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 연극 ‘살암시난’ 제4회 말모이연극제 개막작...21일~25일 공연

제주4.3 희생자와 유가족의 아픔을 다룬 제주어 연극이 서울 대학로 무대에서 공연된다.

제4회 말모이연극제는 첫 번째 작품으로 극단 줌의 연극 ‘살암시난’을 선보인다. 말모이연극제는 서울시가 지원하는 ‘제4회 우리말 예술축제―말모이축제’의 일환이다. 전국8도 사투리를 사용한 연극 작품을 모아 공연하는 특색 있는 행사다.

올해는 이북을 포함해 ▲강원도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제주도 사투리를 전면에 내세운 연극을 만날 수 있다.

연극제의 시작을 여는 개막작은 제주도 작품 ‘살암시난’이다. 작·연출 모두 강재림이다. 제목은 '살다 보니까'의 제주어 표현이다.

결혼 문제로 부모와 큰 갈등을 빚고 있는 ‘수영’(배우 이초아)은 휴가 차 제주로 향한다. 그곳에는 제주도 출신이자 그녀의 대학 후배인 ‘만수’(백기렬)가 혼자 계신 할머니 ‘수억’(신혜정)의 집을 개조해 민박집으로 운영하고 있다. ‘수영’은 그곳에 일주일간 머무르기로 약속한다. ‘만수’는 ‘수영’에게 할머니 ‘수억’의 어려운 제주도 사투리를 통역해주고, ‘수억’은 ‘수영’의 모습에 묘하게 이끌린다. 그것은 4.3 사건 당시 어린 나이에 희생되었던 자신의 언니를 닮았다는 사실 때문일까? 

이 작품은 제주를 바깥에서 바라보는 여행자의 시선과 섬의 과거를 그대로 간직하고 살아가는 할머니의 시선이 교차하며, 아름다운 자연 속에 숨어있는 제주의 상처를 발견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 

작품을 쓴 강재림은 제주 출신으로 현재 극단 줌의 대표 겸 연출가, 작가, 백석예술대학 극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난해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에서 주최한 ‘제주 로케이션을 위한 장·단편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고향과의 끈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강재림은 “사투리와 표준어가 엇갈리는 대화 속에 웃음과 눈물, 그 속에서 건져내는 치유의 경험을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출연진은 신혜정, 이초아, 백기렬, 홍지인, 김성식 등이다. 예술감독은 고인배, 조연출·안무는 나유빈, 조명감독은 김성식, 무대감독은 최병훈, 조명오퍼는 서진희, 음향오퍼는 나유빈이다.
이 가운데 신혜정, 고인배는 지난해 말모이연극제 제주어 작품 ‘제나, 잘콴다리여!’에 배우로 참여한 바 있다. 

공연 장소는 후암스테이지다. 공연 일시는 21일부터 25일까지이며, 평일은 오후 7시30분, 주말은 오후 4시다. 관람료는 일반 3만원, 대학생 2만원, 청소년 1만5000원이며 할인 혜택도 운영한다.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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