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제주국제크루즈포럼] 전세계 유력 선사들 '제주 기항' 희망 피력

25일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에서 열린 제9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 오프닝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는 지난 리우 로얄 캐리비언 그룹 아시아 사장. ⓒ제주의소리
25일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에서 열린 제9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 오프닝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는 지난 리우 로얄 캐리비언 그룹 아시아 사장. ⓒ제주의소리

코로나19 펜데믹 시대, 전세계 크루즈 산업은 급전직하했다. 특히 승선자들의 집단감염으로 일본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격리된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사례는 크루즈 산업의 위기를 부추긴 대표적인 사례였다. 동북아 시장은 현재까지도 한 척의 크루즈선이 운항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제주로 모여든 전세계 유명 크루즈 선사 관계자들은 크루즈 관광의 부활을 위한 필수조건인 '안전성'을 적극 어필했다. 철저한 방역체계를 갖춤으로 인해 내륙관광보다 더욱 안전한 여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25일 오전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에서 열린 제9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 오프닝 세션은 '새로운 출발, 크루즈산업 패러다임 대전환'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로얄캐리비언, MSC, 실버시, 튜이(TUI), 모렐라(Marella) 등 전세계 크루즈 선사들이 참석해 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기울인 노력을 공유하고, 아시아 시장 진출 방안을 모색했다.

지난 리우(Zinan Liu) 로얄 캐리비안(Royal Caribbean) 그룹의 수석 부사장 겸 아시아 사장은 '글로벌 RTS 업데이트 및 아시아의 경로'라는 주제로 아시아 시장 크루즈 활성화를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25일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에서 열린 제9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 오프닝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는 지난 리우 로얄 캐리비언 그룹 아시아 사장. ⓒ제주의소리<br>
25일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에서 열린 제9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 오프닝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는 지난 리우 로얄 캐리비언 그룹 아시아 사장. ⓒ제주의소리

로얄 캐리비안 인터내셔널은 지난 10년간 아시아 지역의 크루즈 시장 성장을 주도하며 지역내 손꼽히는 브랜드이자 운영사의 반열에 올라서게 됐다. 리우 사장은 2009년 그룹에 합류, 아무런 기반도 없는 상태에서 중국 내 팀을 세우고 브랜드 사장을 주도한 인물이다.

리우 사장은 "아직 일본의 팬데믹이 잡히지 않고, 동북아 지역은 보수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어 크루즈 운항을 재개하는데 있어 속도가 조금 늦게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크루즈라인닷컴이 자체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설문 응답자의 90% 이상이 1년 안에 크루즈 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답하며 고객들의 마인드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 양상"이라고 낙관했다.

이어 "고객들의 연령대도 밸런스가 맞춰지고 있다. 고령층 뿐만이 아니라 젊은 세대도 크루즈 여행에 눈을 뜨고 있다"며 "이는 굉장히 희망적이고, 이 트렌드가 지속가능한 산업 발전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특히 리우 사장은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는 부분은 크루즈가 '얼마나 안전한가' 하는 것이다. 다양한 사건 때문에 많은 사람이 크루즈 선박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며 "그렇지만 이제 인식이 바뀌고 있다. 팬데믹 기간 중 백신 접종이 이뤄졌고, 코로나19를 위한 치료약도 개발됐다. 이제 크루즈 선박에서만 감염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또 "지난 2년반 동안 크루즈산업은 보다 엄격하고 최첨단의 방역 프로토콜을 도입했다. 선박 탑승을 위해서는 PCR테스트를 진행해야 하고, 선박 내에서도 격리 구역이 조성돼 즉각적으로 방역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놀이공원에 가는 것보다 훨씬 안정적이면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달라진 업계 분위기를 소개했다.

얼어붙은 동북아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점진 적인 국가 간 협약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리우 사장은 "무작정 기다려서는 안된다. 본격적으로 정부 간 대화를 추진해 크루즈 산업의 모멘텀을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와 관련 "한국의 본토로부터 비교적 격리된 지역이기 때문에 크루즈 기항을 다시 시작하는 출발점에 있어 가장 적합할 수 있다"며 "기항지로서의 시작이 조심스럽다면 첫번째 스탭으로는 '테크니컬 콜'이 가능하도록 협의하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테크니컬 콜'이란 기항 시 사람이나 화물은 하역하지 않고 필요한 물자만 보급받는 방식이다. 접촉이 없기 때문에 지역사회에 아무런 위해가 가해지지 않아 정부가 허락하기 훨씬 쉬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리우 사장은 첫번째 스탭으로 2023년 1분기 국내 테크니컬 콜이 성사되면 2분기부터 본격적인 기항이 가능할 것으로 점쳤다.

25일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에서 열린 제9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 오프닝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는 마커스 푸티치 튜이 항만 운영관리 책임자. ⓒ제주의소리<br>
25일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에서 열린 제9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 오프닝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는 마커스 푸티치 튜이 항만 운영관리 책임자. ⓒ제주의소리

아시아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독일 투이(TUI) 그룹의 마커스 푸티치(Marcus Puttich) 항만 운영관리 수석 책임자는 "지난 2년 반 동안 굉장히 긴 안전조치를 취했다. 안전한 크루즈를 위해 많은 개념과 많은 대응장치를 만들었고, 선상의 측정 장치와 의료케어 장치를 만들어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빠른 시일 내 한국으로의 기항을 계획하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속도를 내 2024년 초에는 기항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지난 2년을 겪어봤으니 드릴 수 있는 말이다. 이제는 잠깐 중단됐던 파티를 다시 한번 시작할 때가 됐다"며 동북아 시장 확대의 바람을 드러냈다.

고객의 95%가 영국인인 모렐라 크루즈 역시 동북아 운항을 갈망하는 크루즈 선사다. 이 선사의 항만 운영 책임자인 알렉스 다운스(Alexander Downes) 선장은 전세기 혹은 일반 항공기로 승객들을 목적지로 나르고, 그 목적지를 모항으로 해 크루즈 여행을 하는 '플라이 앤 크루즈'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운스 선장은 "2025년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에 럭셔리 선박 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제주에 높은 관심이 있다"며 "다만, 전세기와 크루즈를 함께 구성하는 상품이 주요 상품 구성이기에 제주공항 내 전세기 슬롯 확보 여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