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29) emotion 감정

emo·tion [imóuʃən] n. 감정(感情)
무사들 영 감정적으로 말을 골암신고 
(왜들 이렇게 감정적으로 말을 하는가)


emotion은 e- ‘밖으로’와 mote- ‘움직이다’의 결합이다. 이 mote-라는 어근(root)에서 나온 낱말로는 motion ‘동작(動作)’, promote ‘진전(進展)시키다’, motive ‘동기(動機)’ 등이 있다. emotion의 어원적 의미는 ‘밖으로 움직이다’이다. 우리말 ‘감정’은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기분을 뜻하지만, 영어의 emotion은 ‘마음 안에 저장(store)하는 정적인(static) 기분’이 아니라 ‘마음 밖으로 표현하는 동적인(dynamic) 기분’을 뜻한다. 감정이란 ‘담아두고 발효(fermentation)시키는 것’이 아니라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국어, 영어, 수학을 배우느라 감정을 배우지 못하면 자라서도 감정에 서툴다. 지나치게 인색하거나 넘치게 사용한다. 자기 마음 한편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색을 모른 척하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감정만 보여주면서 살게 된다. 그러면서 특히 ‘분노’라는 감정에 익숙해진다.

- 김윤나의 ‘말그릇’ 중에서 -

날씨가 무덥다(sizzling hot).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엔 감정을 통제(control)하기가 더욱 어렵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그때그때 솟아나는 형형색색의(various) 감정에 휘둘리게 되면 본의 아니게(unwillingly) 주위 사람들에게 정서적 상처(emotional hurt)를 전염(infection)시키게 된다. 사진=픽사베이.
날씨가 무덥다(sizzling hot).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엔 감정을 통제(control)하기가 더욱 어렵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그때그때 솟아나는 형형색색의(various) 감정에 휘둘리게 되면 본의 아니게(unwillingly) 주위 사람들에게 정서적 상처(emotional hurt)를 전염(infection)시키게 된다. 사진=픽사베이.

감정에 서툰 사람들은 툭하면(at the drop of a feather) 화를 내고, 툭하면 우울해진다(become depressed). 기분이 좋을 때는 표현도 안 하다가 억울하거나 답답한 일이 생기면 갑자기 눈을 부라리며(with eyes wide and bulging)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raise his voice). 또 감정을 표현하더라도 대개는 ‘좋아’ 혹은 ‘싫어’, ‘편안해’ 또는 ‘불편해’ 등으로 이분적인(binary) 표현을 한다. 이렇듯, 살면서 다양한 감정을 경험해보지 못했거나 억누르거나 조종당해온 사람일수록 낯선(unfamiliar) 감정을 불편하게 여기면서 빨리 벗어나려고만 한다. 안타깝게도, 고통스러운 경험과 감정을 없애려고 노력할수록 사랑과 기쁨, 소속감(sense of belonging), 창의성(creativity), 공감(sympathy) 등과 관련된 좋은 감정도 무뎌진다는(become blunt)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말을 해야지’ 하고 생각하는 순간 먼저 작동하는 것은 감정이다.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면 감정을 살려서(bringing out the emotions) 말하기는커녕 감정에 휘둘리며(swayed by) 서툰 감정으로 대화(conversation)를 하게 된다. 그때그때의 진짜 감정을 아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그 안에 말하고 싶은 핵심(the key point)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때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as it is)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들은 말을 두루뭉술하게(vaguely) 하기도 한다. 진짜 감정과 대면(meet face to face)할 용기(courage)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스스로 느끼는 감정으로부터 도망(escape from)가는 경우가 잦아질수록 점점 더 외롭고 억울하다는 감정으로 가득 차게 되는 것이다.

날씨가 무덥다(sizzling hot).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엔 감정을 통제(control)하기가 더욱 어렵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그때그때 솟아나는 형형색색의(various) 감정에 휘둘리게 되면 본의 아니게(unwillingly) 주위 사람들에게 정서적 상처(emotional hurt)를 전염(infection)시키게 된다. 말은 배운 대로 하기보다 배인 대로(as you have accustomed to) 하게 된다. 순간순간의(at every moment) 진짜 감정을 인지하고 말을 할 수 있어야만 자기 자신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relationships with others)도 건강하게 만들어 갈 수 있다. 말은 당신을 드러낸다(You reveal yourself through your words). 그리고 당신이 한 말은 당신이 없는 순간에도 다른 사람들의 마음속을 떠다닌다(float in). 감정의 주인(master of your emotion)이 되고 말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당신의 일상(everyday life)이 말 때문에 외로워지지 않을 것이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교수.
김재원 교수.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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