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제주도에 의견 공문 접수...개설 시 안전조건도 제시

서귀포시 학생문화원 전경. 잔디밭 광장을 관통하며 도시우회도로가 개설될 예정이다. 
서귀포시 학생문화원 전경. 잔디밭 광장을 관통하며 도시우회도로가 개설될 예정이다. 

제주도교육청이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건설과 관련해 전제 조건으로 '대체부지' 마련을 제주도에 공식 요구했다. 

제주도교육청은 8월16일 제주도에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건설 관련'과 관련한 도교육청의 입장을 담은 공문을 김광수 교육감 결재를 받고 발송했다.

제주교육청은 공문을 통해 '학생문화원 이설 대체부지 마련'을 전제조건으로 서귀포시 우회도로 건설을 찬성한다고 밝혔다. 또 도로가 건설될 경우 안전 조건으로 △방음벽 설치 △스마트횡단보도 설치 △과속단속카메라 △과속방지턱 △승하차 구역(정류장 신설) △교통 신호등 설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제주도는 동홍동과 서홍동을 잇는 4.2km 구간에 도로폭 35m의 왕복 6차선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를 계획하고 있다. 구간별로 이미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도시우회도로가 서포시학생문화원과 서귀포도서관, 유아교육진흥원, 외국어교육관이 밀집돼 있는 곳을 관통한다는 데 있다.

서귀포시 학생문화원 앞 도시우회도로 개설시 예상도.
서귀포시 학생문화원 앞 도시우회도로 개설시 예상도.

이석문 전 교육감은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와 '학생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고수, 수년째 도시우회도로 건설이 중단돼 왔다.

반면 김광수 교육감은 후보자 시절부터 서귀포시민들의 숙원사업이라며 도시우회도로 건설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취임 후 우회도로 건설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도교육청이 찬성 입장으로 선회했지만, 이번에는 대체부지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제주도는 도교육청에 대체부지로 서귀포시 동홍동에 있는 교육부 소유 국유지인 '제주대 생명공학과 학습장'(2700여평 규모)을 제시하고 있다.

제주도 소유 공유지가 아니라 국유지를 대체부지로 제시하면서 도교육청은 국가로부터 토지를 매입한 후 건물까지 지어야 하는 이중부담을 안게 돼 반발하고 있다.

김광수 교육감은 지난 8월8일 취임 한달 기자회견에서 "후보 당시 공약으로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개통에 찬성한다고 했다"며 "학생문화원을 옮기기 위한 대체부지를 보장받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전제조건"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감이 언급한 것처럼 대체부지가 마련돼야 도시우회도로 개설에 찬성할 수 있다"며 "제주도가 적극적으로 대안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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