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2022 제주비건 페스티벌’ 열려…8~14일까지 ‘비건주간’ 도내 곳곳서 운영

13일 제주관광대학교 컨벤션홀 일대에서 열린 '2022 제주 비건 페스티벌' 현장. ⓒ제주의소리
13일 제주관광대학교 컨벤션홀 일대에서 열린 '2022 제주 비건 페스티벌' 현장. ⓒ제주의소리

기후위기로부터 지구를 지키고, 박탈된 동물권을 회복함은 물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선택, '2022 비건 페스티벌'이 제주에서 열렸다. 

'기후위기 대응·채식 활성화를 위한 제주도민연대'는 13일 오후 3시30분부터 7시30분까지 제주관광대학교 컨벤션홀 일대에서 '2022 제주비건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건너뛴 2021년을 제외하고 지난 2018년, 2019년, 2020년에 이어 네번째로 열린 이날 페스티벌은 '동물은 지구의 시민이다'라는 주제로 다양한 비건 제품 부스가 꾸려지고, 초청 뮤지션 공연이 이뤄졌다.

비건(VEGAN)이란 동물로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의 소비를 지양하는 사람 또는 소비자 운동을 뜻한다. 단순 고기와 생선은 물론, 치즈나 우유 같은 유제품도 먹지 않는 채식주의 식습관에 그치는 것이 아닌 동물의 가죽, 털 제품 소비도 하지 않고, 돌고래쇼와 같은 무형의 상품 서비스도 소비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취지에 맞춰 행사장에는 갖가지 비건 음식들이 선을 보였다. 샐러드와 같은 대표적인 비건 음식을 비롯해 베이커리, 분식류, 심지어 주류까지 입맛을 돋울 수 있는 음식들이 나열돼 있었다.

1~2회까지 육지부 비건 활동가들의 도움을 받아야 꾸릴 수 있었지만, 2020년 열린 3회, 올해 4회 축제는 제주지역 활동가들로만 페스티벌을 운영하게 됐다는 점은 괄목할 성과다. 축제장의 모든 셀러와 부스는 온전한 제주지역팀으로 구성됐다.

코로나 이전까지의 축제에서는 비건 베이커리를 제주에서 접하기 힘들었기에 육지에서 초청해왔지만, 현재는 제주도내 비건 혹은 비건 옵션 베이커리 전문점만 23개 가량 분포돼 있다.

13일 제주관광대학교 컨벤션홀 일대에서 열린 '2022 제주 비건 페스티벌' 현장. ⓒ제주의소리<br>
13일 제주관광대학교 컨벤션홀 일대에서 열린 '2022 제주 비건 페스티벌' 현장.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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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제주관광대학교 컨벤션홀 일대에서 열린 '2022 제주 비건 페스티벌' 현장. ⓒ제주의소리
13일 제주관광대학교 컨벤션홀 일대에서 열린 '2022 제주 비건 페스티벌' 현장. ⓒ제주의소리<br>
13일 제주관광대학교 컨벤션홀 일대에서 열린 '2022 제주 비건 페스티벌' 현장. ⓒ제주의소리
13일 제주관광대학교 컨벤션홀 일대에서 열린 '2022 제주 비건 페스티벌' 현장. ⓒ제주의소리
13일 제주관광대학교 컨벤션홀 일대에서 열린 '2022 제주 비건 페스티벌' 중 가수 장필순의 공연. ⓒ제주의소리

또 로컬 농산물 판매, 동물권 관련 교육 콘텐츠, 비건건강 상담 부스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흔히 유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는 베이커리의 경우 버터나 계란 대신 현미유·올리브유, 오트밀크 등을 사용한 제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비건 베이커리를 운영하고 있는 강정선(41)씨는 "가공된 제품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담백한 맛이 나고 소화가 더편하다"며 비건빵의 장점을 어필했다. 강씨는 "주된 고객층은 아무래도 건강을 생각하는 아이 엄마들이 많은 편"이라고 소개했다.

