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제주포럼] 제주 우주산업 활성화 방향 모색

1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삼다홀에서 열린 '제17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제주연구원 세션. ⓒ제주의소리
1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삼다홀에서 열린 '제17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제주연구원 세션. ⓒ제주의소리

국내 저명한 우주과학자들이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에 대비해 미래 핵심산업으로 꼽히고 있는 우주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주도 차원의 적극적인 정책 개발을 제안했다. 대한민국 최남단에 위치해 방위각 확보가 용이할뿐더러 섬 지형으로 전파 간섭에서 자유로운 지리적 여건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는 제언이다.

제주연구원은 1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7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서 '공존과 협력의 미래제주'를 주제로 한 세션을 통해 뉴 스페이스 시대, 제주의 우주산업 정책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세션은 제주연구원장을 지낸 김상협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을 좌장으로,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의 기조연설, 이태식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차기 회장, 한재흥 한국과학기술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신동윤 페리지항공우주 대표, 윤종호 한국항공우주산업 기술혁신센터장, 조남운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 등이 발언자로 나섰다.

조남운 연구원은 '미래산업의 관점에서 본 제주 우주산업' 주제 발표를 통해 "우주산업은 고부가가치 미래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른 산업에 비해 두배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제 개척 단계이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성장 산업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며 "현재 정부와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우주산업 진흥 정책은 뉴 스페이스의 패러다임 변화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제주 사례를 들며 "대한민국 최남단에 위치한 섬 지형으로 우주산업과 관련 상당한 지리적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전파 간섭으로부터 자유롭고 최남단에 위치해 있다는 점 때문에 현재 정보 처리 능력이 포화상태가 된 대전의 국가위성정보활용지원센터의 기능을 제주 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가 이어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우주센터의 측면에서도 제주는 전남 고흥의 2배 수준인 약 30도 발사 방위각 확보가 가능한 지리적 조건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정보 통신 활용과 관련 스타트업들이 제주에 통신기지를 설치하는 주요 이유이기도 하다. 제주 역시 우주산업에 관심을 갖고 제주의 미래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제주시 한경면과 서귀포시 대정읍의 소형 로켓 임시 발사장에서 발사체 스타트업인 페리지항공우주의 과학실험로켓 발사 실험이 이뤄지기도 했다. 지역주민들과 제주도정의 적극적인 협조 속에서 세 차례에 걸쳐 성공적인 실험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제주 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도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했다. 제주도 역시 이에 발맞춰 지역에서의 우주산업 추진 타당성과 추진 전략을 검토하기 위한 연구를 적극 진행하고 있다.

조 연구원은 "제주의 미래 전략산업으로 우주산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현재 발사클러스터로 전남, 위성클러스터로 경남이 각각 선정된 상황에서 제주는 우주산업 네트워크에서 어떤 위치를 잡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또 "위성센터를 중심으로 위성정보 활용과 관련한 데이터센터, 관련 종사자 정주시설 등과 같이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지원 인프라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 연구원은 "제주 내 신산업과 관련한 외부 인력이 유입될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 관련 분야 인력 양성을 위한 대학 관련 과정 개설 같은 사항도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에서 민간과학로켓 실험을 실시한 신동윤 페리지항공우주 대표는 "시험발사 장소로 제주를 택한 이유는 남쪽 해안이 뚫려있고 항공교통로가 많이 겹치지 않아 로켓 비행 경로가 나오기 때문"이라며 "제주도의 인허가를 비롯한 적극적인 행정 지원과 지역주민들의 동의가 뉴 스페이스로 나아가는 방향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신 대표는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선구자들이 항공우주연구원을 통해 좋은 선례를 남겨줬다. 이러한 시대를 계승해 뉴 스페이스 바람이 불고 있다"며 "이것은 지리적으로나 행정적으로 많은 유리함을 가진 제주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스타트업 중심의 혁신 생태계가 마련돼 제주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한재흥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제주의 경우 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를 중심으로 한 위성정보 처리 및 활용 사업은 준비된 인프라만 갖고도 적극 육성할 수 있는 분야"라며 "이 센터를 중심으로 관련 민간기업들을 어떻게 유치할 수 있을 것인가가 과제"라고 조언했다.

한 교수는 우주산업을 관광·교육과 연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가령 소형 민간과학로켓을 안정적으로 발사할 수 있게하기 위한 민간 우주센터가 설립돼 수시로 로켓 발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하면, 이를 이용한 과학캠프 및 연계 관광 수요를 적극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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