉼터 근처에서 이 더위는 참을 수 있다는 듯 아주 작은 꽃을 피운 식물이 있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왜박주가리라는 작은 식물입니다.

ⓒ문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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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는 가늘고 길며 뿌리줄기는 짧으면서 뿌리가 옆으로 퍼지는 형태를 이루는데 작은 관목인 회양목 사이에서 줄기를 감아 올려 꽃이 피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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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가리의 이름은 표주박 같은 열매의 모습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열매가 익으면 갈라지는데 박이 쪼개졌다 하여 ‘박쪼가리’가 되었다가 ‘박주가리’로 변했다는 것입니다.

식물명 앞에 붙은 ‘왜’ 자는 보통 식물 전체의 크기가 작을때 사용합니다.

박주가리라는 식물보다 작아서 붙여진 이름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박주가리 / Metaplexis japonica (Thunb.) Makino. ⓒ문성필
박주가리 / Metaplexis japonica (Thunb.) Makino. ⓒ문성필

박주가리보다 더 작은 이 왜박주가리도 덩굴성 식물입니다.

다른 물체를 감아 올라가 꽃을 피우는데 꽃도 작거니와 바람이 불면 한참을 기다려 꽃을 담는 인내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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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박주가리의 다른 이름으로는 좀양반풀, 양반박주가리, 나도박주가리라고도 합니다.

이 왜박주가리를 보고 떠오르는 시 구절 하나가 있습니다.

나태주 시인은 존재감이 별로 없는 작은 풀꽃에게도 정을 주면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고 노래를 하였습니다.

ⓒ문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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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보라색의 별들이 허공에 떠 있는 모습을 연상케 하는데 나태주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말을 실감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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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양목 사이로 말려 올라가 뿌리가 어디 있는지 찾지 못할 만큼 뒤엉켜 꽃을 피우고 있는데 잎은 뾰족한 삼각형 모양이며 잎 표면에는 약간의 털이 있습니다.

ⓒ문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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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꽃을 피우는 대표적인 야생화인 참나리가 있고 숲속에는 좀비비추와 원추리 종류들이 피어나는 시기입니다.

꽃이 크고 화려하여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지만, 오늘 소개해 드린 왜박주가리는 아주 작아 사람들에게 관심을 덜 받지만 작은 풀꽃에도 관심을 주면 사랑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왜박주가리가 전해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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