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사 추정, 올해 봄에도 무리와 어울리는 모습 포착…6월 성산 앞바다서 사체로 발견돼

2015년 방류된 제주 남방큰돌고래 태산이가 2021년 1월 21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광어를 던지며 노는 모습. 사진=핫핑크돌핀스.<br>
2015년 방류된 제주 남방큰돌고래 태산이가 2021년 1월 21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광어를 던지며 노는 모습. 사진=핫핑크돌핀스.

불법포획된 이후 수족관에서 수많은 시련을 겪고 2015년 고향 바다로 돌아간 제주남방큰돌고래 태산이가 결국 고향 제주바다에서 영원히 잠들었다. 방류 7년만에 자연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10일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태산이로 추정되는 남방큰돌고래가 지난 6월 25일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앞바다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남방큰돌고래의 등지느러미는 사람의 지문과 같이 개체별로 다른 형태를 보이는데, 사체로 발견된 돌고래는 태산이의 등지느러미와 같은 모양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와 제주대학교 돌고래연구팀은 태산이로 추정되는 남방큰돌고래의 사인을 밝히는 부검과 조직검사를 진행 중이다. 

태산이는 2009년 6월 25일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앞바다에서 불법 포획돼 800만 원에 돌고래쇼 공연 업체에 팔려 수족관 생활을 시작했다. 

▲ 2015년 5월14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해상 가두리에 태산이와 복순이가 옮겨지는 모습.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2015년 5월14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해상 가두리에 태산이와 복순이가 옮겨지는 모습.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해당 돌고래 공연업체는 제주 어민들이 불법 포획한 돌고래를 사들여 공연을 벌여왔으며, 이 같은 사실은 해양경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세상에 밝혀졌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해당 업체로부터 몰수된 돌고래들은 방류가 결정, 2013년 7월 해상 훈련을 마친 춘삼이와 삼팔이가 먼저 바다로 돌아갔다. 

당시 태산이는 다른 돌고래 복순이와 함께 부리가 휘어진 기형으로 먹이 사냥 훈련과정에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등 건강문제를 보여왔고 방류가 힘들다고 판단, 육상 훈련을 받아왔다.

약 2년에 걸친 훈련을 받아온 태산이와 복순이는 전문가들의 논의 끝에 자연방류가 결정, 2015년 5월 제주시 조천읍 앞바다에 설치된 훈련용 가두리에서 적응 기간을 거쳤다. 

처음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점차 활동성이 좋은 먹잇감을 찾아 사냥하는 등 상태가 좋아져 2015년 7월 6일 고향 제주 바다로 돌아갔다. 

핫핑크돌핀스는 “올해 3~4월에 태산이가 제주 남방큰돌고래 무리와 함께 있는 모습을 확인하고 태산이가 잘 지내고 있구나 안심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5월에 죽은 채 발견됐다. 태산이는 올해 27살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포획 등 외부 흔적이 없는 점을 볼 때 태산이가 자연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2015년&nbsp;5월14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정주항에 마련된 가두리에서 야생 적응훈련을 하고 있는 태산이와 복순이.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2015년 5월14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정주항에 마련된 가두리에서 야생 적응훈련을 하고 있는 태산이와 복순이.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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