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3분의2 찬성으로 편집국장 해임건의 단체협약 체결

 지난 9월 19명의 임직원을 구조조정해 몸집 줄이기에 성공한 한라일보가 이번에는 노사 양측 합의에 의한 편집국장을 선임키로 하는 개혁안 도출에 성공했다.

한라일보 강만생 사장과 강희만 노조위원장은 1일 노사양측이 참여하는 편집위원회에서 복후의 편집국장 후보자를 추천한 후 회사가 이중 1명을 선임토록 하는 단체협약에 합의했다.

지난6월 출범 후 사측과 다섯 차례에 걸친 단체협상을 진행해 온 한라일보 노동조합은 이날 강만생 사장과 편집권 독립을 골자로 한 단체협약 안을 체결함으로써 노조 출범이후 첫 가시적 성과를 이끌어 냈다.

한라일보 노사양측은 또 편집국장에 대한 견제의 일환으로 편집국 기자 3분의 2 이상이 찬성으로 사측에 편집국장에 대한 해임을 건의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에도 합의했다.

노사가 참여하는 편집위원회에서 편집국장을 복수로 추천하고 또 편집국장 해임건 조항도 마련한 것은 편집국장 직선제의 전 단계로써 ‘편집권 독립’이라는 상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또 인사위원회에 노조가 3인을 추천할 수 있는 문구도 집어넣었다.

한라일보의 이번 단체협약 체결은 노사간 단체협약을 추진 중인 타 언론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도내 언론사 중 노사가 참여하는 편집위원회에서 편집국장을 복수로 추천하는 제도를 마련한 언론사는 이번 한라일보가 유일하다.

제민일보가 1990년 창간하면서 전국에서는 한겨례에이어 두번째로 편집국장 직선제를 도입했으나 현재는 사측 임명제로 바뀌었으며, 제민일보 노사는 현재 편집국장 직선제 도입여부를 놓고 단체협상을 진행중에 있다.

이에 따라 한라일보가 이번에 편집국장 복수추천제와 편집국장 해임이라는 '편집권 독립'의 안전판을 마련함에 따라 제민일보의 단체협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낄 것으로 예상된다.

한라일보 노사양측은 이와 함께 사규에는 있으나 유명무실해진 주44시간 근무와 유해·위험부서에 대한 위험수당 지급에 합의하는 한편, 여성조합원의 월1회 생리휴가 시행에도 의견의 일치를 봤다.

강희만 노조위원장은 “노조출범 직후 편집위원회 신설과 편집국장 복수추천을 추진해 왔으나 그 동안 사내 구조조정 문제도 지연돼 오다 이번에 합의하게 됐다”말한 후 “실질적으로 합의한 내용이 어느 정도 실천되느냐는 결국 노사 양측의 신뢰에 달려 있으나 이 같은 개혁적이고 상징적인 단체협약을 체결했다는 자체로서도 의미가 있는 일이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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