이주철(48)씨는 "기존에 판매되는 빵과는 달리 식감도 다르고, 촉촉함도 오래 유지된다. 개인적으로 빵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비건빵은 즐겨 찾는다"며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들에게 건강한 맛을 주고싶지 않나.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행사를 찾는 이들 중에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다수였다. 초등학생 두 자녀와 행사장을 방문한 이선아(42)씨는 "예전에는 채식주의 음식이라고 하면 맛은 포기해야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요즘에는 조리법이 좋아져서인지 맛도 떨어지지 않는 것 같다"며 "취지도 좋고 아이들도 잘 먹는 것 같아 늘려볼 의향은 있다"고 했다.

제주의 식물과 해조류 등을 원재료로 해 비건 인증을 받은 화장품, 오가닉 천으로 만든 옷가지 들도 인기리에 소개됐다. 인기가 좋은 몇몇 부스는 금세 제품이 동이나 일찌감치 철수하는 모습도 보였다.

13일 제주관광대학교 컨벤션홀 일대에서 열린 '2022 제주 비건 페스티벌' 현장. ⓒ제주의소리<br>
13일 제주관광대학교 컨벤션홀 일대에서 열린 '2022 제주 비건 페스티벌' 현장.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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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제주관광대학교 컨벤션홀 일대에서 열린 '2022 제주 비건 페스티벌' 현장.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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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제주관광대학교 컨벤션홀 일대에서 열린 '2022 제주 비건 페스티벌' 현장. ⓒ제주의소리
13일 제주관광대학교 컨벤션홀 일대에서 열린 '2022 제주 비건 페스티벌' 현장. ⓒ제주의소리

비건행동 동참은 곧 '동물권 보호' 행동과도 직결된다. 행사장에도 반려동물과 함께한 나들이객도 눈에 띄었다. 반려견 '뚜루'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한 시민은 "동물권 역시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권리이기 때문에 비건 문화가 보다 확산됐으면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행사장 입구에는 이화여대 윈도우스트라이크모니터링팀과 광주 동물권단체 '성난비건'이 차린 야생 조류 유리창 충돌피해 소개 부스가 마련됐다. 인간들의 편의로 만든 구조물에 의해 수 많은 야생 조류들이 유리창에 부딪혀 생명을 잃고 있다는 취지다.

이들 단체는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원인, 저감 방안, 조사 방법에 대한 교육과 체험, 그리고 유리창 충돌로 인해 죽은 새들을 위한 약소한 추모제 등을 통해 야생 조류 유리창 충돌 문제를 공유했다.

행사를 주관한 김란영 (사)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대표는 "비건은 우리의 생활패턴을 전환함으로 인해 건강을 챙기고,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동물권을 향상시키는 이점을 얻을 수 있는 선택"이라며 "전국적으로 비건 인구가 250만명이 넘어서는 등 최근 들어 빠른 변화의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많은 시민들이 취지와 목적에는 공감을 하지만,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도 주변환경이 뒷받침하지 못한다"며 "비건 빵, 아이스크림, 피자 등을 먹어보면 채식이 어렵지 않다는 점을 알게 되면서도, 전문적으로 다루는 상점이 멀리있다보니 다시 좌절하는 식"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제 준비된 분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며 "비건 활동을 거창하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즐겁고, 쉽고, 재미있게 인식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기후위기 대응·채식 활성화를 위한 제주도민연대는 이날 '비건페스티벌'을 비롯해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비건 주간' 운영을 통해 도내 곳곳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8일, 나의 비건요리를 소개합니다(제주 한살림 담을매장 공유주방) △9일, 화순 곶자왈 걷기 △10일, 동물권 전문가 포럼(국가인권위원회 제주출장소) △11~12일, 청소년 비건요리캠프(제주시소통협력센터)를 가진데 이어 △14일, 동물 시민의 편지 등을 개최하게 된다.

14일 개최되는 ‘동물 시민의 편지’는 각자 준비한 글을 소개하며 차분히 동물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는 시간으로 아무튼책방(제주시 간월동로 12)에서 열린다. 참가비는 무료며 비건 도시락이 제공된다. 

한편 기후위기 대응, 채식 활성화를 위한 제주도민연대에는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식생활교육제주네트워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제주녹색당 △제주대안연구공동체 △제주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제주여민회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친환경농업협회 △참교육제주학부모회 △한라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한살림제주소비자생활협동조합 △농업회사법인 밥상살림(주) 등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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