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 놓고 진통 계속…주민들 “증설 강행 안 돼” 목소리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마을회는 10일 오전 10시 30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들을 상대로 낸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공사 강행을 위한 방해금지 가처분 소송을 취하 하라고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마을회는 10일 오전 10시 30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들을 상대로 낸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공사 강행을 위한 방해금지 가처분 소송을 취하 하라고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 사업을 둘러싼 행정과 주민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주민들이 제주도가 증설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소송을 통해 주민들을 겁박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직접 월정리 마을회관을 찾아 주민들 의견을 듣고 어려움이 해소될 때까지 노력하고 충분한 보상과 지원을 하겠다는 등 자세를 낮췄음에도 갈등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동부하수처리장은 인구와 관광객이 늘어남에 따른 하수 처리를 위해 하루 1만2000톤(t) 규모 처리 능력을 2만4000t으로 늘리는 증설 공사 계획이 세워진 바 있다. 

2017년 착공한 이후 주민들은 하수처리장에서 불과 115m 떨어진 용천동굴이 훼손되고 해양 생태계 오염이 우려된다는 등 거세게 반발, 공사는 6년째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다.

월정리 마을회는 10일 오전 10시 30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영훈 도정의 소통방식이 주민 협박 가처분 소송이냐. 즉각 소송을 취하하고 월정리 유산지구 파괴를 멈추라”고 주장했다. 

마을회는 “소통을 통해 주민들의 입장으로 현안을 해결하겠다며 출발한 오영훈 도정과 김한규 의원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월정리 세계자연유산을 보존하고 주민들 입장에서 동부하수처리장을 해결하겠다고 했으면서 왜 가처분 소송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동부하수처리장이 용천동굴 유네스코 세계유산지구에 있다고, 완충 구역, 문화재 보호구역인 역사문화환경에 있으니 증설공사를 철회하라고 해도 소송을 내세워 공사를 강행하는 것이 소통 방식인가”라고 맹렬히 비판했다.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마을회는 10일 오전 10시 30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들을 상대로 낸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공사 강행을 위한 방해금지 가처분 소송을 취하 하라고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마을회는 10일 오전 10시 30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들을 상대로 낸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공사 강행을 위한 방해금지 가처분 소송을 취하 하라고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마을회가 전달한 진정서를 받고 있는 오영훈 제주도지사 비서관(사진 가운데)과 김창현 월정리 이장(사진 오른쪽), 황정현 월정리 비상대책위원회 총괄위원장. ⓒ제주의소리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마을회가 전달한 진정서를 받고 있는 오영훈 제주도지사 비서관(사진 가운데)과 김창현 월정리 이장(사진 오른쪽), 황정현 월정리 비상대책위원회 총괄위원장. ⓒ제주의소리

또 “유네스코 세계유산지구를 훼손하는 증설공사를 문화재심의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서면 의견서로 대신한 것이 문화재 심의인가”라면서 “세계유산협약에 따라 위원회에 보고해야 하는데 보고도 않고 언제까지 세계유산협약을 위반할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계유산지구에 있는 분뇨처리시설 운영이 세계유산협약 운영지침을 위반한다는 것을 모르는가”라면서 “증설 공공사업과 분뇨처리로 인한 세계유산 오염이 ‘위험에 처한 유산목록 등재기준’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제발 인식해달라”고 호소했다. 

마을회는 제주도에 진정서를 통해 주민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진정서 주요 내용은 △가처분 소송 취하 △동부하수처리장 운영, 증설 계획 철회 △동부하수처리장 이전계획 수립 △용천동굴 위 인공 시설물 철거 △용천동굴 하류와 남지미동굴 세계자연유산 등재 등이다. 

또 △월정리 세계자연유산공원 조성 △동부하수처리장 운영 관련 세계유산위원회 보고 △주민 참여 도민협의기구 구성 △동부하수처리장 인근 추가동굴 조사 등을 요구했다. 

마을회는 “당장 세계유산지구의 파괴된 환경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라. 소송을 앞세운 거짓 소통을 걷어내고 행정 권력에 의한 세계유산 파괴와 오염 현장, 주민들이 고통받는 현장을 두 눈으로 확인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염된 제주 용천동굴 세계자연유산지구의 자연환경을 회복하는 행정을 펼쳐달라”며 “파괴된 제주 세계자연유산, 자연환경을 회복시킨 오영훈 도지사, 제주도정으로 역사에 기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을회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오 지사 비서관을 통해 주민 요구사항이 담긴 진정서를 제출하고 제주도청 앞에서 시위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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