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오영훈 도지사, 임명 절차 진행할 듯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19일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왼쪽)와 이종우 서귀포시장 후보자(오른쪽)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19일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왼쪽)와 이종우 서귀포시장 후보자(오른쪽)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농지법 위반 논란의 중심에 선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장 후보자에 대해 제주도의회가 엇갈린 인사청문 의견을 제시했다.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임정은)는 19일 오후 5시40분 회의를 속개해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와 이종우 서귀포시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하루 앞선 18일 인사청문 절차를 진행한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투기성 농지 매입과 임야 형질변경 의혹 등을 고려해 사실상 ‘부적합’ 의견을 냈다.

경과보고서에 부적합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도민의 눈높이에 충족되지 못했고 시민을 대표해 제주시정을 이끌어 가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명확히 했다.

반면 이종우 서귀포시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자경 논란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적합’ 의견을 제시하면서 두 행정시장 후보자의 희비도 갈렸다.

이 후보자에 대해서는 '농지 자경 등에 대한 도덕성의 흠결이 있지만 서귀포시장으로 임명될 경우 시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보인다'고 평가했다.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19일 이종우 서귀포시장 후보자를 대상으로 인사청문회를 열고 있다.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19일 이종우 서귀포시장 후보자를 대상으로 인사청문회를 열고 있다.

강 후보자의 경우 자신이 소유한 제주시 아라동과 광령리 토지 매입 경위와 실제 경작 여부를 두고 투기 논란이 일었다. 인사청문 위원들도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질타했다.

아라동 소재 5개 필지, 7000여㎡는 친분이 있는 변호사들과 함께 경매로 사들였다. 인사청문 위원들은 투기용 농지매입을 지적하며 여야를 가리지 않고 쓴소리를 건넸다.

강 후보자는 애월읍 광령리에 위치한 농지 등 4필지, 2100여㎡도 지인과 함께 매입했다. 해당 농지에서도 실제 경작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투기 의혹에 불을 지폈다.

이에 강 후보자는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스스로도 부끄럽게 생각했다. 자신 있게 농업인이라고 말씀드리지 못하겠다”면서 잘못을 인정하며 자세를 한껏 낮췄다.

인사청문 위원들이 ‘사과에는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며 토지 매각과 향후 시세 차익 기부를 제안했지만 강 후보자는 “돈으로 행정시장을 사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정중히 거절했다.

일부 위원들이 후보자직 사퇴를 언급했지만 이마저 거부했다. 강 후보는 “제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지금 시점에서 사퇴는 무책임한 결정이 아닌가 싶다”며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 후보자의 경우 30여 필지에 달하는 토지 소유 등 자산형성 과정이 쟁점이었다. 이중 자신과 배우자, 자녀가 소유한 3500여㎡ 농지에 대한 자경 문제가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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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임정은)는 19일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와 이종우 서귀포시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더욱이 자신과 배우자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차례에 걸쳐 서귀포시로부터 40만원 상당의 기본형 공익직불제 지원금까지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을 키웠다. 

이 후보자는 스스로 농사를 짓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배우자가 농사에 참여했다고 답변했다. 서울 거주 자녀의 자경에 대해서는 가족들이 대신해도 되는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재산 형성과정에 대해서는 부모님의 상속 재산이라고 설명했다. 토지 매각에 따른 현금 유동성이 있었지만 전체적인 자산은 오히려 줄었다며 자신을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지칭했다.

두 행정시장의 인사청문이 마무리되면서 이제 오영훈 도지사의 선택만 남았다. 행정시장 인사청문은 도의회 자체 지침에 따른 것으로 도의회 임명동의 절차는 법적 근거가 없다.

제주특별법 제43조에 따라 도의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임명동의안이 필요한 공직자는 감사위원장이 유일하다. 법령에 근거한 정무부지사 인사청문도 경과보고서만 제출하면 된다.

관례에 따라 오 지사는 곧바로 행정시장 임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원희룡 도정도 도의회가 부적합 의견을 제시한 지 하루 만에 당시 김태엽 후보자를 서귀포시장에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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